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상 화폐 뿌리 뽑는다...채굴장 빌려준 땅주인까지 처벌

중국, 가상 화폐 뿌리 뽑는다...채굴장 빌려준 땅주인까지 처벌

2021.05.20. 오후 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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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은 민간이 만든 가상 화폐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채굴 규모는 세계 최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최근 가상 화폐의 채굴을 엄격히 단속하기 시작해 세계 가상 화폐 시장에도 파장이 예상됩니다.

베이징에서 강성웅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중국 헤이룽장 성에 있는 낡은 공장입니다.

직원들은 보이지 않고 창문에는 대형 환풍기가 설치돼 있습니다.

내부에는 창문을 넘어온 전력선과 통신선 여러 갈래가 컴퓨터 서버들과 연결돼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중국 경찰의 단속에 걸린 비트코인 불법 채굴 시설입니다.

[가오요우티에 / 헤이룽장성 다칭시 공안국 : 큰 소리를 들었는데, 그런 큰 소리는 비트 코인 기계로 채굴할 때 나는 소리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 가상 화폐 채굴 업자들은 전기를 마음 대로 훔쳐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근 네이멍구 자치구 정부는 이런 행위를 단속 하기 위해 주민신고 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장으로 위장해 값싼 전기를 공급받은 뒤 가상 화폐를 채굴하는 행위가 주요 단속 대상입니다.

적발되면 채굴 업자는 물론이고, 공간을 빌려준 땅 주인까지 처벌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전기 절약이 명분이지만 이참에 가상 화폐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가 반영돼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가상화폐의 발행과 거래를 전면 금지하고 있습니다.

민간이 아닌 중앙은행이 '디지털 위안화'를 직접 만들어 화폐 운용를 통제하겠다는 정책입니다.

이번 주에는 중국의 관변 금융협회들이 가상 화폐 사용 불가 원칙을 한 번 더 천명했습니다.

[루수춘 / 중국인터넷 금융협회 비서장 : (가상 화폐 거래) 정보 중개나 가격 결정 서비스 그리고 가상화폐 파생상품 거래 등과 관련된 활동은 법률 위반입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네이멍구 자치구의 가상 화폐 채굴 단속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중국이 세계에서 가상 화폐가 가장 많이 채굴되는 국가라는 점입니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4월 기준 전 세계 채굴량 의 65%가 중국에서 나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의 가상 화폐 채굴에 대한 엄격한 단속이 세계 가상 화폐 거래 시장에 또 다른 파장을 몰고 올 수도 있어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swk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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