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퍼스트시티즌스 은행,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 인수

美 퍼스트시티즌스 은행,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 인수

2023.03.27.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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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소은행인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을 인수합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는 현지시간 27일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이 실리콘밸리은행의 모든 예금과 대출을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 본사를 둔 중소은행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미국 내 은행 중 30위 수준입니다.

17개 실리콘밸리은행 지점은 현지시간 27일부터 퍼스트 시티즌스 지점으로 이름을 바꿔 영업합니다.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은 약 720억 달러, 우리 돈 약 93조7천억 원 규모의 실리콘밸리은행 자산을 165억 달러, 우리 돈 약 21조5천억 원에 인수합니다.

다만 약 900억 달러, 우리 돈 약 117조 원 규모의 증권과 다른 자산은 연방예금보험공사의 법정관리 대상으로 남습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5억 달러, 우리 돈 약 6천510억 원 상당의 퍼스트 시티즌스 은행 주식평가보상권도 갖게 됩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예상 손실이 약 200억 달러, 우리 돈 약 26조 원이지만, 정확한 손실 규모는 법정관리가 종료될 때 확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이달 초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뒤 스타트업을 비롯한 예금주들의 예금 대량 인출 사태로 하루 만에 400억 달러, 우리 돈 약 51조9천억 원 넘는 돈이 빠져나가면서 지난 10일 파산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은 미국 은행 역사상 2위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연방예금보험공사가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의 관리에 들어갔고 매각을 시도했으나 1차 시도에서는 실패했습니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연방예금보험공사의 실리콘밸리은행 매각을 위한 1차 입찰에도 참여했으나, 당시에는 가격을 매우 낮게 써내 거래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각에서는 퍼스트 시티즌스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연방예금보험공사의 관리에 들어간 은행을 인수해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퍼스트 시티즌스는 파산한 경쟁 은행들을 인수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은행은 2009년 이후 모두 20개 이상의 파산 은행을 인수했으며, 작년에는 CIT 그룹을 20억 달러, 우리 돈 약 2조6천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의 인수자가 나타나 한숨 돌렸지만, 여전히 시장에는 은행들의 채무불이행, 디폴트 우려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투자정보업체 IG 마켓의 토니 시커모어 애널리스트는 "실리콘밸리은행을 인수자에게 넘기는 것은 좋지만 더 큰 문제는 다른 지역은행들의 예금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다른 폭풍이 오기 전의 작은 고요함"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실제로 유럽의 거대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는 지난 24일 주가가 전날 대비 8.5% 급락했고 유럽 은행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치솟았습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과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낮추기 위해 계속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 이에 따라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입힐 것인지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진단했습니다.


YTN 김원배 (wb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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