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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놓인 사이 중국과 러시아가 UN의 대북제재 중 일부를 풀어주자고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즉각 일축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같이 나선 만큼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오늘 새벽에 초안을 제출했다고 하는데요. 이게 어떤 내용인가요? 일단 그 내용을 짚어볼까요?
[신범철]
내용은 크게 세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화면에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일단 남북 간 철도 도로 연결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자.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것과 같은데요.
이건 면제예요. 왜냐하면 안보리에서 어떻게 보면 그간의 제재에서 이러한 사회 간접자본 시설은 면제만 받으면 해 줄 수 있어요. 가장 쉬운 단계로 시작할 수 있는 거죠.
그다음에 2번과 3번, 그러니까 해산물, 섬유 수출 금지 해제와 노동자 송환 시한 폐지는 UN 안보리 결의 2397, 가장 마지막 2017년 12월에 만들어진 결의인데 이것을 부분적으로 해제해 주자는 거죠.
그럼으로 해서 북한에게 먼저 인센티브를 줘서 비핵화 대화에 다시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자고 하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아직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기 때문에 이걸 먼저 해 줄 경우 다음 단계의 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서 외교적 기회를 살려가자, 그런 취지에서 제안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1, 2, 3번 이렇게 있는데 1번이 사실 현실적으로 보면 제일 쉬운 부분일 수도 있고. 현실성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신범철]
사실은 저게 왜냐하면 저 내용은 다른 안보리 결의에 있어요. 조금 더 일찍 나왔어요. UN 안보리 결의 2375호에 들어 있는 내용인데 북한과의 모든 합작사업을 금지해요.
그런데 사회간접자본으로서 이윤을 창출하는 게 아니면 안보리의 승인을 얻어서 추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요.
그러니까 철도 연결 사업은 사회 간접자본이고 그것 때문에 면제 승인만 받으면 바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그것을 먼저 시작하자.
사실 이 부분은 우리 정부도 작년부터 동북아 철도 연결 사업, 정부에서 계속 주장했잖아요. 철도 공동체 이야기하면서. 아마 그러한 부분을 중국과 러시아가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특히 남북 종단 철도 같은 경우는 시베리아 횡단철도하고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요. 사실 각국 사이에 연구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중국과 러시아가 저런 제안을 하게 된 것은 지금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상당히 심상치 않은 분기점인데 여기 국제 무대에 중국과 러시아가 저런 안을 가지고 뛰어든 거거든요. 속내가 뭘까요?
[신범철]
기본적으로 한반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긴장이 지나치게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막자는 취지에서 선제적으로 타협안을 제시한 거죠.
그런데 이것을 미국이 받는 게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데 현실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의 입장이 다른 거죠.
중국은 핵무기가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 않고 있고 미국은 잠재적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위협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양보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고.
결국 안보리에서 논의되지만 통과는 되지 못할 것이고 아마 중국과 러시아도 그 부분을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미국이 반대해서 이것을 통과하지 않는다면 그다음에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는 미국과 약간 궤를 달리 할 수 있다. 그러한 명분 쌓기용으로 이런 것을 제안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결국에는 명분 쌓기용이다. 어차피 미국이 비토를 행사하면 저건 통과될 수 없는 거니까요.
하여튼 중국과 러시아의 변수가 등장하기는 했습니다마는 지금 한반도 정세하고는 사실 직접 관련된 건 아니겠습니다마는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협력하는 분위기도 있었어요.
천연가스관을 만들어서 서로 에너지 협력 사업을 한 거죠.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대항하는 모양새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도 주목해 봐야 되는 건가요?
[신범철]
큰 틀에서는 중러 대 미국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과 러시아 각각이 미국을 상대하기에는 자신들의 국력이 못 미치니까 중국과 러시아 간 전략적 협력을 하는 거죠.
그러면서 유럽의 문제에 있어서는 러시아의 목소리를 중국이 지지해 주고 동아시아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의 입장을 러시아가 지지해 주는 실질적인 협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7월달에도 중러가 공동으로 공중훈련을 하면서 우리 카디즈를 같이 침범한 적도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해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러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러한 제재 완화 조치도 제안되었다, 이렇게 평가됩니다.
