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대지진 10년 피해 현장을 가다...멀고 먼 부흥의 길

동일본대지진 10년 피해 현장을 가다...멀고 먼 부흥의 길

2021.03.11. 오전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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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년 전 오늘(11일)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로 이어진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났습니다.

최악의 원전 사고가 남긴 무수한 문제들 때문에 피해 지역의 복구는 기약 없이 먼 미래의 일이 되고 있는데요.

후쿠시마 피해 현장에 이경아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규모 9의 강진.

그 뒤 높이 10미터를 훌쩍 넘는 거대한 쓰나미가 밀려왔습니다.

쓰나미가 휩쓸고 간 그 자리에는 지금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교훈을 알리는 전승관이 들어섰습니다.

[와타나베 마이노 / 동일본대지진 전승관 직원 (대지진 당시 초등학교 3학년) : (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네가 지진을 제대로 경험했고 전달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말씀하셔서 커다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게 됐습니다.]

한때 번성했던 전승관 인근 항구에서는 지난해 9년 만에 경매도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매출도 활기도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최근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 5배에 이르는 세슘이 검출되는 등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 어부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큰 문제가 없다며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추진 중입니다.

[다카노 다케시 / 후쿠시마현 우케도 항구 어부 : 수식이나 전문용어나 그런 거 더더욱 모르겠고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나 도쿄전력이) 안전하다고 말해도 '너희가 거짓말만 계속 해와서 더 이상 믿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일본 정부는 수소 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을 30~40년 안에 분리해 해체하겠다고 밝혔지만 기약이 없습니다

원전 내부에는 접근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방사능 오염이 지금도 남아있어 정확한 실태도 파악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치보리 마사오 / 일본 후쿠시마 지사 : 녹아내린 후쿠시마 원자로 내 연료 찌꺼기가 현재 어떤 상황인지 아직도 정확히 모릅니다. 지난 10년 간 어느 정도 진전됐지만 (전체 폐로 일정에서) 이제 막 출발한 것에 가까운 상태입니다.]

주민 모두 피난 중인 원전 주변 후타바마치는 아직 전기와 수도 등 기본적인 생활 시설도 복구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불확실한 원전의 미래까지 더해져 주민 62%는 돌아갈 생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10년 전 그날 멈춰선 시계는 아무도 살지 않는 거리에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최악의 원전 사고가 남긴 무수한 난제 속에 이 땅의 사람들은 진정한 부흥이라는 멀고 먼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후타바마치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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