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얼음 얇고 취약해져..."얼음 없는 북극 현실화될 것"

북극 얼음 얇고 취약해져..."얼음 없는 북극 현실화될 것"

2020.10.17. 오후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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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에 북극해에 떠 있는 얼음이 역대 두 번째로 작은 면적을 기록하면서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대두됐죠.

얼음이 감소할 뿐 아니라, 두께가 점점 더 얇아져 더 취약한 상태로 변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인데요. 앞으로 북극에서 얼음이 아예 사라질 것이란 예측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함형건 기자입니다.

[기자]
과거엔 1년 내내 얼음으로 뒤덥혔다는 노르웨이 부근 북극해의 지난달 풍경입니다.

여름을 지나면서 북극해의 얼음이 부서시고 조각나 바다에 둥둥 떠다니거나 아예 녹아 없어졌습니다.

북극 얼음은 여름이 오면 일부가 녹고, 가을이 되면 다시 얼기를 반복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 상태가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YTN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미 항공우주국 나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북극 해빙의 나이가 지난 36년 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짙은 파란색으로 표시한 영역이 5년 이상 된 얼음으로, 비교적 두껍고 견고한 해빙입니다. 1980년대 후반에는 북극해 얼음의 절반 가까이가 5년 이상된 얼음이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색상이 점차 옅어집니다.

생긴 지 2년이 채 안 된 얇은 얼음이 증가한 겁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다시 1년생 얼음이 빠르게 늘어났고, 이제 오래된 얼음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생성된 지 2년도 안 된 얼음의 비율은 1987년 여름에는 전체 북극해 얼음의 23%였지만, 꾸준히 증가해 올해 여름엔 78%를 기록했습니다.

반면에 5년 이상된 얼음은 1987년에는 전체 면적의 45%였던 것이 계속 줄어들어 올해는 겨우 1%에 불과했습니다.

북극 해빙이 여름에도 좀처럼 녹지 않는 오래된 얼음 대신, 지구 온난화에 더욱 취약한 얇은 얼음으로 바뀌고 있는 데 대해, 과학자들의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마르쿠스 렉스 /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 그린란드 북부 해역에서 수년간 축적되었던 두꺼운 얼음이 사라지고 일대가 망망대해로 변했습니다. 북극에도 얼음이 녹거나 곳곳에 구멍이 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40년 전과 비교해 얼음 두께가 절반밖에 안됩니다.]

북극 얼음이 녹는 계절도 점점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여름에 일부 얼음이 녹은 뒤 9월 중순부터 다시 얼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10월 중순은 되어야 얼음이 점차 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다보니, 매해 여름마다 북극 얼음이 추세적으로 감소하다가, 미래에는 아예 자취를 감출 것이란 예상도 나옵니다.

[마르쿠스 렉스 /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 : 북극해의 얼음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태가 계속 된다면, 수십년 내에 북극에서 얼음이 사라지는 시점이 올 것입니다.]

온실가스가 현재대로 계속 배출된다면, 적어도 30년 이내에 얼음 없는 북극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르면 15년 이내에 북극 해빙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다양한 통계적 예측 결과가 최근 나오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 해빙의 실종은 극심한 기상이변과 자연재해의 가능성을 한층 높힙니다.

온실가스 감축에 머뭇거리는 지구촌에 날아온 또 한번의 경고장인 셈입니다.

YTN 함형건[hkhahm@ytn.co.kr]입니다.

리서치 : 신수민
그래픽 : 류종원 이상미
영상편집 : 박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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