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행렬...美·中, 누구의 손잡나?

[뉴스큐]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행렬...美·中, 누구의 손잡나?

2021.12.09. 오후 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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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정구연 /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화한 데 이어서 뉴질랜드와 호주, 영국과 캐나다까지보이콧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사실상 선을 그었지만 영국 호주 등 미국 동맹국들을 중심으로 상당수 서구권 국가가 올림픽 보이콧에 참여하면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베이징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외교적 보이콧이 지금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고 밝힌 대외적인 명분 그리고 진짜 속내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정구연]
대외적으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내세웠던 명분은 사실 신장 위구르 지역에 있어서 인권 유린 사태라고 하든지 지난 홍콩 시위, 이런 부분들이 지적되고 있어요.

그런데 사실상 외교적 보이콧이라고 하는 것은 인권 외교 차원에서 보면 네이밍앤쉐이밍이라고 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제고하고 인식을 환기시키는 그런 역할을 하는데 사실상 단기간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기에는 상당히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진짜 속내를 한번 살펴보면 지금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 미국 내에서 겪고 있는 민주주의의 쇠퇴라고 하든지 혹은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방점을 두고 있는 가치 외교 차원에서 지금 권위주의 세력에 의해서 민주주의 국가들이 상당히 위협에 처해 있다고 하는 그 인식, 그런 점에 있어서 민주주의 국가들을 결집시켜야 되겠다고 하는 그런 당위성에 근거해서 지금의 이런 외교적 보이콧이라고 하는 강수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상당히 곤혹스러울 수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미중이 어떻게 보면 갈등을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외교적 딜레마에 빠졌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상 우리는 참가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발언들을 하고 있거든요.

[정구연]
맞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한국 정부로서는 단순히 베이징 올림픽 참가뿐만 아니라 종전선언에 대해서 기대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미국이라고 하든지 주요 참가국들의 참여가 상당히 필요한 부분이었죠. 그래서 아직까지 종전선언에 대해서 주변국들과 협력을 하고 논의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단순히 외교적 보이콧을 하겠다고 언급하기 상당히 어려운 입장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중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세계 100여 개 국가가 참가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석을 하는데요. 사실상 이게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요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잖아요. 그래서 여기에 참가하면서도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부담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정구연]
네, 사실상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바이든 행정부가 가치 외교화한 부분을 지금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말한 게 아니라 이미 운동을 할 때부터 대선 캠페인을 할 때부터 얘기말던 부분이고 행정부가 들어섰을 때도 강조했던 부분이라서 사실 새로운 건 없습니다.

다만 미중 간의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서 지금 이런 시점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고요. 그런 점에 있어서 민주주의 국가들 간의 결집을 위해서는 이런 조치들에 대해서 아마 기대를 많이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일단 호주, 뉴질랜드, 영국, 캐나다가 참여하겠다고 선언을 했는데 혹시 특히 어떤 나라가 참여하게 되면 우리나라가 좀 고민을 하게 되겠습니까?

[정구연]
아마 최근에 어제오늘 들어서 많은 민주주의,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이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겠다고 얘기했었는데 사실 그 국가들은 지난 트럼프 행정부 당시에는 미중 간의 헤징 그러니까 양쪽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대외전략을 했었던 국가들이거든요.

우리 역시 그런 입장이 컸었는데 아마 한국 정부는 과거의 그런 헤징을 했었던 국가들의 전략을 좀 더 주의 깊게 볼 것 같습니다.
지금의 유럽국가들이라든지 나토 동맹국들 사이에서는 사실 트럼프 행정부 때와는 다른 기류가 읽히고 있어서 과거와 같이 헤징을 해서는 지금과 같은 규칙 기반 질서라고 하든지 민주주의의 쇠퇴를 막을 수 없다라고 하는 문제의식이 상당히 크기 때문에 아마 동맹국들은 많이 그런 외교적 보이콧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 정부가 많은 압박과 고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프랑스, 독일, 일본 다 참여 가능성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정구연]
아마 지금 일본 같은 경우는 실익에 따라서 결정하겠다고 하지만 일본 같은 경우는 사실 쿼드의 멤버이기도 하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파트너 국가이기 때문에 아마 조금 시간이 늦더라도 외교적 보이콧에 동참하지 않을까 그런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보고요.

