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넓은세계] WHO, 중국 앞에서만 작아지는 이유는?

[더뉴스-더넓은세계] WHO, 중국 앞에서만 작아지는 이유는?

2020.02.14. 오후 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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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재윤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국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 WHO가 연일 중국 편을 들고 있습니다. 특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친중 발언을 이어가면서 사무총장 퇴진 요구 목소리가 나오는 등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유독 중국 앞에서 작아지는 WHO. WHO와 중국은 무슨 관계인 걸까요? 알수록 볼수록 더 넓은 세계,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원곤]
안녕하세요.

[앵커]
코로나19 대응을 두고 WHO가 중국보다 오히려 더 욕을 많이 먹고 있어요. 중국 편을 든다, 그런 비판을 계속 받아오고 있죠?

[박원곤]
그렇습니다. 그런 비난을 받을 만한 여지를 충분히 줬다고 생각되고요. 지금 말씀하신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금 발언이 나옵니다마는 상당 부분 친중 발언입니다. 특히 1월 22일 회의 같은 경우는 중국 내에서 비상사태지만 국제적으로는 아니다. 이미 확산이 다 되고 있는데 사실과 다른 얘기를 했고요. 특히 1월 28일날 시진핑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을 믿는다. 그리고 과단성 있는 조치를 평가한다. 이미 국제사회에는 중국의 조치가 늦었다라고 비판을 하는 그런 상황도 있었고요. 가장 최근 이번 달 12일날 중국은 바이러스 확산 늦추는 데 좋은 역할을 많이 했다. 전반적으로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거랑은 굉장히 다른 얘기를 하고 있어서 이렇게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까지 중국을 의식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박원곤]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고요. 일단은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2017년 선거에 나섰을 때 중국이 적극적으로 지원을 했습니다. WHO 자체에 향후 10년간 우리돈으로 10조 원, 그러니까 매년 1조 원씩을 기부하겠다. 엄청난 액수를 약속했었고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의 출신 국가가 에리트레아인데 이게 에티오피아에서 93년에 독립한 국가입니다. 에티오피아 같은 경우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 특히 중국의 핵심 국가거든요. 중국이 무려 지난 꽤 오랜 기간 17조 원을 투자한 핵심 국가이고 또 여기 출신이기 때문에 당시 17년에 있었던 선거운동에 중국 외교관들이 직접 뛰었다, 그런 얘기들도 들리고 그럽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친중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어떤 사람인지 좀 살펴봐야 되겠는데. 조금 전에 저희가 그래픽을 통해서 정리를 해 드렸습니다마는 에티오피아에서 보건장관도 했었어요.

[박원곤]
보건장관도 했고 외무장관도 했고 WHO 사무총장으로는 처음 아프리카 출신, 최초 아프리카 출신이고 또 의사 출신이 아닌 것도 처음입니다. 여러 가지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요. 본인은 말씀드린 것처럼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는데 에리트레아가 독립을 하는 바람에 지금 국적은 에리트레아로 돼 있고 영국에서 보건학과 면역학으로 박사를 받았고 그다음에 정부에서 그만큼 일을 했죠. 그래서 나름대로의 역량은 어느 정도 있다, 경험은 있다고 하는데 일단은 의사 출신이 아니고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2017년 선거에서 당시 에볼라의 특사를 맡았던 영국 감염병 의사 나바로스라고 있습니다.

굉장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감염병 전문의인데 둘이 2파전을 벌였거든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바로스가 좀 더 능력이 있지 않은가 했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10조 원을 내겠다 그러면서 아주 공개적으로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 당시 후보를 지지하는 바람에 결국은 사무총장에 당선된 거죠.

[앵커]
중국의 눈치를 보는 데 이런 배경이 있다는 건데 그럼 이전에도 국제 이슈가 터졌을 때 WHO가 중국 편을 눈에 띄게 들어준 적이 있습니까?