[앵커]
서로 각 사건들이 맞물려 있는 거군요. 지금 한반도로 다시 시선을 돌려서요. 오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당초 3시 반이면 서울을 떠날 예정입니다.
한국을 떠날 예정이니까. 조금 뒤면 떠날 셈인데요. 북한으로부터는 화답이 없는 상태고. 이렇게 되면 사실상 빈손으로 떠나게 되는 것인데 이른바 연말 시한을 앞두고 사실상 북미 간에 대화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되면 점점 더 사실 상황이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이런 관측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신범철]
안타깝지만 마지막 외교적 시도라고 봤는데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돌아가는 거죠. 아마 어제 10시 20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비건 대표가 약간 강도 높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것은 아마 오전까지, 9시까지는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북측에서 답이 안 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번 한국 방문에서 북측을 만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서 언급을 한 것 같고.
이제 북한도 비건 대표를 만나지 않은 만큼 결국 자신이 이야기했던 새로운 길을 무언가 보여줄 겁니다.
아마 이번 주 말부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해서 새로운 전략 노선을 발표하겠죠.
그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할 수도 있고 또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의로서 그것을 내보낼 수도 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인공위성 발사라든가 또는 군사적 도발을 시사할 수 있는 거고요.
그렇게 되면 미국의 상응 조치와 맞물려서 한반도의 긴장이 내년 초부터 조성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데요.
외교적 노력은 항상 과거에도 돌아보면 어느 정도 대화가 진행되다 결렬되면 긴장기가 있고 그 긴장이 고조되다 보면 서로의 필요에 따라서 새로운 라운드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안 하나하나에 우리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흐름 자체가 한반도에서 비핵 평화라는 원칙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많은 나라들이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되는데 지금 당장에는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그리고 북한을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해서 미국은 보다 가시적인 보장조치를 그리고 북한도 보다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만드는 그러한 합의를 해 나가야죠.
[앵커]
사실 양측 간에 접점을 찾아야 되는데 비건 대표도 사실 이번에 서울에 와서 유연성을 상당히 강조했어요. 유연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지만.
최근에 북한 쪽이 미국에 기대하는 몇 가지 사항을 보면 두세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으로 들어가는 게 역시 과거에도 계속 주장해 온 겁니다마는 군사훈련 중단 부분도 들어가 있는 것 같고요.
사실 그 정도는 미국이 선물로 줄 수 있지 않나요?
[신범철]
저희가 10월 5일날 했었던 스톡홀름 실무협상 거기에서 미국의 제안을 볼 필요가 있는데 이번에 비건 대표도 이야기했지만 미국은 유연하게 북한이 요구하는 싱가포르 4개 사항 합의에 대해서 줄 준비가 돼 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냐. 관계 개선, 연락사무소 정도 할 수 있고 종전선언도 할 수 있고 연합군사훈련 중단할 수 있고. 다만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영변만 이야기하지 말고 그밖의 시설까지 신고는 해 달라 이렇게 비핵화 조치의 가시성을 요구한 거죠.
그런데 북한은 그거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제재 완화 부분에 있어서 스톡홀름에서 미국이 제안한 것은 3년간 유예였어요.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것보다 미국이 제안했던 내용이 조금 더 범위가 넓어요. 이번에는 수산물과 노동자 송환 그리고 섬유제품 수출 그런 것이 제안됐는데 당시에 보도를 보면 미국이 제안했던 것은 북한의 광물자원, 석탄과 철광석까지 포함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범위는 넓은데 3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북한한테는 부담이 됐을 거예요.
왜냐하면 3년이 지나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자연히 그것이 복원되도록 미국이 제안했다고 하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서로 합의가 안 맞는 거죠.
따라서 다음 라운드에서 협상을 한다면 어떠한 보상 조치를 북한이 만족할 수준으로 해 줄 것인가가 미측에서부터 제기가 되어야 되는 거고 다른 한편으로 북한으로부터는 영변만이 아니라 영변 이상의 시설을 신고를 하게 된다면 북한은 어떠한 제재 완화를 원한다는 것을 서로 솔직하게 논의하고 거기에서 접점을 찾아야 된다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그 수준의 논의가 안 돼 있는 거죠.
