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또 잔혹한 성폭행...'천민 계층' 소녀 죽음에 분노 확산

인도에서 또 잔혹한 성폭행...'천민 계층' 소녀 죽음에 분노 확산

2020.10.01. 오전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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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층 ’달리트’ 10대 소녀 성폭행당한 뒤 사망
집 부근 들판에서 상위 계층 4명에게 성폭행당해
잔혹한 폭행으로 신체 마비…입원 2주 만에 숨져
경찰, 유족 동의 없이 소녀의 시신을 서둘러 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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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도에서 10대 소녀가 들판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이 늑장수사에 나서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숨진 소녀가 '달리트'라고 불리는 최하위 계층 출신인데 이들 달리트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행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한 병원 앞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달리트, 즉 '불가촉 천민'으로 불리는 최하층 출신의 10대 소녀가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치료받다 숨져 분노가 폭발했습니다.

유족과 시민 수백 명은 달리트 소녀를 숨지게 한 가해 남성들을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피해 소녀 아버지 : 가해자를 처벌해 딸을 위해 정의를 실현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합니다. 그들을 교수형에 처해야 합니다.]

달리트 소녀는 지난달 14일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 하트라스의 집 근처 들판에서 남성 4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고문 수준의 잔혹한 폭행으로 목과 척추를 심하게 다쳐 신체가 마비돼 뉴델리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2주 만에 숨졌습니다.

가해 남성들은 모두 상위 계층 출신으로 경찰은 사건 발생 열흘 뒤에야 검거에 나섰습니다.

또 경찰은 유족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소녀의 시신을 서둘러 화장해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고질적인 계층 차별에서 비롯된 끔찍한 범행과 경찰의 대응에 격분한 시민들의 항의 시위는 인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마이무나 물라 / 인도 민주여성총연합회 : 우타르 프라데시주는 인도 성폭행의 상징이 됐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인도의 이름으로 성폭행 문화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야쇼마티 다커 / 인도 야당 의원 : 그들은 속이려 애쓰고 있습니다. 옳지 않습니다. 이번 일은 모두 법으로 철저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달리트에 대한 차별과 폭행은 여전합니다.

달리트 인구는 2억 명가량으로 추산되는데 하루에 적어도 4명 이상의 달리트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인도사회의 뿌리 깊은 병폐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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