[박원곤]
그 전 이슈는 별로 없었다고 보이고요. 전반적으로 지금 국제기구의 움직이는 여러 가지 형태를 보면 중국이 굉장히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이 어떻게 보면 미국의 공백을 지금 중국이 쥐고 있다고 보이거든요. 아시다시피 트럼트 대통령은 UN에 대해서 굉장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본인이 당선된 후에 UN에서 내고 있는 지원금. 미국이 사실 전체 UN 예산의 22%를 내고 있는데 그중의 6억 4000만 달러, 적잖은 돈을 삭감했거든요. 그만큼 UN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고. 특히 WHO에 대해서는 이번 회계연도 21년에 50% 예산을 미국이 내고 있는 걸 삭감하겠다까지 얘기했습니다. 그 틈새를 지금 파고들어서 중국이 UN에서 여러 가지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고요. 우리가 얘기하는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외에도 네 군데의 UN 산하기관의 수장을 지금 중국이 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거브러여수스 같은 경우 중국의 재정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다고는 보는데 또 에티오피아도 중국으로부터 막대한 원조, 또 부채를 갖고 있다고 하던데 이것도 연관이 있다고 봐야 되나요?

[박원곤]
연관이 있죠. 당연히 연관이 있다고 생각되고. 특히 에티오피아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 중 핵심국가입니다. 그것을 통해서 중국이 우리가 다 아는 것처럼 세계로 팽창하고 있고 이른바 일대일로 사업도 하고 있고 특히 지난10여 년간 아프리카의 개발협력이라는 명목이지만 사실상은 투자를 하고 있었죠. 그래서 많은 이익도 다시 갖고 오는 그런 형태로 있는데 그 핵심 국가가 바로 에티오피아입니다. 에티오피아 출신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는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게 강대국에 경제적으로 속박을 받고 있는 약소국 출신이 국제기구의 수장이 됐을 때 지금 나타나는 현상을 우리가 보고 있다. 그러니까 결국은 중국이 사실상 WHO를 좌지우지하는 그런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거브러여수스는 에티오피아 출신이기는 하지만 에리트레아라고 다시 독립한 나라에 소속돼 있잖아요. 그런데 에리트레아하고 에티오피아하고 관계는 어떻습니까?

[박원곤]
독립을 했지만 역시 아프리카의 가장 최빈국 중 하나고요. 중국의 영향력 하에 전체적으로 놓여있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어쨌든 지금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여론은 좋지 않습니다. WHO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 아닙니까?

[박원곤]
그렇습니다. 청원 사이트가 있는데 물론 강제성은 없는데요. 거기에 지난주 기준으로 거의 40만 가까이 WHO의 거브러여수스가 사퇴해야 된다라고 얘기를 합니다. 2022년이 임기가 보장이 돼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WHO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퇴 목소리가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실질적으로 사퇴를 하지는 않겠죠. 지금 이 청원 사이트가 강제성이 있는 건 아니고. 그런데 다만 전체적으로 말씀드린 것처럼 국제기구가 과연 이걸 중립적으로. 매우 저는 심각한 문제다라고 보이는 게 WHO나 UN의 모든 기구가 그렇습니다마는 각 국가가 자국의 이익에 따라 많이 움직이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제한하고 세계적으로 가장 무엇이 좋은가. 이른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이자 하는 것이 UN의 기본 정신이고 그곳에 있는 WHO를 비롯해서 여러 기구들이 그 역할들을 해 줘야 되는데 지금 특정 국가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이니까 그러면 앞으로 더 이런 국제기구의 국제협력이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그런 게 우려가 됩니다.

[앵커]
WHO, UN 산하 국제기구인데요. 미국이 WHO에 대한 지원을 많이 줄였다고요?

[박원곤]
그렇습니다. 전체적으로 회계연도 21년부터 해서 말씀드린 것처럼 50% 줄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UN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적인 목소리를 연 3년째 내고 있습니다. 매년 9월에 UN총회가 있는데 취임했던 2017년 9월부터 작년 9월까지죠. 3번 다 UN에 가서 연설을 했습니다만 그 연설에서 뭐라고 얘기했냐면 UN의 필요성을 굉장히 낮추는, UN 존재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그런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각 국가는 주권이 매우 중요하고 미국은 미국의 주권을 찾아서 이득을 찾아갈 테니까 다른 국가들도 다 그렇게 해라. 이건 트럼프 대통령이 흔히 말하는 미국 우선주의이기는 한데요.

