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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석원 앵커
■ 출연 : 김영미 / 분쟁지역 전문 PD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민간인에 대한 막대한 피해도 우려되는데요.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 폴란드에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취재하고 오셨죠.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영미]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에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직접 취재하시고 지난주에 귀국하신 거죠? 얼마나 계셨던 겁니까?
[김영미]
한 25일 정도.
[앵커]
25일 정도 계셨던 겁니까? 지금 25일 정도 있으면서 우크라이나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거죠?
[김영미]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취재를 말리고 있는 상황이라 현행 여권법 위반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는 불법으로 규정해서 갈 수가 없었어요.
[앵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폴란드 국경에서 피란민들의 참상을 직접 보고 또 이야기를 들으셨을 텐데 혹시 전해 들은 이야기 중에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까?
[김영미]
제가 직접 들어갈 수는 없지만 현지에 저하고 취재했던 현지 취재진들이 있어서 각 도시마다 가서 취재를 했고 또 피란민들이 제일 많이 나오는 루트가 수도 키이우에서 바르샤바 중앙역까지 오는 기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기차를 타고 오는 피란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기차역에서 피란민들을 만나고 또 각 폴란드 가정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홈스테이하는 경우가 많아서 홈스테이하는 가정들을 방문해서 그들을 봤는데 대부분이 피란민들이 엄마와 아이들이 많았고 사실 노인도 별로 없었어요. 그건 아마 노인분들이 우크라이나가 굉장히 넓거든요. 옛날에도 취재할 때 차로 횡단하다 저도 엄청나게 멀다는 걸 알았는데
[앵커]
체력적으로도 힘들군요.
[김영미]
그렇죠. 그 상황에 만약에 노인들을 끌고 나오게 되면 젊은 사람들이 피란을 마저 못 나올 수도 있고 그러니까 어르신들은 대부분 피란길에 나서지 않고 방공호나 대피소에 숨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도 사실 돈바스 지역에 대대적인 공격이 있다고 하는데 굉장히 많은 방공호 대피소에 지금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 사실 폴란드까지 나온 피란민들 같은 경우에는 운이 좋은 거고요. 그리고 대부분 가족들이 아빠는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징집이 됐거나 아니면 나가서 싸우겠다고 자기 가족들 먼저 내보내고 자기는 전선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가족들의 비극인 거죠. 조부모와도 헤어지게 되고 아빠하고도 헤어지게 되고 남편이 없이 제3국으로 피란을 가야 된다는 것, 그게 진짜 전쟁의 참상처럼 느껴졌어요.
[앵커]
그러면 가족들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낯선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텐데 한때는 피란버스 등으로 민간인들 피란길을 열어주기도 했습니다마는 지금 현지에서도 여전히 피란을 떠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상황입니다.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는 방공호에 있는 분들도 피해가 막심하지 않겠습니까?
[김영미]
벙커라고 해서 벙커만 전문적으로 하는 폭탄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폭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피소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 살아남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인도적 통로라고 해서 피란을 갈 수 있도록. 그건 국제법상 보장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거기조차도 공습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피란민들의 피해가 너무 막심하다. 그리고 또 인종학살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끔찍한 시신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그런데 지금 수도 옆에 부차라는 소도시입니다. 우리로 치면 일산 같은 느낌에 저도 옛날에 그곳에 가봤는데 약간 새로운 신도시처럼 개발되던 곳이었는데 거기에서만 지금 시신이 나온 상황이고 거기서만 보고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제 앞으로 전쟁이 끝난 다음에 동부지역은 정말 말도 못하는 그런 희생들이 밝혀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저희가 현장의 참상을 뉴스를 통해서만 포격이 있는 장면,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습니다마는 PD님께서 보시기에 혹은 현장에서 전해 들은 장면이나 화면들을 봤을 때에는 그 전쟁의 참혹함이 어느 정도일지 설명을 해 주시죠.
[김영미]
이 사람들도 사실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을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이라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헬스클럽 등록을 했는데 그곳이 폭격을 맞아서 없어졌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 같은 경우는 학교를 전혀 갈 수가 없고 그리고 학교조차도 지금 공습의 대상이 되고 또 아이들 탁아소였던 건물, 유치원 건물 그런 인도주의적으로 도저히 공격할 수 없는 곳까지 공격이 이루어지니까 특히 제가 피란민 나온 아이들한테 물어보잖아요. 그러면 비행기 없는 데서 얘기하자고 해요, 저한테.
