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8개월 만에 열린 '스가 시대'...새 내각 키워드는 '아베 계승'

7년 8개월 만에 열린 '스가 시대'...새 내각 키워드는 '아베 계승'

2020.09.16. 오후 5: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7년 8개월 만에 일본에서 새로운 총리가 탄생했습니다.

제99대 스가 요시히데 신임 총리는 새 내각과 함께 앞으로의 일본을 이끌어 가게 되는데요.

새 내각의 면면과 앞으로의 과제 알아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오늘 일본 국회에서 열린 총리 지명투표도 압승이었죠?

[기자]
네. 스가 신임 총리는 중의원에서는 68%, 참의원에서는 59%의 득표율로 총리에 공식 선출됐습니다.

오늘 국회 지명 투표는 낮 1시에 시작돼 중의원과 참의원을 거쳐 2시를 조금 넘어 결과가 나왔는데요.

7년 8개월 만에 일본 정치의 얼굴이 바뀌는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스가 신임 총리는 조금 전 일왕의 임명장을 받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잠시 뒤 7시부터 총리로서 첫 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의 국정 운영 방안 등을 밝힌 뒤 새 내각 인사들과의 첫 각료회의도 예정돼 있습니다.

[앵커]
새 내각 명단도 오늘 오후 발표됐는데요.

지금까지 아베 내각에서 일해온 장관들이 상당히 많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오전 아베 내각은 총사퇴를 했고, 새로운 총리 선출에 이어 새 내각이 출범했는데요.

새 내각 20명 중 절반이 넘는 11명이 아베 내각에서 일해온 인물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아침에 사퇴했다가 오후에 다시 취임하는 그런 상황이 된 겁니다.

구체적인 면면을 보면 아소 부총리 겸 재무성 장관, 모테기 외무성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이 유임됐고요.

고이즈미 환경장관과 코로나19 대책을 함께 맡고 있는 니시무라 경제재생장관도 자리를 지켰습니다.

내각의 2인자로 주목받는 가토 관방장관, 방위장관을 지낸 고노 행정개혁담당 장관 등 3명은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다 보니 새로 입각한 사람은 아베 총리의 친동생 기시 노부오 방위장관 등 5명에 머물렀습니다.

또 여성장관은 전체 장관 20명 가운데 10%인 2명뿐이었습니다.

[앵커]
새 내각 인사에 대해 스가 총리는 개혁성 있는 사람을 쓰겠다고 밝혀왔는데요.

결과는 상당히 다른 셈이네요?

[기자]
네. 스가 총리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개혁적인 인물을 등용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내각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첫 내각의 면면을 보면 아베 내각을 계승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의도가 뚜렷이 드러납니다.

새로운 정치와는 거리가 먼, 신선함이 떨어지는 인선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또 당내 7개 파벌 인사들을 세력별로 안배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아베 총리가 속한 당내 최대 파벌 호소다파에 가장 많은 장관 5자리를 내주는 등 비중에 상당히 신경을 쓴 모습입니다.

어제 자민당 당직 인사에서도 자신을 지지한 5개 파벌에 주요 당직을 고르게 한 자리씩 나눠줬습니다.

특히 올해 81살인 니카이 간사장을 유임시키는 등 당4역의 평균 나이가 71살입니다.

이에 대해 인터넷을 중심으로 '자리 나눠 갖기'라는 비판과 함께 일본은 언제까지 이런 '어르신 정치'에 머물러야 하느냐는 한탄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가 신임 총리가 자신을 총리로 만들어 준 주요 파벌에게 끌려갈 것인가 아니면 자신이 끌고 갈 것인가가 국정 운영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