한니발 역에 흑인 배우 캐스팅 되자 "역사 왜곡" 거센 반발

한니발 역에 흑인 배우 캐스팅 되자 "역사 왜곡" 거센 반발

2023.12.13.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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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배우 덴젤 워싱턴이 넷플릭스 신작 영화에 한니발 장군 역으로 캐스팅된 소식이 알려지자 튀니지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니발 역할 캐스팅에 튀니지 정치권과 매체들에서 인종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한니발은 현재 튀니지 지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고대 국가 카르타고의 명장이다.

이에 따르면 일부 튀니지인들은 "넷플릭스가 역사 왜곡을 조장했다"라고 비난하고 있으며, 이 영화를 '사이비 다큐멘터리'라고 지칭하며 제작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튀니지 문화부에 "우리 역사를 도둑질하려는 시도에 대응하라"라고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도 등장해 1300명 이상이 참여했다.

튀니지가 워싱턴을 캐스팅한 데 대해 문제 삼는 부분은 피부색이다. 튀니지 당국은 한니발이 레바논과 시리아를 아우르는 지역인 페니키아 출신이라는 데에 대부분 역사학자가 동의한다는 점에서 백인에 가까운 인종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튀니지 정부의 반이민 정서가 이 같은 반발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카이스 사이에드 튀니지 대통령은 지난 2월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 튀니지로 불법 입국하는 행위는 튀니지 인구 구성을 바꾸려는 목적의 범죄”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이민자 대부분이 흑인이라는 점을 겨냥한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영화 캐스팅 관련 피부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넷플릭스는 5월 공개된 다큐멘터리 '퀸 클레오파트라'에서도 클레오파트라 7세 여왕 역할에 흑인 배우 아델 제임스를 기용했다가 이집트 역사 학계로부터 "잘못된 정보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진 = 연합뉴스(EPA) 제공]

YTN digital 최보란 (ran6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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