[앵커]
무서워서.
[김영미]
무서워서. 그래서 여기 괜찮다, 그렇게 얘기해도 한 번 폭격 경험을 한 아이들 같은 경우에도 정신을 못 차리더라고요.
[앵커]
트라우마가 있군요.
[김영미]
네.
[앵커]
최근에 국제형사재판소가 현지 조사에 나섰는데 우크라이나 자체가 범죄 현장이다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러시아는 학살 의혹이라든지 참상에 대해서 전면 의혹을 부인하는 상황 아닙니까?
[김영미]
이번 전쟁이 또 특별한 게 상대방이 전부 다 프로파간다의 싸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양쪽의 주장이 너무 극렬하게 다르잖아요. 그럼 이건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되고, 국제사회가. 그리고 취재하는 사람이 현장에서 많은 객관적인 증거들을 찾아내야 되는 상황이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 기자는 정부의 허락을 못 받아서 못 가고 있는 상황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계에는 국제법상 이런 것들을 충분히 규명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이 있어요. 그래서 우크라이나 현장 자체가 인종 학살의 현장으로 불리는 것은 사실 우리 세대의 굉장한 비극이자 창피한 일이거든요. 폴란드나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1, 2차 대전 때 이미 많은 학살을 경험한 곳이에요.
특히 홀로코스트가 있었던 곳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때는 옛날인데 지금 현대사회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충격이 큰 것 같고 또 제네바 협약을 어긴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반드시 규명을 하고 제네바 협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만약에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 왜 그게 깨졌냐고 물어본다면 우리가 뭐라고 대답을 하겠어요. 그래서 물론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전쟁이기는 해요.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도주의적인 위기가 있는 전쟁이다. 그리고 지금 세대에 우리가 제네바 협약이 깨지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건 우리 세대의 수치이다라는 부분들은 우리가 인식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지금 민간인 학살도 그렇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런 이야기, 증언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들으신 이야기는 없습니까?
[김영미]
성범죄가 아주 극심한 것 같고 사실 우리도 일제시대에 그런 일들, 6.25 때도. 전쟁이 나면 으레 그런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전쟁에서 또 극심한 이유 중의 하나는 선전전이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러시아군 같은 경우는 뿌리깊게 공포심을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심어주기 위한 가장 좋은 게 바로 성범죄거든요. 그래서 어찌 보면 의도적으로 혹은 선전전의 한 의미로 더 조직적으로 이런 일을 하지 않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선전전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라는 정황들도 나오고 있는 겁니까?
[김영미]
일단 증인들이 많고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은 그런 사람들도 너무 많고. 앞으로 이게 다 전쟁범죄이기 때문에 국제재판소에서 얼마든지 이건 규명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 사건 하나하나가 사실 사람의 인권에 관련된 일이잖아요. 누구에게는 굉장히 아프고 힘든 일이에요. 그래서 그게 철저하게 규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나온 증언들을 보면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또 임신부를 상대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까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앞서도 얘기했지만 공포감 조성이라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러시아가 이렇게까지 공포감을 조성하고 혹은 이렇게까지 잔혹한 일들을 벌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김영미]
푸틴의 전쟁을 좀 더 정당화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이 전쟁에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의 차이거든요. 제가 성범죄 중에서도 1살 아기를 성폭행한 영상이 떴었어요. 그걸 보고 제가 느낀 건 이건 보통 성범죄는 몰래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걸 영상으로 촬영했단 말이에요. 그러면 굉장히 의도적인 거예요. 그래서 이런 걸 봤을 때 이런 모든 것들이 다 계획되어 있고 그걸로 인해서 공포감을 심어주고 다시는 러시아에 대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있고요.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이 전쟁이 나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전쟁으로 받아들여져요. 그래서 실제 러시아 언론인들하고 얘기를 하다 보면 망상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더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전쟁이 길어질수록 양 진영이 각자의 망상에서 평행선을 가지 않을까. 우크라이나 쪽에도 피해를 입다 보니까 또 트라우마가 굉장히 크잖아요. 그래서 어떤 피해를 굉장히 부풀려서 생각하기도 하고 그리고 러시아는 계속 선전전을 통해서 이렇게 망상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렇게 됐을 때 민간인들의 피해는 더욱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망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참혹한 현실을 명확하게 담아내고 또 보여줘야 되는 그런 과정들도 필요할 것 같은데 많은 분쟁지역 가보셨겠지만 지금 이 취재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을까요?