나머지 미국과 가까이 협력하고 있는 동맹국들, 참여국이라든지 혹은 나토에 있는 동맹국들도 아마 그런 외교적 보이콧에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긍정을 하고 참여하는 방향으로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일단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다른 나라의 참여 여부를 보면서 전략적으로 모호함을 유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요. 지난 2015년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열린 중국 열병식에 자유민주국가 정상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일이 있었거든요. 이 장면 하나가 굉장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잖아요. 이번에도 만약에 참가하게 된다면 그런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정구연]
아마 그런, 만약에 정말 많은 국가들이 외교적 보이콧에 참여하게 되고 우리는 그런 것을 자제한다면 그런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때 당시와 지금의 맥락은 특히 미중 경쟁의 맥락은 사뭇 다르기 때문에 만약에 그런 장면이 연출된다면 미국과 중국 양측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하는 점은 우려가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미중경쟁은 단순히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규칙 기반 질서에 대해서 상당히 강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서 가장 많이 위반을 하고 있다라고 미국이 지목을 하는 중국에 대해서 우리가 그것을 용인하고 있다라고 하는 모습. 그런 시그널을 미국에 줄 수도 있고. 중국에게는 반대로 중국의 그런 행위를 우리가 인정하고 있다라고 암묵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시그널을 줄 수도 있겠죠. 그러면 양쪽에 다 오해를 줄 수 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아마 좀 더 면밀한 외교적 전략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결국에 어떤 선택을 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정구연]
사실 그건 지금 정부에서 결정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실은 지금의 미중 경쟁 맥락에서 본다면 지금의 이 가치 외교라는 건 상당히 장기적으로 나타날 부분이거든요.

시진핑 정부가 있고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있는 한 지금의 가치 외교, 이런 규칙과 민주주의에 대한 갈등은 지속될 겁니다. 그러면 민주주의 국가라고 인식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도 어떤 순간에 있어서는 여기에 대해서 이런 입장으로 있다는 게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우리 정부가 고민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앞서서 말씀도 해 주셨지만 남북관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앞서서 보여드린 화면에서 2015년에도 결국에는 북한 문제 때문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한 거였거든요. 이번에 어떻습니까? 만약에 종전선언 때문에 참석을 하게 되면 실익이 있겠습니까?

[정구연]
그건 정말 종전선언에 대해서 거기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종전선언에 대해서 정말 성과가 나타나기를 지금의 문재인 현 정부가 끝나기 전에 그런 성과가 나면 상당히 다음 정부에도 도움이 되겠죠. 북핵비협상이라고 하든지 평화체제라고 하든지 이런 것들 진전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 있어서 서두르는 감이 있지만 결국 중요한 거는 정말 그렇게 실질적인 진전이 있느냐, 협상에 있어서의 진전이 있고 또 북한도 거기에 대해서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느냐를 확인하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단지 베이징 올림픽 계기로 이것을 해야겠다고 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나 주변국들의 협력이 다 모아졌느냐, 이 시점에 있어서. 그걸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앵커]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보이콧 결정에 대해서 결연한 반격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조치가 예상됩니까?

[정구연]
아마 최근 이었죠. 미중 정상회담이 비대면으로 있었지만 그때 합의됐던 몇몇의 조치들에 대해서도 다시 또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고요.

단계적으로는 아마 비축류 방출에 대해서 미국이 부탁을 한 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도 문제가 나타날 수 있을 거고. 이미 미중 간에는 갈등이 있지만 그만큼 상호 의존도 상당히 높거든요.

공급망이라고 하든지 기술력이라든지 너무나 많은 부분이 있기 때문에 아마 그런 부분에 있어서의 문제제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구연 강원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님과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구연]
감사합니다.

YTN 최민기 (choim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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