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접종도 힘겨운 에티오피아...백신발 코로나 양극화 심화

1차 접종도 힘겨운 에티오피아...백신발 코로나 양극화 심화

2021.06.12. 오전 06:1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북미나 유럽 국가들이 백신 접종에 속도전을 내는 사이, 아프리카는 여전히 백신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백신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2차 접종은커녕 1차 접종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준석 리포터가 에티오피아 현지 상황을 전해드립니다.

[기자]
최근 에티오피아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지만 변이 바이러스 유입에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내에 어떤 종류의 변이가 얼마나 퍼져 있는지조차 파악되지 않고, 열악한 의료 체계가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 그르마 /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물론 젊은 사람들도 어쩌면 (코로나로 인해) 죽을 수 있어 걱정됩니다.]

유일한 해결책인 백신마저 부족해 위기감이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난 3월 코백스를 통해 받은 인도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20만 회분 이후로 추가 백신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인도가 자국산 백신 수출을 중단한 데 이어 코백스의 자금 부족으로 저소득국가에 백신을 공급하기 어려워진 영향입니다.

[사할레 합타마리암 / 내과 의사 : 초기에 들어온 220만 회분을 제외하고는 백신이 따로 없습니다. 인도의 백신 수출 제한이 아프리카에 큰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백신도 없고 방역 능력도 부족한데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마사랏 맹기스투 (가명) /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 (백신 맞은 사람이) 없습니다. (가족이나 주변에도 전혀 없나요?) 아무도 없습니다. 만약 선진국이 우리에게 남은 백신을 준다면 모두가 같이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미 확보한 220만 회분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1차 접종이라도 한다는 계획이지만, 2차 접종은 예측조차 어렵습니다.

방역 당국은 얀센과 스푸트니크V 백신 등의 추가 확보를 통해 서로 다른 백신의 교차 접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임수빈 / 아디스아바바 대학 교수· 1차 접종 완료 : 당연히 불안하죠, 만약에 (2차를) 못 맞는다면. 그래서 다른 화이자나 모더나 같은 경우가 오더라도 기회가 된다면 맞을 생각입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남아공이나 우간다를 중심으로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하지만 아프리카의 1차 백신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2%에 그칩니다.

인구의 30% 이상이 1차 백신을 접종한 북미와 유럽 지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입니다.

미국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들이 코백스를 통해 백신을 기부하고 있지만 백신이 필요한 저소득국가가 많아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백신 선진국에서 백신 여권도입과 봉쇄 완화에 힘쓰고 있는 사이 아프리카는 여전히 백신 부족으로 시달리는 등, 백신 발 코로나 양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 되는 양상입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YTN 월드 서준석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