[김영미]
아이들이 너무 충격을 많이 받아서 물론 어느 전쟁이나 아이들은 충격을 받지만 보통 아빠는 싸우러 간 상황이잖아요. 지금 부차에서 발견된 시신이 아이들은 다 자기 아빠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면 아빠하고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서 더 많은 공포를 느끼는 것 같고 물론 제가 계속 취재를 다니면서 중동 쪽을 많이 다녔지만 거기는 가장이 아이들과 아내를 같이 데리고 나오는 피란민들인데 여기는 그렇지 않고 엄마가 다 데리고 나와서 이제 막막한 거예요. 일자리도 없고 전쟁이 계속 길어지게 되고 이러다 보면 유럽 안에 난민이 포화상태잖아요. 시리아 난민, 다른 나라에서 전쟁으로 온 난민들. 거기다 더하기 우크라이나 난민까지 나온 상황이잖아요.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서쪽으로 가게 돼 있지 동쪽으로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럼 전부 서유럽 쪽에서 받아들여야 되는데 이것에 대한 혼란 이런 것들도 굉장히 심해질 것 같았고 그리고 전쟁이 시간이 지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계속 바뀌거든요. 그런데 안 좋게 바뀐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영향이 전 세계적으로 갈 것 같고 제가 기억하는 우크라이나는 봄 되면 이맘때 씨를 뿌리느라고 바쁜 그런 땅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이 전쟁터에서 씨를 뿌릴 수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거의 전 세계에서 유명한 곡창지대거든요.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식량에 대한 문제가 또 생길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씨를 뿌려야 되는 지역인데 강철비까지 뿌려진다는 사실까지 전해지고 있어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데 최근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금 각국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 화상 연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화상 연설을 했는데 이 모습이 의원들이 너무 적게 참석을 하다 보니까 좀 뭇매를 맞기도 했거든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영미]
국회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이 연설하는 경우가 거의 처음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이게 어떤 상황인지 처음이니까 잘 이해를 못하셨던 것 같고 사실 저는 독일 방송에 그 연설이 나갔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 방송을 못 보고 거기서 독일 방송을 봤는데.
[앵커]
우리나라 국회의 모습이 독일 방송에 나간 겁니까?
[김영미]
독일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뤘어요. 그래서 그걸 보면서 느낀 거지만 그날 연설이 있었던 장소가 대회의장이냐고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답을 안 했는데 그래서 아마 거기가 가장 중요한, 왜 다른 나라 캐나다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가장 대회의장 이런 데서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번에는 좀... 우리만 보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같이 보고 방송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대한민국 국격에 맞게 다른 나라 대통령의 연설을 좀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해서 현장을 보고 오셨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보지 못했던 부분, 혹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당부의 이야기 혹은 지지를 위한 도움이 필요한 이야기, 이런 부분을 말씀해 주시죠.
[김영미]
방탄조끼하고 헬멧이 너무 필요해요. 아이들은 방탄조끼, 헬멧을 하지 못하거든요. 워낙 모자라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취재한 케이스 같은 경우는 그냥 커텐 같은 것도 다 뜯어서 겹겹이 해서 방탄조끼를 만드는 주부 이야기가 나갔는데 방탄조끼와 헬멧이 거기에 있는 민간인들에게 많이 전달이 됐으면 좋겠어요. 대피소에 있더라도 그러면 몇 명이라도 더 살 수 있을 것 같고 오늘 대대적인 공격이 또 있다고 했는데 정말 많은 지하 벙커에 민간인들이 피란민만큼 숨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그들이 오늘 밤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앵커]
모쪼록 PD님께서 담아오신 모습 보고 현장 모습 보면서 또 국제사회 지지 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가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영미 PD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영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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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김영미 / 분쟁지역 전문 PD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민간인에 대한 막대한 피해도 우려되는데요.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 폴란드에서 전쟁의 참상을 직접 취재하고 오셨죠. 김영미 분쟁지역 전문 PD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김영미]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에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직접 취재하시고 지난주에 귀국하신 거죠? 얼마나 계셨던 겁니까?
[김영미]
한 25일 정도.
[앵커]
25일 정도 계셨던 겁니까? 지금 25일 정도 있으면서 우크라이나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던 거죠?
[김영미]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 취재를 말리고 있는 상황이라 현행 여권법 위반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현지 취재는 불법으로 규정해서 갈 수가 없었어요.
