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미얀마 쿠데타 이후 54명 사망"...외국인 귀국 잇따라

유엔 "미얀마 쿠데타 이후 54명 사망"...외국인 귀국 잇따라

2021.03.05.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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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1일 미얀마 군부가 부정선거를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최소 54명이 숨지고 천7백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군부의 유혈 진압이 거세지면서, 미얀마를 떠나는 외국인들의 행렬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제부 조수현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살펴봅니다. 어서 오세요.

먼저, 지금까지 집계된 인명 피해 상황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지난달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국 5백여 곳에서 시위가 일어났는데요.

유엔 인권사무소가 집계한 결과, 지금까지 군경에 의해 54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대다수가 이번 주에 나왔습니다.

지난 한 달여간 부상자도 수백 명 발생했고, 언론인 29명을 포함해 천7백여 명이 구금됐습니다.

유엔은 실제 사망자와 구금자가 더 많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통해 붙잡혀간 사람들이 어디에 억류됐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보안군이 평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하고 의료진과 구급차를 공격한 것을 비판하면서, 살인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유엔의 고위 인권 조사위원, 토머스 앤드루스는 안보리가 미얀마 군부에 대해 전 세계적인 무기 수출금지 조치와 경제 제재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제기된 잔혹 행위 의혹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 기소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강경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앵커]
지난 토요일에는 양곤의 시위 현장에서 AP 통신 사진기자 등 언론인 여러 명이 체포됐는데, 이들의 신변에는 아직 변화가 없나요?

[기자]
아직 언론인들이 석방됐다는 소식은 없습니다.

또, 현지에서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요.

AP통신은 자사 기자가 체포된 데 대해 임의적인 구금이라고 비판하면서 즉각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DC의 언론기관 내셔널프레스클럽도 성명을 통해 신속한 석방을 고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는데요.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취재진과 시위대를 겨냥한 행위와 구금은 대통령과 국무장관, 그리고 행정부 전체에 큰 우려사항"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역내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왔으며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제재 조치를 밟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무부가 미얀마 국방부와 내무부, 그리고 이들이 소유한 경제 기업 2곳을 수출규제 명단에 올렸다는 소식도 오늘 아침 들어왔습니다.

[앵커]
상황이 연일 격해지면서 미얀마를 떠나는 외국인들도 늘고 있다고요?

[기자]
베트남 언론은 자국민 390여 명이 지난 4일 국영 여객기 2대를 나눠타고 미얀마를 빠져나와 귀국했다고 전했습니다.

탑승객 중에는 미성년자와 기저질환자 등이 포함됐는데요.

시위 악화로 신변의 위협이 커지는 데다 코로나 19의 위험성도 귀국 사유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외교부도 성명을 내고 "현재 미얀마에 체류 중인 싱가포르 국민은 가능할 때 최대한 빨리 현지를 떠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싱가포르는 최근 수년 동안 미얀마 최대 투자국으로 약 500명의 싱가포르인이 현지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달 19일 미얀마에서 기업 활동을 해온 일본인들이 직항편으로 일본으로 떠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들은 쿠데타로 인한 안전상의 우려 때문에 본사에서 귀국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코로나19 관련 소식 알아보죠.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유럽 국가들이 고령층 접종을 잇따라 허용하고 있네요?

[기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효과에 가장 먼저 문제를 제기했던 유럽 국가는 독일이었는데요.

방침을 바꿔 65세 이상 고령층의 접종을 공식 승인했습니다.

스웨덴과 오스트리아 빈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을 65세 이상으로 확대했고요.

벨기에는 55세 이상에게, 헝가리는 60세 이상에게 접종을 허용했습니다.

앞서 프랑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을 74세까지 확대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고령층 접종을 허용한 건 최근 나온 연구 결과 때문입니다.

영국 브리스틀대 연구팀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노인과 고위험군의 중증 예방에 80% 이상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영국 보건국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한 차례 접종한 고령층에서 3~4주 뒤 큰 예방 효과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맷 행콕 영국 보건장관의 얘기 들어보시죠.

[맷 행콕 / 영국 보건장관 : 아스트라제네카나 화이자 백신의 한 차례 접종만으로도 70대의 입원 건수가 80% 이상 줄 정도로 중증 예방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아직 미국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 승인 심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향후 미 식품의약국 FDA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여부가 효과와 안전성 입증에 있어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가 자국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의 제3국 수출을 유럽연합 가운데 처음으로 불허했군요?

[기자]
이탈리아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제3국 수출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 이탈리아 내 공장에서 최종 포장된 백신 25만 회분을 호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이탈리아 정부에 요청했는데, 불허됐습니다.

EU 집행위원회도 이 결정을 통보받은 뒤에 이를 반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출이 불허된 백신은 EU 역내에 재배분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생산 차질을 이유로 올 1~2분기 EU 회원국들에 대한 백신 공급을 계약 물량 대비 50% 줄인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대한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EU는 지난 1월 말 백신 업체가 EU와 계약한 백신 공급량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역외 수출을 불허한다는 '백신 수출 통제 규정'을 도입했는데요.

그 이후 이탈리아 정부의 이번 결정이 첫 사례입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백신 공급 증대와 불공평 문제 해결을 위해 백신에 대한 지적재산권 면제를 촉구했고 WTO는 오는 10일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관련 논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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