[앵커]
사실 연말 시한이 지나더라도 내년 가면 미국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고 정치 일정상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줄 만한 게 별로 없어질 것이다, 이런 관측도 많습니다.
사실 12월이 넘어가게 되면 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신범철]
현실적으로는 조금씩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서서히 바꾸는 것 같아요.
지난달까지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서 자기가 북한이 핵실험도 하지 않고 미사일 실험도 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번 달부터는 북한이 미국 대선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또 오늘 새벽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움직임이 있는데 그걸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북한의 도발을 예방하고자 하는 쪽으로 방향을 옮겨가고 있는데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볼 겁니다. 좋은 거래, 굿딜이냐. 나쁜 거래, 배드딜이냐.
그러면 자기 기준으로 굿딜을 얻어내지 않으면 차라리 북한 문제는 덮어두고 가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시간이 너무 적다는 게 안타까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12월의 기회가 넘어가면 내년 2월부터는 민주당 경선이 본격 시작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이런 외교적 사안에서 국내 정치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고 북한 문제에 대한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든다, 그 부분이 북핵 협상과 관련해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와 만났습니다. 어떤 협의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건가요?
[신범철]
우리 정부는 계속 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중러가 선제적으로 제안한 제재 완화, 북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서 대화를 이어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
미국의 입장은 그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는 한미 공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틀을 유지하고 가능하면 주변국과의 공조를 통해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로 안 가게 막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도발을 하겠다고는 이야기하지 않았거든요.
따라서 북한의 새로운 길이 자력갱생을 넘어서서 오늘 아침에 북한이 새로운 말을 했더라고요. 김정은 위원장의 금수산 기념궁 참배 과정에서 마지막 말이 자력 부흥과 자력 번영이었어요.
아마 그게 새로운 길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 같은데 그러한 경제적 부분만 강조하고 도발을 덜 강조하게 함으로써 추가적인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막는다면 새로운 라운드의 협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앞서 걱정했던 것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다.
그러면서 외교적 기회를 이어가야죠.
[앵커]
지금 중국 변수도 있습니다마는 오는 23일날 문 대통령이 중국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과 만났을 때 중국 변수를 지렛대로 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여지도 있는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신범철]
저는 그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적어도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고 상황을 관리하게만 하면 외교적 기회는 다시 찾아올 수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시진핑 주석에게 강력하게 전달하고 그 부분은 사실 한국과 중국이 같은 이해관계를 갖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중국이 북한이 새로운 길을 발표함에 있어서 군사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도록만 만든다면 그러면 상당히 성공적인 한중 정상회담이라고 볼 수 있고 그것을 위해서 발 빠르게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실 연말 시한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이 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아까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직접적인 군사적 도발까지는 안 갈 수도 있다.
미국을 최대치로 자극하지는 않고요. 그러면서도 북한이 자신들의 명분을 살리고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그런 구체적인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신범철]
그러니까 ICBM이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서는 레드라인이라고 하겠죠, 금지선. 그 아래 정도로 해서 북한도 체면을 차리고 추가 도발을 안 하는 게 관건인 거죠.
그렇게 보면 인공위성 발사라든가 IRBM, 중거리 미사일이나 SL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이 정도로만 북한이 멈추게 한다면 저는 그다음에 외교적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이 바로 ICBM으로 가면 미국으로서도 대응 조치를 할 것이다. 따라서 12월달에는 중간 단계로서 이것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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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에 놓인 사이 중국과 러시아가 UN의 대북제재 중 일부를 풀어주자고 처음으로 공식 제안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그럴 시기가 아니라고 즉각 일축했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같이 나선 만큼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보리에서 중국과 러시아,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오늘 새벽에 초안을 제출했다고 하는데요. 이게 어떤 내용인가요? 일단 그 내용을 짚어볼까요?
[신범철]
내용은 크게 세 가지를 담고 있습니다. 화면에 보여주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일단 남북 간 철도 도로 연결 사업을 우선적으로 시행하자. 지금 화면에서 보시는 것과 같은데요.
이건 면제예요. 왜냐하면 안보리에서 어떻게 보면 그간의 제재에서 이러한 사회 간접자본 시설은 면제만 받으면 해 줄 수 있어요. 가장 쉬운 단계로 시작할 수 있는 거죠.