[앵커]
그러니까 우크라이나 내부로는 들어갈 수 없었지만 폴란드 국경에서 피란민들의 참상을 직접 보고 또 이야기를 들으셨을 텐데 혹시 전해 들은 이야기 중에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습니까?
[김영미]
제가 직접 들어갈 수는 없지만 현지에 저하고 취재했던 현지 취재진들이 있어서 각 도시마다 가서 취재를 했고 또 피란민들이 제일 많이 나오는 루트가 수도 키이우에서 바르샤바 중앙역까지 오는 기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기차를 타고 오는 피란민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기차역에서 피란민들을 만나고 또 각 폴란드 가정에서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홈스테이하는 경우가 많아서 홈스테이하는 가정들을 방문해서 그들을 봤는데 대부분이 피란민들이 엄마와 아이들이 많았고 사실 노인도 별로 없었어요. 그건 아마 노인분들이 우크라이나가 굉장히 넓거든요. 옛날에도 취재할 때 차로 횡단하다 저도 엄청나게 멀다는 걸 알았는데
[앵커]
체력적으로도 힘들군요.
[김영미]
그렇죠. 그 상황에 만약에 노인들을 끌고 나오게 되면 젊은 사람들이 피란을 마저 못 나올 수도 있고 그러니까 어르신들은 대부분 피란길에 나서지 않고 방공호나 대피소에 숨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도 사실 돈바스 지역에 대대적인 공격이 있다고 하는데 굉장히 많은 방공호 대피소에 지금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 사실 폴란드까지 나온 피란민들 같은 경우에는 운이 좋은 거고요. 그리고 대부분 가족들이 아빠는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많거든요. 징집이 됐거나 아니면 나가서 싸우겠다고 자기 가족들 먼저 내보내고 자기는 전선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가족들의 비극인 거죠. 조부모와도 헤어지게 되고 아빠하고도 헤어지게 되고 남편이 없이 제3국으로 피란을 가야 된다는 것, 그게 진짜 전쟁의 참상처럼 느껴졌어요.
[앵커]
그러면 가족들의 생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 낯선 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상황일 텐데 한때는 피란버스 등으로 민간인들 피란길을 열어주기도 했습니다마는 지금 현지에서도 여전히 피란을 떠나지 못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상황입니다.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는 방공호에 있는 분들도 피해가 막심하지 않겠습니까?
[김영미]
벙커라고 해서 벙커만 전문적으로 하는 폭탄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 폭탄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대피소에 있는 분들이 대부분 살아남지를 못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인도적 통로라고 해서 피란을 갈 수 있도록. 그건 국제법상 보장을 해야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거기조차도 공습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피란민들의 피해가 너무 막심하다. 그리고 또 인종학살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끔찍한 시신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서. 그런데 지금 수도 옆에 부차라는 소도시입니다. 우리로 치면 일산 같은 느낌에 저도 옛날에 그곳에 가봤는데 약간 새로운 신도시처럼 개발되던 곳이었는데 거기에서만 지금 시신이 나온 상황이고 거기서만 보고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이제 앞으로 전쟁이 끝난 다음에 동부지역은 정말 말도 못하는 그런 희생들이 밝혀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저희가 현장의 참상을 뉴스를 통해서만 포격이 있는 장면, 이런 장면들을 보고 있습니다마는 PD님께서 보시기에 혹은 현장에서 전해 들은 장면이나 화면들을 봤을 때에는 그 전쟁의 참혹함이 어느 정도일지 설명을 해 주시죠.
[김영미]
이 사람들도 사실 전쟁이 일어날 거라고 상상을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이라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헬스클럽 등록을 했는데 그곳이 폭격을 맞아서 없어졌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리고 아이들 같은 경우는 학교를 전혀 갈 수가 없고 그리고 학교조차도 지금 공습의 대상이 되고 또 아이들 탁아소였던 건물, 유치원 건물 그런 인도주의적으로 도저히 공격할 수 없는 곳까지 공격이 이루어지니까 특히 제가 피란민 나온 아이들한테 물어보잖아요. 그러면 비행기 없는 데서 얘기하자고 해요, 저한테.
[앵커]
무서워서.
[김영미]
무서워서. 그래서 여기 괜찮다, 그렇게 얘기해도 한 번 폭격 경험을 한 아이들 같은 경우에도 정신을 못 차리더라고요.
[앵커]
트라우마가 있군요.
[김영미]
네.
