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일본 내 '차별' 저격한 나이키 광고...불매 운동까지?

[앵커리포트] 일본 내 '차별' 저격한 나이키 광고...불매 운동까지?

2020.12.02. 오전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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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스포츠용품 회사, 나이키의 일본 광고가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일본의 각종 차별은 물론 '이지메', 집단 괴롭힘 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렸다는 이유인데요, 일부에서는 나이키가 '혐일' 기업이라며 불매 운동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영상부터 보겠습니다.

광고에는 축구 선수를 꿈꾸는 소녀가 등장하는데요. 그런데 뭔가 고민이 있어 보이죠.

"나만 붕 떠 있는 것 같아"

주위의 좀 다른 시선,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

재일교포 가운데 '조선적'을 가지고 있는 재일 조선인 학생입니다.

주변인인 자신의 처지를 붕 떠 있다는 표현으로 한탄하는 거죠.

이 밖에 피부색이 달라서, 심지어 별다른 이유 없이 따돌림을 받는 학생까지 모두 3명의 '주변인'이 광고에 나옵니다.

신경 쓰지 않는 척 행동해야 한다는 다짐에도, 주변의 차가운·따가운 시선에 가족과 갈등까지 빚게 되는데요.

하지만 스포츠를 통해 반전이 시작됩니다.

"있는 그대로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광고 속에서 학생들이 외친 말인데요.

재일 조선인 학생은 일본 이름 위에 KIM이라는 글자를 덧붙일 정도로 당당해졌고, 웃음도 되찾습니다.

이 학생은 실제 일본 효고현 조선학교에서 축구를 하는 여중생이라고 하네요.

광고지만 단순하게 볼 수 없는 이유, 실제 '재일교포'에 대한 혐오·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극우 세력에 의한 훼손 우려 탓에 조선학교 학생들의 치마·저고리 교복은 지난 1999년부터 의무에서 '임의 착용'으로 바뀔 정도였습니다.

지난해 5월 일본 가와사키시에서 모두 19명의 사상자를 낸 '묻지마 범죄' 당시에는 "범인은 '재일교포'다, 범죄 발생 도시가 그들이 많이 사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근거 없는 소문이 SNS를 타고 확대 재생산됐습니다.

일본 정부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16년 일본 국회가 '헤이트 스피치', 즉 혐오발언 금지법을 만들었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서 지자체 차원에서 일일이 조례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사이 재일교포에 대한 특권을 없애야 한다며 혐한을 전면에 내세운 정치 단체까지 생겼습니다.

[사쿠라이 마코토 / 극우 정치인 (지난 2017년) : 일본을 되찾기 위해 우선 한국과 단교하겠습니다.]

물론 모든 일본인이 이런 건 아닙니다.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를 해결하라며 자발적 시위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있죠, 바로 옆 우익 인사들의 야유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다카하시 마코토 / 나고야 근로정신대 지원모임 공동대표 (지난 6월) : 애매한 것이 아닙니다. 사실 인정과 사죄, 배상금 지급과 내용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네 가지가 기본이 돼야 합니다.]

[일본 극우단체 회원 (지난 6월) : 국제조약을 깨고 신뢰를 제로로 만드는 게 너희가 지금 돕고 있는 일이라고!]

다시 나이키 광고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요.

유튜브 영상, 나흘 만인 오늘 오전까지 95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외국인들까지 영상을 접하면서 '좋아요'는 오늘 낮 12시 기준 5만 개에 달합니다.

다만 일본 내 반응은 다소 엇갈립니다.

댓글을 보면 "훌륭한 메시지를 담았다", "나도 일본인이지만 차별에 반대한다"는 글도 있지만,

"학창 시절 이 정도는 아니었다"

"이 광고, 각각의 나라마다 버전이 있는 거냐"며 다소 불편함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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