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反정부 여성 우승시켜"...미스유니버스 대회 고소한 나라

"일부러 反정부 여성 우승시켜"...미스유니버스 대회 고소한 나라

2023.12.04. 오전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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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反정부 여성 우승시켜"...미스유니버스 대회 고소한 나라
사진 출처=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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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소국 니카라과 정부가 국제 미인대회 '미스 유니버스' 감독 등을 반역 혐의로 고소했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측이 반(反)정부 성향의 자국민 여성을 일부러 우승시켰다고 주장하면서다.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보도에 따르면 니키라과 경찰은 전날 오후 성명서를 내고 "미스유니버스 감독 카렌 셀레베르티가 반역, 조직범죄, 증오선동 혐의를 받고 있다"며 "셀레베르티와 그의 가족은 아무런 상관 없는 미인대회를 정치적 함정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셀레베르티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하고, 그의 남편과 아들을 구금하기까지 했다.

지난 18일 엘살바도르에서 개최된 제72회 미스 유니버스에서는 '미스 니카라과'인 셰니스 팔라시오스가 우승을 차지했다. 니카라과 여성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건 사상 최초다.

오르테가 정권은 처음엔 팔라시오스의 우승을 축하했으나, 그가 지난 2018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입장을 번복했다. 오르테가는 반독재 투쟁 이력을 내걸고 대통령이 된 후 20년 넘게 집권을 이어가는 중이다.

오르테가 정권은 팔라시오스의 우승을 축하하는 야권 인사를 '악의 세력', '테러리스트' 등으로 몰아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긴장한 오르테가 정부가 축하 행사를 단속하기 시작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팔라시오스는 오히려 오르테가 정권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 사회는 오르테가 정권의 갑작스러운 통제를 비판하고 있다. AP통신은 "미스 유니버스 감독에게 적용된 혐의는 제임스 본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것들"이라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니키라과는 중남미의 북한"이라고 했다.

한편 현재 팔라시오스는 우승 후 니카라과로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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