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신' 메시 잡은 사우디 '모래 바람'

'축구의 신' 메시 잡은 사우디 '모래 바람'

2022.11.22. 오후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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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C조 조별리그 대이변
-사우디, 우승후보 아르헨에 2:1 역전승
-스텝 꼬인 메시의 '라스트 댄스'
'축구의 신' 메시 잡은 사우디 '모래 바람'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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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무대에서 라스트 댄스(마지막 춤)를 꿈꾸던 리오넬 메시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래바람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아르헨티나는 22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10분 리오넬 메시의 선제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연속 골을 내주고 1대 2로 역전패했습니다.

앞서 월드컵에 4차례 출전했지만 준우승(2014 브라질 대회)이 최고 성적인 슈퍼 스타 메시는 마지막으로 여기고 "꿈을 이루겠다"며 나선 대회의 첫 경기를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피파랭킹은 51위, 아르헨티나는 3위입니다.

예상 못했던 사우디전 패배로 아르헨티나는 3년 동안 이어온 A매치 연속 무패 행진을 36경기에서 마감했습니다. 아르헨티나가 사우디전에서 이겼다면 이탈리아의 축구 A매치 최다 무패 기록(37경기)과 동률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B조 1위로 통과,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잡는 대이변의 주인공이 되며 조 선두로 나섰습니다. 멕시코, 폴란드와 조별리그 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C조 최강 아르헨티나를 잡은 만큼 16강 진출 가능성은 높아졌습니다.

영국 BBC는 "최근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꺾은 3개 나라는 대회 우승(2014대회 독일, 2018대회 프랑스)을 차지하거나 결승에 올랐다며(2018대회 크로아티아) 사우디의 결승 진출을 예상하는 전망은 거의 없겠지만, 사우디가 16강에 진출했던 1994년 대회의 영광을 재현할 좋은 기회를 잡았다"고 전했습니다.



경기는 모두의 예상대로 아르헨티나가 주도했습니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최전방에 서고 메시가 자유로운 움직임으로 함께 공격을 이끈 아르헨티나가 경기 시작 10분 만에 리드를 잡았습니다.페널티 지역 안 경합에서 레안드로 파레데스에 대한 사우드 압둘하미드의 파울로 주심의 온 필드 리뷰가 시행된 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됐습니다.

키커로 나선 메시가 상대 무함마드 알우와이스 골키퍼와 완전히 반대로 방향을 잡고 가볍게 왼발 슛을 넣었습니다. 메시의 이번 대회 첫 골이자 월드컵 본선 통산 7번째 골입니다.

이후에도 아르헨티나는 우세한 공격을 이어갔지만, 오프사이드 늪에 빠졌습니다. 전반 22분 메시가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안으로 들어가 왼발로 골 그물을 흔들었을 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습니다.

전반 27분에도 마르티네스가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기회를 잡아넣은 칩슛 상황에서도 오프사이드가 지적됐고, 전반 35분엔 마르티네스가 추가 골을 터뜨리는가 했지만 또 한 번 역시 오프사이드 라인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전반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오프사이드는 무려 7개입니다.

반면, 전반전 슈팅은 없었지만 아르헨티나를 한 골로 막은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전 대반격에 나섰습니다.

후반 시작 3분 만에 최전방에 선발로 나선 살리흐 알샤흐리가 피라스 부라이칸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 왼발 슛으로 균형을 맞춰 드라마의 서막을 알렸습니다. 5분 뒤엔 살림 알다우사리가 파레데스를 앞에 놓고 페널티 지역 왼쪽 모서리 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로 역전 포를 만들어냈습니다.

다급해진 아르헨티나는 후반 13분 파레데스를 엔소 페르난데스로 교체한 것을 비롯해 3장의 교체 카드를 한꺼번에 가동하며 전열을 재정비했습니다.

후반 18분 정교한 패스 플레이 이후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가 골대 앞에서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으나 왼발로 건드린 공이 알우와이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이후에도 아르헨티나의 일방적인 공세가 이어졌지만, 알우와이스를 필두로 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철벽 방어가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완성했습니다.

월드컵 역사 최대 이변 중 하나로 남을 결과지만, 조별리그 첫 경기인 만큼 메시의 '라스트 댄스'는 아직 실현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최근 대회를 살펴보면 조별리그 1차전을 지고도 우승컵을 들어올린 사례가 있습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우승국 스페인입니다. 당시 스페인은 조별리그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위스에 0대 1로 지고도 이후 경기를 모두 이기며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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