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인권운동가 "탈레반, 요리 맛없다며 여성 몸에 불붙여"

아프간 인권운동가 "탈레반, 요리 맛없다며 여성 몸에 불붙여"

2021.08.24.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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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권운동가 "탈레반, 요리 맛없다며 여성 몸에 불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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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이 요리가 맛이 없다는 이유로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몸에 불을 질렀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직 아프가니스탄 여성 판사 나즐라 아유비는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여성에게 저지른 다양한 폭력 사례를 봤다"고 밝혔다. 아유비에 따르면 최근 한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탈레반 전사들에게 음식을 요리해 나누어 주라고 강요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음식을 먹은 탈레반 전사가 요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여성의 신체에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유비는 "또한 여성들이 성노예로 이용되고 있다"는 고발도 이어갔다. 그녀는 "탈레반은 부모에게 어린 딸을 탈레반 전사들과 결혼시키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만행을 보면, 여성들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은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 판사 출신인 아유비는 지난 2015년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발언을 한 뒤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녀는 최근 탈레반이 고국을 점령한 뒤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동료 운동가 수백 명과 대화를 나누었으며 대부분의 동료가 도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탈레반 점령으로 인해 모든 권리와 자유를 잃게 되리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다. 지난 1996년부터 2001년까지 탈레반이 통치하는 기간 여성들은 일을 하거나 학교에 다닐 수 없었다. 또한 여성은 남성의 허락 없이 외출조차 불가능했으며 얼굴을 드러내고 다닐 수도 없었다.

탈레반은 최근 "이슬람법 내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이전 통치 기간 탈레반이 보여준 잔혹한 처벌과 여성 차별 정책 탓에 대부분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시장이자 여성 인권운동가인 자리파 가파리는 이번 주 초 "탈레반은 나와 같은 사람들을 찾아와 살해할 것"이라는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YTN 정윤주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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