이걸 UN에서 했다는 게 의미가 있죠. 왜냐하면 UN은 말씀드린 것처럼 각 국가의 주권을 어느 정도 제한하는 대신에 평화와 번영, 안정을 갖고 오겠다고 뭉친 조직 아닙니까? 그 조직에 가서 각각 개별 국가는 각국의 이익을 쫓아가라 하는 것은 사실 UN을 부정하는 그런 얘기거든요. 그래서 지금 전체적으로 예산도 미국이 왜 다 대느냐 하는 식으로 예산을 깎고 있고 그 틈 사이를 오히려 영향력을 넓히고자 하는 중국이 적극적으로 들어가면서 일단 분담금이나 그런 기부금을 통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중국 내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어쨌든 WHO가 이렇게 지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확진자나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대응을 두고 시진핑 체제에 대한 불만도 상당한 것 같아요. 지금 상황이 어떻습니까?

[박원곤]
그렇습니다. 객관적으로 알려진 사실만 놓고 우리가 보더라도 12월 초에 이미 확진자가 나왔는데 중국이 계속 부인을 하다가 1월 20일날 결국은 인정을 하고. 그래서 사실 7주 가까이 기회를 놓쳤다라고 많이 얘기하지 않습니까? 특히 우한 전체 도시를 봉쇄하기 바로 전날 시진핑 주석이 전체회의를 했는데요. 그 회의에서 전혀 코로나19에 대해서 얘기가 없었고 그리고 오히려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는 샤오캉사회라는 게 있습니다. 중산층 사회. 중산층이 다 잘살 수 있는 사회. 그것을 추진하겠다라는 얘기를 했거든요.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우한 지역을 전체 봉쇄했고. 그러니까 중국 사람들. 중국은 사실 아시다시피 여러 가지 정보가 상당히 통제가 됩니다. 그럼에도 지금 계속 흘러나오는 이유가 과연 시진핑 주석이 한 게 뭐가 있느냐. 이걸 계속 정보를 숨기고 감추지 않았느냐 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들리고 있죠.

[앵커]
코로나19를 처음으로 알린 리원량이라는 의사가 얼마 전에 숨지지 않았습니까? 또 천추스 시민기자가 또 실종되면서 중국 내에 시진핑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품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상당한 위기 아닌가 싶어요.

[박원곤]
글쎄요, 상당한 위기가 될 수 있고 이미 위기에 접어들었다고도 판단됩니다. 일단 시진핑 주석이 이 문제에 대해서 현지 지도, 그러니까 현지에 가서 직접 모습을 보인 게 지난주에 처음으로 그것도 북경에서 모습을 보였고요. 리커창 총리는 계속 움직였었죠. 그런데 리커창 총리의 뒤에 있었다라는 얘기가 계속 들리고. 그리고 말씀드린 것처럼 상당한 정보를 중국 정부가 얘기 안 하고 또 굉장히 시급하고 많이 확대가 돼서 심각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시진핑 주석이 직접적으로 나서지 않은 모습들이 보였거든요.

그래서 지금 많이들 얘기되고 있는 게 체르노빌 원전 당시 소련 기억들 하실 것 같은데요. 1986년이었죠. 그리고 나서 그 당시에 소련의 당국도 다 음폐하고 제대로 조치를 안 해서 결국 5년 후에 소련이 붕괴되는 형상이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런 식의 일당체제니까 사실 중국도. 정보가 제대로 공유가 안 되는 것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걸 시진핑 체제와 연계해서 앞으로의 위험성을 얘기하는 그런 목소리들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문제에 대해서 미국 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향후에 미중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박원곤]
미중 관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것 같고요. 일단 1차적으로 미국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인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죠. 특히 지금 중국과의 관계가 안 좋은 상태에서 중국이 이렇게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하는 모습들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요. 지난주인가요, 드디어 WHO의 국제조사단을 중국이 수용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미국 전문가는 한 명도 안 들어간 그런 상황이 왔고. 또 미국의 입장에서는 아시겠지만 얼마 전에 1차 미중 간 무역협정을 맺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따르면 중국이 적잖은 미국의 농산물을 수입을 해야 되는데 지금 중국 입장에서는 굉장히 곤혹스럽죠. 전체적으로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인데. 그럼에도 미국에서는 이것을 제대로 수입을 해라라는 압박이 있어서 관계가 썩 좋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코로나19를 놓고도 미중 간의 갈등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겠네요.

알수록 볼수록 더 넓은 세계,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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