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최장수 총리 비결, 아베노믹스는 성공한 정책?

[팩트와이] 최장수 총리 비결, 아베노믹스는 성공한 정책?

2019.11.23. 오후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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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일본 역사상 역대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장기 집권의 비결로는 과감하게 돈 풀고 금리 내리는 이른바 '아베노믹스'가 꼽히죠.

엔저 현상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경제 정책인데요, 그렇다면 실제로도 아베노믹스는 성공한 걸까요?

팩트와이에서 따져봤습니다.

고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일본 니케이 지수, 7년 만에 3배 급등.

실업률은 완전 고용 수준으로 하락.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 아베 신조의 장기 집권을 가능하게 한 이른바 아베노믹스의 대표적인 성과로 꼽히는 지표들입니다.

▲ 아베노믹스 덕에 일자리 증가?

2012년 4.3%였던 일본 실업률은 지난 9월 기준 2.4%로 내려갔습니다.

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유효구인배율은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높은 1.57.

구직자는 100명인데 일자리는 157개나 된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추세를 보면, 유효구인배율은 아베 집권 전인 2010년부터 증가합니다.

특히,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 수백만 명에 이르는 이른바 '단카이 세대'가 정년을 맞아 노동시장에서 빠져나가는 2012년부터 가파르게 늘어났습니다.

일본이 완전 고용 수준까지 간 데는, 정책 효과도 있지만,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변화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김영익 /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면서 실업률도 조금 떨어지고, 구조적으로는 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일할 사람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거죠.]

▲ 일본 국민은 풍요로워졌을까?

2012년 8천에 머물던 일본 닛케이 지수는 아베 집권 후 꾸준히 올라 현재 2만3천 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승 동력은 아베노믹스의 핵심인 엔저 정책.

환율 효과 덕에 일본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로 몰렸습니다.

그러나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그만큼 수입 물가도 높아져 서민의 부담은 커졌습니다.

반면, 노동자의 임금은 정체돼 있습니다.

월평균 30만 엔 초반 수준으로 1997년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일자리 질도 나빠졌습니다.

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음식 숙박 의료 복지 등 서비스업종에서 일자리 늘었고, 비정규직 비율은 40%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이부형 /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연구실 이사 : (아베노믹스가) 기업 부문에서는 상당히 좋은 정책으로 환영을 받을 수 있지만, 소득수준이 그만큼 빨리 늘지 않는 일본 서민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정책이 되고 있습니다.]

▲ 성공모델? 반면교사?

아베노믹스를 위해 재정 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일본의 국가채무비율은 전 세계 1위, 230%를 넘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을 풀었지만, 수출 기업만 혜택을 입고, 설비 투자나 가계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김학균 /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 : 수출이 내수를 조금 희생시켰다는 평가도 어느 정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MB 정권 때 고환율 정책 같은 걸 쓰면서 수출 기업에 좋았지만, 내수는 조금 어려웠었던 (것과 비슷합니다.)]

특히, 주요국들의 이른바 '환율 전쟁'이 격화하면서 일본에 유리한 '엔저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질 지도 의문입니다.

아베노믹스가 20년 장기 불황을 겪던 일본 경제에 숨통을 틔운 것은 맞지만, 인위적 경기 부양의 한계 역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YTN 고한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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