[앵커]
최근에 국제형사재판소가 현지 조사에 나섰는데 우크라이나 자체가 범죄 현장이다 이렇게 이야기할 정도거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러시아는 학살 의혹이라든지 참상에 대해서 전면 의혹을 부인하는 상황 아닙니까?
[김영미]
이번 전쟁이 또 특별한 게 상대방이 전부 다 프로파간다의 싸움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양쪽의 주장이 너무 극렬하게 다르잖아요. 그럼 이건 철저하게 수사를 해야 되고, 국제사회가. 그리고 취재하는 사람이 현장에서 많은 객관적인 증거들을 찾아내야 되는 상황이죠.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 기자는 정부의 허락을 못 받아서 못 가고 있는 상황이라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세계에는 국제법상 이런 것들을 충분히 규명할 수 있는 인력과 시스템이 있어요. 그래서 우크라이나 현장 자체가 인종 학살의 현장으로 불리는 것은 사실 우리 세대의 굉장한 비극이자 창피한 일이거든요. 폴란드나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1, 2차 대전 때 이미 많은 학살을 경험한 곳이에요.
특히 홀로코스트가 있었던 곳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때는 옛날인데 지금 현대사회에서 또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충격이 큰 것 같고 또 제네바 협약을 어긴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반드시 규명을 하고 제네바 협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아요. 만약에 나중에 우리 후손들이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 왜 그게 깨졌냐고 물어본다면 우리가 뭐라고 대답을 하겠어요. 그래서 물론 정치적,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전쟁이기는 해요. 그렇지만 제일 중요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도주의적인 위기가 있는 전쟁이다. 그리고 지금 세대에 우리가 제네바 협약이 깨지는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건 우리 세대의 수치이다라는 부분들은 우리가 인식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인도주의적 측면에서 안타까운 일들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지금 민간인 학살도 그렇지만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런 이야기, 증언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들으신 이야기는 없습니까?
[김영미]
성범죄가 아주 극심한 것 같고 사실 우리도 일제시대에 그런 일들, 6.25 때도. 전쟁이 나면 으레 그런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전쟁에서 또 극심한 이유 중의 하나는 선전전이기 때문에 그래요. 그래서 러시아군 같은 경우는 뿌리깊게 공포심을 우크라이나 사람들한테 심어주기 위한 가장 좋은 게 바로 성범죄거든요. 그래서 어찌 보면 의도적으로 혹은 선전전의 한 의미로 더 조직적으로 이런 일을 하지 않았나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선전전도 있겠지만 실제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라는 정황들도 나오고 있는 겁니까?
[김영미]
일단 증인들이 많고요.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은 그런 사람들도 너무 많고. 앞으로 이게 다 전쟁범죄이기 때문에 국제재판소에서 얼마든지 이건 규명할 수 있다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그 사건 하나하나가 사실 사람의 인권에 관련된 일이잖아요. 누구에게는 굉장히 아프고 힘든 일이에요. 그래서 그게 철저하게 규명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까지 나온 증언들을 보면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또 임신부를 상대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다 보니까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앞서도 얘기했지만 공포감 조성이라는 얘기를 하셨습니다. 러시아가 이렇게까지 공포감을 조성하고 혹은 이렇게까지 잔혹한 일들을 벌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김영미]
푸틴의 전쟁을 좀 더 정당화할 수 있는 것 중의 하나는 이 전쟁에서 누가 우위에 서느냐의 차이거든요. 제가 성범죄 중에서도 1살 아기를 성폭행한 영상이 떴었어요. 그걸 보고 제가 느낀 건 이건 보통 성범죄는 몰래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걸 영상으로 촬영했단 말이에요. 그러면 굉장히 의도적인 거예요. 그래서 이런 걸 봤을 때 이런 모든 것들이 다 계획되어 있고 그걸로 인해서 공포감을 심어주고 다시는 러시아에 대해서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있고요.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이 전쟁이 나치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전쟁으로 받아들여져요. 그래서 실제 러시아 언론인들하고 얘기를 하다 보면 망상에 가까운. 시간이 지나면서 더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전쟁이 길어질수록 양 진영이 각자의 망상에서 평행선을 가지 않을까. 우크라이나 쪽에도 피해를 입다 보니까 또 트라우마가 굉장히 크잖아요. 그래서 어떤 피해를 굉장히 부풀려서 생각하기도 하고 그리고 러시아는 계속 선전전을 통해서 이렇게 망상에 사로잡히게 되고 그렇게 됐을 때 민간인들의 피해는 더욱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망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참혹한 현실을 명확하게 담아내고 또 보여줘야 되는 그런 과정들도 필요할 것 같은데 많은 분쟁지역 가보셨겠지만 지금 이 취재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을까요?