그다음에 2번과 3번, 그러니까 해산물, 섬유 수출 금지 해제와 노동자 송환 시한 폐지는 UN 안보리 결의 2397, 가장 마지막 2017년 12월에 만들어진 결의인데 이것을 부분적으로 해제해 주자는 거죠.
그럼으로 해서 북한에게 먼저 인센티브를 줘서 비핵화 대화에 다시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자고 하는데 미국의 입장에서는 아직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기 때문에 이걸 먼저 해 줄 경우 다음 단계의 협상이 어렵다는 입장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이러한 조치를 통해서 외교적 기회를 살려가자, 그런 취지에서 제안을 한 것 같습니다.
[앵커]
1, 2, 3번 이렇게 있는데 1번이 사실 현실적으로 보면 제일 쉬운 부분일 수도 있고. 현실성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신범철]
사실은 저게 왜냐하면 저 내용은 다른 안보리 결의에 있어요. 조금 더 일찍 나왔어요. UN 안보리 결의 2375호에 들어 있는 내용인데 북한과의 모든 합작사업을 금지해요.
그런데 사회간접자본으로서 이윤을 창출하는 게 아니면 안보리의 승인을 얻어서 추진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요.
그러니까 철도 연결 사업은 사회 간접자본이고 그것 때문에 면제 승인만 받으면 바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과 러시아가 그것을 먼저 시작하자.
사실 이 부분은 우리 정부도 작년부터 동북아 철도 연결 사업, 정부에서 계속 주장했잖아요. 철도 공동체 이야기하면서. 아마 그러한 부분을 중국과 러시아가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제안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특히 남북 종단 철도 같은 경우는 시베리아 횡단철도하고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고요. 사실 각국 사이에 연구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쨌든 중국과 러시아가 저런 제안을 하게 된 것은 지금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상당히 심상치 않은 분기점인데 여기 국제 무대에 중국과 러시아가 저런 안을 가지고 뛰어든 거거든요. 속내가 뭘까요?
[신범철]
기본적으로 한반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에 긴장이 지나치게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중국과 러시아는 그런 상황을 막자는 취지에서 선제적으로 타협안을 제시한 거죠.
그런데 이것을 미국이 받는 게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데 현실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와 미국의 입장이 다른 거죠.
중국은 핵무기가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보지 않고 있고 미국은 잠재적으로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위협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양보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고.
결국 안보리에서 논의되지만 통과는 되지 못할 것이고 아마 중국과 러시아도 그 부분을 알고 있을 겁니다.
다만 미국이 반대해서 이것을 통과하지 않는다면 그다음에 중국과 러시아의 행보는 미국과 약간 궤를 달리 할 수 있다. 그러한 명분 쌓기용으로 이런 것을 제안했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앵커]
결국에는 명분 쌓기용이다. 어차피 미국이 비토를 행사하면 저건 통과될 수 없는 거니까요.
하여튼 중국과 러시아의 변수가 등장하기는 했습니다마는 지금 한반도 정세하고는 사실 직접 관련된 건 아니겠습니다마는 최근에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 협력하는 분위기도 있었어요.
천연가스관을 만들어서 서로 에너지 협력 사업을 한 거죠. 그 자체가 어떻게 보면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에 중국과 러시아가 손을 잡고 대항하는 모양새다 이런 얘기도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도 주목해 봐야 되는 건가요?
[신범철]
큰 틀에서는 중러 대 미국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죠. 말씀하신 것처럼 중국과 러시아 각각이 미국을 상대하기에는 자신들의 국력이 못 미치니까 중국과 러시아 간 전략적 협력을 하는 거죠.
그러면서 유럽의 문제에 있어서는 러시아의 목소리를 중국이 지지해 주고 동아시아 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의 입장을 러시아가 지지해 주는 실질적인 협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7월달에도 중러가 공동으로 공중훈련을 하면서 우리 카디즈를 같이 침범한 적도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해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중러 간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러한 제재 완화 조치도 제안되었다, 이렇게 평가됩니다.
