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에서 부부이자 동지로...다시 남이 된 게이츠 부부

회사 동료에서 부부이자 동지로...다시 남이 된 게이츠 부부

2021.05.04. 오후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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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게이츠 부부 첫 만남
"수학 게임에서 이기며 빌 게이츠 마음 사로잡아"
2000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공동 설립
2018년까지 360억 달러, 우리 돈 40조 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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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빌 게이츠 부부는 30여 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직장 동료로 처음 만나 한 가정을 이루게 됐죠.

두 사람은 부부인 동시에 더 나은 세상을 향한 큰 꿈을 함께 펼치는 동지로서도 먼 길을 걸어왔지만, 그 동행을 끝까지 함께 하지는 못하게 됐습니다.

이여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87년 당시 22살이던 멀린다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하면서 31살이던 빌 게이츠를 처음 만났습니다.

회사 저녁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나란히 앉은 뒤 수학 게임에서 멀린다가 빌 게이츠를 이기며 그의 마음을 사로잡게 됩니다.

1994년 1월 둘은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리는데 그 전에 빌 게이츠가 자신의 칠판에 결혼의 장단점을 빼곡히 적었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2019년 한 다큐멘터리에서 빌 게이츠는 자신의 아내에 대해 "동등한 파트너"라며 낙천적이고 과학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서 자신과 닮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멀린다가 자신보다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린다고 추켜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2000년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공동 설립하고 지구촌 기아와 질병, 불평등을 퇴치하고 교육을 확대하는 데 힘썼습니다.

1994년부터 2018년까지 부부는 360억 달러, 우리 돈 40조 원 이상 기부했다고 재단이 밝혔습니다.

[빌 게이츠 / 2014년 11월 : 가장 두려운 건, 앞으로 수십 년 안에 우리가 에볼라 전염병보다 훨씬 더 전염성이 강한 전염병을 맞닥뜨리게 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에는 백신 개발 지원에 전념하며 '모범 부부'의 면모를 이어갔습니다.

[멀린다 게이츠 / 지난해 11월 :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위해 7천만 달러(787억 원)를 기부할 것입니다. 이 중 5천만 달러는 저소득 국가를 위한 백신을 구매하는 데 쓸 것이고 2천만 달러는 새로운 백신을 연구하는 데 쓸 것입니다.]

지난해 2월 밸런타인데이에 빌 게이츠는 부인과 다정하게 찍은 뒷모습을 SNS에 올리며 이보다 더 좋은 파트너는 없을 것이라고 적어 잉꼬부부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최근 법원에 제출한 이혼 신청서에는 "결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경에 이르렀다"고 적혀 있습니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도 합의했다고 적었지만 재산 분할 내용은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부는 슬하에 두 딸과 아들을 뒀는데 막내딸이 18살로 미성년자는 없습니다.

27년간 이어온 결혼생활은 마침표를 찍었지만 이들은 재단 공동 회장직은 그대로 이어가며 사회적 동반자로 남기로 했습니다.

YTN 이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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