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하선자 감염 후폭풍...의료진 '부적절 대우' 지적

19일 하선 日 60대 여성 감염 확인
지난 14일 검사 후 음성 판정…19일 하선
21일 고열 증세…병원 이송 후 양성 확인
14-19일 사이 선내 감염 가능성 제기
일본인 하선자 970명…지역사회 확산 우려 커져

[앵커]
일본에서는 음성판정을 받고 배에서 내려온 60대 여성의 감염 사실이 드러난 뒤 후폭풍이 거셉니다

지역 감염에 대한 일본 사회의 불안도 커지고 있는데, 현지 상황 알아봅니다. 이경아 특파원!

지난주 귀국한 호주 승객 2명에 이어 문제 없다는 판정을 받고 하선한 60대 일본 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죠?

어떻게 확인된 겁니까?

[기자]
하선 첫 날인 지난 19일 배에서 내려간 60대 일본 여성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여성은 남편과 함께 배에 머물다 지난 14일 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돼 19일 집으로 돌아갔는데요.

이틀 뒤인 21일 이 여성은 39도 가까운 고열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간 뒤 최종적으로 양성 반응을 받았습니다.

검사를 받은 14일부터 배에서 내린 19일까지 이 기간 동안 선내 감염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미 귀가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일본인 탑승객이 970명에 달해 지역 사회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현장에 있던 승객과 의료진을 바라보는 일본 사람들의 심경도 복잡한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 의료단체에서 이례적으로 성명을 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일본재해의학회는 이번 사태 이후 현장 대응에 나선 의료진들이 부적절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성명을 냈습니다.

현장에 다녀온 의사나 간호사들을 마치 '세균'처럼 취급한다며 이에 항의하는 내용을 담았는데요.

학회 측은 의료진 가족들이 다니는 보육원이나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보내지 말라고 요구하거나 현장에 다녀온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염을 각오하고 현장에 들어간 의료진이 없었다면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었을텐데요.

그만큼 이번 상태를 접하는 일본 사람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앵커]
초기 대응 실패에 이어 선내 방역, 하선 조치까지 문제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하선자 중 검사를 아예 받지 않은 채 내려온 사람들 23명이 확인됐고, 배에서 일하다 온 공무원 41명이 하선 후 검사를 받지 않아 문제가 됐습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인데요.

이와 관련해 가토 후생성 장관은 어제 밤 늦게 기자회견을 자청해 깊이 반성한다고 국민에게 사과했습니다.

정부 책임론이 제기될 때마다 최선을 다했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해 온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이번 사태 대응을 놓고 감염자가 나온 지역의 자치단체장들도 잇따라 정부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고, 정치권의 비판도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오늘 아침 NHK 토론 프로그램에서도 기시다 자민당 정조회장이 정부 대응과 관련해 야권의 맹공격을 받았는데요.

당장 정부가 공언했던 마스크 공급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 이번 사태가 아베 정권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이경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