[김영미]
아이들이 너무 충격을 많이 받아서 물론 어느 전쟁이나 아이들은 충격을 받지만 보통 아빠는 싸우러 간 상황이잖아요. 지금 부차에서 발견된 시신이 아이들은 다 자기 아빠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하거든요. 그러면 아빠하고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서 더 많은 공포를 느끼는 것 같고 물론 제가 계속 취재를 다니면서 중동 쪽을 많이 다녔지만 거기는 가장이 아이들과 아내를 같이 데리고 나오는 피란민들인데 여기는 그렇지 않고 엄마가 다 데리고 나와서 이제 막막한 거예요. 일자리도 없고 전쟁이 계속 길어지게 되고 이러다 보면 유럽 안에 난민이 포화상태잖아요. 시리아 난민, 다른 나라에서 전쟁으로 온 난민들. 거기다 더하기 우크라이나 난민까지 나온 상황이잖아요. 우크라이나 난민들은 서쪽으로 가게 돼 있지 동쪽으로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에요. 그럼 전부 서유럽 쪽에서 받아들여야 되는데 이것에 대한 혼란 이런 것들도 굉장히 심해질 것 같았고 그리고 전쟁이 시간이 지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계속 바뀌거든요. 그런데 안 좋게 바뀐단 말이에요. 그래서 그 영향이 전 세계적으로 갈 것 같고 제가 기억하는 우크라이나는 봄 되면 이맘때 씨를 뿌리느라고 바쁜 그런 땅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이 전쟁터에서 씨를 뿌릴 수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거의 전 세계에서 유명한 곡창지대거든요. 그러면 전 세계적으로 식량에 대한 문제가 또 생길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씨를 뿌려야 되는 지역인데 강철비까지 뿌려진다는 사실까지 전해지고 있어서 안타까울 수밖에 없는데 최근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지금 각국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 화상 연설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도 화상 연설을 했는데 이 모습이 의원들이 너무 적게 참석을 하다 보니까 좀 뭇매를 맞기도 했거든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김영미]
국회에서 다른 나라 대통령이 연설하는 경우가 거의 처음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이게 어떤 상황인지 처음이니까 잘 이해를 못하셨던 것 같고 사실 저는 독일 방송에 그 연설이 나갔어요. 그래서 저는 한국 방송을 못 보고 거기서 독일 방송을 봤는데.
[앵커]
우리나라 국회의 모습이 독일 방송에 나간 겁니까?
[김영미]
독일에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뤘어요. 그래서 그걸 보면서 느낀 거지만 그날 연설이 있었던 장소가 대회의장이냐고 많이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대답을 안 했는데 그래서 아마 거기가 가장 중요한, 왜 다른 나라 캐나다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가장 대회의장 이런 데서 하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음 번에는 좀... 우리만 보는 게 아니라 전 세계가 같이 보고 방송을 하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때는 대한민국 국격에 맞게 다른 나라 대통령의 연설을 좀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해서 현장을 보고 오셨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보지 못했던 부분, 혹은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당부의 이야기 혹은 지지를 위한 도움이 필요한 이야기, 이런 부분을 말씀해 주시죠.
[김영미]
방탄조끼하고 헬멧이 너무 필요해요. 아이들은 방탄조끼, 헬멧을 하지 못하거든요. 워낙 모자라기도 하고. 그래서 제가 취재한 케이스 같은 경우는 그냥 커텐 같은 것도 다 뜯어서 겹겹이 해서 방탄조끼를 만드는 주부 이야기가 나갔는데 방탄조끼와 헬멧이 거기에 있는 민간인들에게 많이 전달이 됐으면 좋겠어요. 대피소에 있더라도 그러면 몇 명이라도 더 살 수 있을 것 같고 오늘 대대적인 공격이 또 있다고 했는데 정말 많은 지하 벙커에 민간인들이 피란민만큼 숨어 있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그들이 오늘 밤 무사하기를 바랍니다.
[앵커]
모쪼록 PD님께서 담아오신 모습 보고 현장 모습 보면서 또 국제사회 지지 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도움의 손길이 이어가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영미 PD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김영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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