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등반장비 만들던 주한 미군' 파타고니아 회장, 회사 통째로 기부

[뉴스큐] '등반장비 만들던 주한 미군' 파타고니아 회장, 회사 통째로 기부

2022.09.16. 오후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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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조 원 넘는 회사 소유권을 통째로 기부한 대기업 회장.

이게 가능한가?

의아한 표정으로 이 소식 접한 분들 많으실 겁니다.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많은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의 창업주인 이본 쉬나드 회장의 이야기입니다.

쉬나드 회장은 '지구'가 파타고니아의 유일한 주주라며, 자신과 부인, 두 자녀가 소유한 지분 100%를 통째로 환경단체와 비영리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비상장 기업으로 쉬나드 일가가 기부한 전체 지분 가치는 3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조 1,800억 원에 이르고요.

앞으로 해마다 연수익 1억 달러, 약 1,390억 원도 전액 환경 보호 활동에 쓰일 예정입니다.

괴짜 창업자로 불리는 쉬나드 회장은 우리나라와도 인연이 깊습니다.

1960년대 초반, 주한미군으로 2년가량 서울에서 근무했는데요.

유일한 낙이 서울의 산을 오르는 것이었다고 전해집니다.

특히 북한산 인수봉에 자주 올랐는데,

그가 처음으로 개척한 바윗길은 그의 이름을 따, 지금도 '취나드 길'로 불리며 한국 산악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바윗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당시 그는 등반 장비를 구할 수 없자, 서울 중구 쌍림동의 대장간에서 손수 장비를 만들기도 했는데요.

미국으로 돌아가서 아예 등반 장비회사를 차렸고 의류산업으로 확대해 1973년 아웃도어 용품 전체를 아우르는 기업 '파타고니아'를 설립하죠.

그의 경영 철학도 참 독특합니다.

"우리는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 늘 환경 보호를 경영 철학으로 삼아왔는데요.

친환경 원칙을 지키는 협력사와만 거래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인데도 미 진보 엘리트 층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습니다.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교복이라 불릴 정도죠.

환경을 위해 옷은 최대한 수선해 입자며 "우리 옷을 사지 마세요" 라는 캠페인까지 벌이지만,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처럼 늘 예상을 빗나가는 길을 가지만, 환경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꿋꿋하게 자신만의 길을 개척한 파타고니아 이본 쉬나드 회장.

이번 기부를 계기로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에 선한 영향력이 되길 바란다는 말도 남겼는데요.

이번에도 그가 개척한 통 큰 행보가 많은 기업들이 따를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YTN 박석원 (anc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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