[앵커]
서로 각 사건들이 맞물려 있는 거군요. 지금 한반도로 다시 시선을 돌려서요. 오늘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당초 3시 반이면 서울을 떠날 예정입니다.
한국을 떠날 예정이니까. 조금 뒤면 떠날 셈인데요. 북한으로부터는 화답이 없는 상태고. 이렇게 되면 사실상 빈손으로 떠나게 되는 것인데 이른바 연말 시한을 앞두고 사실상 북미 간에 대화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는 것 아니냐.
이렇게 되면 점점 더 사실 상황이 어려워지는 거 아니냐, 이런 관측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신범철]
안타깝지만 마지막 외교적 시도라고 봤는데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돌아가는 거죠. 아마 어제 10시 20분에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스티븐 비건 대표가 약간 강도 높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그것은 아마 오전까지, 9시까지는 기다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북측에서 답이 안 왔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이번 한국 방문에서 북측을 만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서 언급을 한 것 같고.
이제 북한도 비건 대표를 만나지 않은 만큼 결국 자신이 이야기했던 새로운 길을 무언가 보여줄 겁니다.
아마 이번 주 말부터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개최해서 새로운 전략 노선을 발표하겠죠.
그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육성으로 할 수도 있고 또는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의로서 그것을 내보낼 수도 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우리가 우려하고 있는 인공위성 발사라든가 또는 군사적 도발을 시사할 수 있는 거고요.
그렇게 되면 미국의 상응 조치와 맞물려서 한반도의 긴장이 내년 초부터 조성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는데요.
외교적 노력은 항상 과거에도 돌아보면 어느 정도 대화가 진행되다 결렬되면 긴장기가 있고 그 긴장이 고조되다 보면 서로의 필요에 따라서 새로운 라운드가 진행되기 때문에 이러한 사안 하나하나에 우리가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흐름 자체가 한반도에서 비핵 평화라는 원칙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많은 나라들이 그러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되는데 지금 당장에는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지만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그리고 북한을 설득하는 노력을 계속해서 미국은 보다 가시적인 보장조치를 그리고 북한도 보다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를 만드는 그러한 합의를 해 나가야죠.
[앵커]
사실 양측 간에 접점을 찾아야 되는데 비건 대표도 사실 이번에 서울에 와서 유연성을 상당히 강조했어요. 유연성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했지만.
최근에 북한 쪽이 미국에 기대하는 몇 가지 사항을 보면 두세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으로 들어가는 게 역시 과거에도 계속 주장해 온 겁니다마는 군사훈련 중단 부분도 들어가 있는 것 같고요.
사실 그 정도는 미국이 선물로 줄 수 있지 않나요?
[신범철]
저희가 10월 5일날 했었던 스톡홀름 실무협상 거기에서 미국의 제안을 볼 필요가 있는데 이번에 비건 대표도 이야기했지만 미국은 유연하게 북한이 요구하는 싱가포르 4개 사항 합의에 대해서 줄 준비가 돼 있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것은 무엇이냐. 관계 개선, 연락사무소 정도 할 수 있고 종전선언도 할 수 있고 연합군사훈련 중단할 수 있고. 다만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영변만 이야기하지 말고 그밖의 시설까지 신고는 해 달라 이렇게 비핵화 조치의 가시성을 요구한 거죠.
그런데 북한은 그거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제재 완화 부분에 있어서 스톡홀름에서 미국이 제안한 것은 3년간 유예였어요.
이번에 중국과 러시아가 제안한 것보다 미국이 제안했던 내용이 조금 더 범위가 넓어요. 이번에는 수산물과 노동자 송환 그리고 섬유제품 수출 그런 것이 제안됐는데 당시에 보도를 보면 미국이 제안했던 것은 북한의 광물자원, 석탄과 철광석까지 포함된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범위는 넓은데 3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북한한테는 부담이 됐을 거예요.
왜냐하면 3년이 지나면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자연히 그것이 복원되도록 미국이 제안했다고 하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서로 합의가 안 맞는 거죠.
