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명 검사에 41명 양성...日 감염자 수 대폭발 가능성

74명 검사에 41명 양성...日 감염자 수 대폭발 가능성

2020.03.26. 오후 3: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日 정부 "코로나19 대책본부 곧 설치"
日 전문가회의 "일본 내 감염 만연 가능성 높다"
어제 하루 도쿄 환자 41명 증가…집계 이후 최대 규모
AD
[앵커]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며칠 새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난 도쿄는 도지사가 '도시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했는데요.

감염이 만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 보고서를 바탕으로 일본 정부 차원의 대책본부가 곧 설치될 예정입니다. 도쿄 이경아 특파원!

오비이락 같기도 한데요.

올림픽 연기 결정 이후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서두르는 모습이네요?

[기자]
오늘 낮 일본 정부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코로나19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정부 차원의 대책본부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방침이 나온 것은 '코로나19가 일본 내에 만연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전문가회의 보고서를 정부가 확인했기 때문인데요.

이런 보고서 내용은 어제 도쿄도지사가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내용과도 일치합니다.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긴급기자회견에서 환자 수가 일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41명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도쿄 전체 환자 수는 210여 명, 일본 전체로도 2천 명을 넘어섰는데요.

문제는 전체 환자 가운데 절반이 어디서 어떻게 감염됐는지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라는 겁니다.

도쿄도지사는 이번 주말이 폭발적인 감염 증가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부터 사흘간 일본은 연휴였는데요.

이 때 벚꽃놀이 등으로 외출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 감염이 확산했을 가능성이 높고 잠복기를 거친 환자가 이번 주말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도쿄도지사는 지금과 같은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 환자 수가 급증해 도시 봉쇄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런 발표가 나오자 어젯 밤부터 도쿄 내 슈퍼마켓 등에는 미리 생필품을 확보해두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큰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일본은 다음 달부터 신학기도 시작되는데 이런 상황 속에 가능할까요?

[기자]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도쿄가 특히 위험하다고 보는 이유가 바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130여 개 대학이 몰려 있다는 겁니다.

젊은이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상대적으로 가벼운 증세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감염된 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생활하면서 바이러스를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코이케 도쿄도지사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한 달 휴교에 들어갔던 초, 중, 고등학교도 다음 달 정상 수업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하나 도쿄가 특히 위험한 이유는 가나가와, 사이타마 등 주변 도시에서 도쿄로 통학이나 출퇴근 하는 사람이 하루 291만 명이나 된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도쿄를 막지 못하면 인근 지역, 넓게는 일본 전역으로 감염이 폭발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도쿄 뿐 아니라 인근 지역 지사들도 주민들에게 주말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오늘 낮부터 계속 생방송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도쿄는 세계적인 대도시인데 지금까지 환자 수가 지나치게 적게 집계된 것이 오히려 이상한데요.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그건 검사 수가 절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도쿄도 발표에 따르면 어제 하루 검사를 받은 사람은 74명에 불과했습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41명이 양성으로 나타난 건데요.

일본은 증상이 있으면 일단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확인을 받은 뒤 병원에서 의사 진찰을 받습니다.

그때 의사가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면 비로소 정해진 의료기관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받게 되는데요.

일본 의사회는 이런 검사 체계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검사 단계를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코로나19 환자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의료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는 겁니다.

감염증에 대응할 특수 병실이 200개가 채 안되고 의료진에게 필요한 방호복, 소독액, 그리고 마스크까지 필수장비가 크게 부족한 상태인데요.

일본에서는 이런 상황 속에 감염 환자를 받으면 의료진이 감염돼 진료가 마비되는 이른바 '의료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습니다.

검사 수를 늘리면 확진자가 늘 게 분명하고 환자를 다 수용하자니 병원은 준비가 안 돼 있어 결국 소극적인 검사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이경압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