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 함께 대비해요"...뉴질랜드 한인 '응급 교육'

"불확실한 미래 함께 대비해요"...뉴질랜드 한인 '응급 교육'

2022.11.27. 오후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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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이태원 참사 등 재난 상황이 발생한 뒤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심리를 호소하는 분들이 늘고 있죠.

뉴질랜드에서는 한인 동포들이 이런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비해 나와 가족, 이웃을 지키는 방법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모습인지, 이준섭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전문가의 도움에 따라 자세를 잡고 심폐소생술 교육용 마네킹에 가슴 압박을 가합니다.

심정지 같은 응급 상황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심폐소생술, CPR을 배우는 자리입니다.

[김라엘 / 참가자 : 위급 상황 시 당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오늘 배웠던 것을 기억하고 응급처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순천 / 참가자 : 막상 해봤더니 그 상황이 오면 되게 당황스럽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건 좀 연습도 필요하고 훈련도 필요하고 내 몸에 익히는 게 중요하겠구나….]

이번 응급구조 교육은 뉴질랜드 한인여성회가 동포 이웃을 위해 마련했습니다.

얼마 전 한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대형 참사 소식이 계기가 됐습니다.

동포들은 이런 재난 상황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는데, 애초 예상 인원의 4배가 넘는 60명이 응급구조 수업을 듣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김은희 / 한인여성회장 :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태잖아요. 우리는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에요. 우리 가까운 이웃을 또 가까운 친지들을, 또 가까운 사람을 잃었을 때 그 충격이라든가 트라우마라든가 상실감을 막기 위해선 미리미리 대비해야겠다 생각했어요.]

[챔프 리앙 / 응급구조사 : 기본적인 응급처치법을 익힌다면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교육에서도 설명했듯 심장발작 상황에서 심폐소생술과 자동 심장충격기를 신속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40%의 환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심폐소생술, CPR 훈련만이 아닙니다.

최근 뉴질랜드 한인들 사이에는 유언장 작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건 사고는 누구에게든 예외가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삶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겁니다.

[이아름 / 뉴질랜드 오클랜드 : 죽음이 한순간이라는 걸 이번에 좀 많이 느꼈어요. 정말 갑자기 닥칠 수 있는 거구나. 이게 그냥 당연히 '젊어서 괜찮아'라는 생각을 이제껏 갖고 있었거든요. 죽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다가 유언장을 작성해야겠다는…]

특히 우리나라와 달리 뉴질랜드는 민법상 상속 대상자가 명확히 지정되지 않은 만큼 유언장의 역할이 더 크기 때문에 동포들의 관심이 커지는 추세입니다.

[배로사 / 변호사 (유언장 상담) : 지난 2년 동안의 조사를 했는데 원래 유언장 없이 있으셨던 분이 47% 정도 됐는데 2%가 감소했어요. 지난 2년에. 그러니까 확실히 유언장의 필요성을 더 많이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런저런 이유로 개인과 공동체 삶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시대.

뉴질랜드 한인들은 이처럼 나와 가족, 이웃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YTN 월드 이준섭입니다.



YTN 이준섭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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