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상' 안 거친 코로나 백신 논란 ..."안전성 우려"

'3상' 안 거친 코로나 백신 논란 ..."안전성 우려"

2020.08.13. 오후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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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으로 기록된 '스푸트니크 1호'

1957년 옛 소련이 쏘아 올린 지름 58cm의 작은 쇳덩이는 세계 일류를 자부하던 미국에 큰 충격을 주며 본격적인 우주 경쟁을 촉발했습니다.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 이번엔 러시아가 손가락 두 마디 만한 약병으로 미국의 자존심을 또다시 건드렸습니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며 공식 등록한 겁니다.

이름은 '스푸트니크V'입니다.

그러나 임상시험도 제대로 마치지 않은 걸로 알려져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맹물 백신'이라는 비아냥도 나옵니다.

러시아는 경쟁심에서 나온 깎아내리기라고 일축하며 계획대로 백신 생산과 접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김형근 기자입니다.

[기자]
통상 백신은 수천에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3차례의 임상시험을 거친 뒤 등록됩니다.

그런데 러시아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은 겨우 수십 명을 상대로 임상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나마 2상 결과는 공개되지도 않았고 최종단계인 3상은 아직 거치지도 않았습니다.

때문에 효능과 안전성 모두 검증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아메시 아달자 / 존스홉킨스대 교수 : 이 백신이 얼마나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를 알기 전에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이클 헤드 / 사우스햄프턴대 수석연구원 : 수십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백신을 승인하기에는 너무 이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런 지적을 근거없는 비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미국과 유럽 여러 나라가 경쟁심에서 러시아의 우수한 기술력을 깎아내리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첫 백신이 앞으로 2주 안에 생산돼 의료진 등에게 먼저 접종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키릴 드미트리예프 /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대표 : 10월부터는 러시아에서 대규모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자발적인 차원에서 이뤄질 것입니다.]

러시아는 또 20개국으로부터 10억 회 분량의 사전 주문도 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에 러시아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 임상시험기구연합은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임상시험이 끝날 때까지 백신 승인을 유예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푸틴 정권이 코로나19로 뒤숭숭해진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선전 도구로 사용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YTN 김형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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