따라서 다음 라운드에서 협상을 한다면 어떠한 보상 조치를 북한이 만족할 수준으로 해 줄 것인가가 미측에서부터 제기가 되어야 되는 거고 다른 한편으로 북한으로부터는 영변만이 아니라 영변 이상의 시설을 신고를 하게 된다면 북한은 어떠한 제재 완화를 원한다는 것을 서로 솔직하게 논의하고 거기에서 접점을 찾아야 된다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그 수준의 논의가 안 돼 있는 거죠.
[앵커]
사실 연말 시한이 지나더라도 내년 가면 미국은 본격적인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고 정치 일정상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에 좀 더 적극적으로 줄 만한 게 별로 없어질 것이다, 이런 관측도 많습니다.
사실 12월이 넘어가게 되면 좀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요?
[신범철]
현실적으로는 조금씩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입장을 서서히 바꾸는 것 같아요.
지난달까지만 해도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서 자기가 북한이 핵실험도 하지 않고 미사일 실험도 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데 이번 달부터는 북한이 미국 대선에 간섭해서는 안 된다.
또 오늘 새벽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움직임이 있는데 그걸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북한의 도발을 예방하고자 하는 쪽으로 방향을 옮겨가고 있는데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볼 겁니다. 좋은 거래, 굿딜이냐. 나쁜 거래, 배드딜이냐.
그러면 자기 기준으로 굿딜을 얻어내지 않으면 차라리 북한 문제는 덮어두고 가겠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실은 시간이 너무 적다는 게 안타까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12월의 기회가 넘어가면 내년 2월부터는 민주당 경선이 본격 시작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이런 외교적 사안에서 국내 정치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고 북한 문제에 대한 비중은 점점 더 줄어든다, 그 부분이 북핵 협상과 관련해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와 만났습니다. 어떤 협의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건가요?
[신범철]
우리 정부는 계속 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중러가 선제적으로 제안한 제재 완화, 북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서 대화를 이어가는 게 낫지 않겠느냐.
미국의 입장은 그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입장이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틀에서는 한미 공조가 잘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틀을 유지하고 가능하면 주변국과의 공조를 통해서 북한이 군사적 도발로 안 가게 막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해요.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이야기했지만 도발을 하겠다고는 이야기하지 않았거든요.
따라서 북한의 새로운 길이 자력갱생을 넘어서서 오늘 아침에 북한이 새로운 말을 했더라고요. 김정은 위원장의 금수산 기념궁 참배 과정에서 마지막 말이 자력 부흥과 자력 번영이었어요.
아마 그게 새로운 길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 같은데 그러한 경제적 부분만 강조하고 도발을 덜 강조하게 함으로써 추가적인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막는다면 새로운 라운드의 협상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앞서 걱정했던 것보다 빨리 시작될 수 있다.
그러면서 외교적 기회를 이어가야죠.
[앵커]
지금 중국 변수도 있습니다마는 오는 23일날 문 대통령이 중국 방문해서 시진핑 주석과 만났을 때 중국 변수를 지렛대로 해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여지도 있는지 그것도 궁금합니다.
[신범철]
저는 그 만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북한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고 봐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적어도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군사적 도발을 하지 않고 상황을 관리하게만 하면 외교적 기회는 다시 찾아올 수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시진핑 주석에게 강력하게 전달하고 그 부분은 사실 한국과 중국이 같은 이해관계를 갖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중국이 북한이 새로운 길을 발표함에 있어서 군사적인 부분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도록만 만든다면 그러면 상당히 성공적인 한중 정상회담이라고 볼 수 있고 그것을 위해서 발 빠르게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사실 연말 시한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크리스마스 선물이 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텐데. 아까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직접적인 군사적 도발까지는 안 갈 수도 있다.
미국을 최대치로 자극하지는 않고요. 그러면서도 북한이 자신들의 명분을 살리고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그런 구체적인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신범철]
그러니까 ICBM이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서는 레드라인이라고 하겠죠, 금지선. 그 아래 정도로 해서 북한도 체면을 차리고 추가 도발을 안 하는 게 관건인 거죠.
그렇게 보면 인공위성 발사라든가 IRBM, 중거리 미사일이나 SL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이 정도로만 북한이 멈추게 한다면 저는 그다음에 외교적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그런데 북한이 바로 ICBM으로 가면 미국으로서도 대응 조치를 할 것이다. 따라서 12월달에는 중간 단계로서 이것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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