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돌려달라"...홍콩 시위 점입가경 이유는

"눈 돌려달라"...홍콩 시위 점입가경 이유는

2019.08.14. 오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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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 출연 : 김한권 / 국립외교원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10주째 이어지고 있는 홍콩 사태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중국이 무력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죠.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연결해서 홍콩 시민들의 시위 이유, 해결책 좀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김한권]
안녕하세요.

[앵커]
올해 3월 말부터 시작돼서 지금 두 달 전부터는 이 홍콩 사태가 더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홍콩 시민들이 이렇게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유부터 짚어볼까요?

[김한권]
우선 첫 번째는 범죄자 송환법에 대해서 반대하는 이유가 첫 번째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 기본적인 바닥에는 일국양제를 통해서 민주주의와 인권에 관해서 또 중국 본토와는 다른 홍콩의 제도와 자치를 인정한다는 기본적인 입장에 대해 의문이 생겼기 때문에 이러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강제송환법, 다시 이렇게 대두가 된 것이 살인사건을 계기로 필요성이 대두가 된 것이었잖아요.

[김한권]
범죄자 송환법은 말씀해 주신 대로 현재 홍콩과 중국 사이에서는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친중 성향을 보이는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을 중심으로 홍콩에 체류하는 범죄자들을 중국에 송환할 수 있다라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이것은 단지 범죄인에 대한 송환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 일국양제를 주장하고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시위를 주도하는 시위의 리더들에 관해서 체포하고 그들이 만약 중국 본토로 송환된다면 홍콩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시위에 관한 영향력이 축소되고 향후에 소멸될 수도 있고 나아가서는 일국양제 자체가 과연 성립될 수 있냐라는 의문이 있기 때문에 현재 이러한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1건의 살인사건 계기로 필요성이 대두됐지만 지금 정치적 판단으로 반중 인사라든가 인권 인사가 중국 본토로 송환될 수 있는 이런 부분이 악용될까 우려하기 때문에 쏟아져나왔다, 이런 말씀이신데요.

홍콩 인구의 30%에 육박하는 20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법안에 대한 반대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홍콩과 중국의 역사적 관계를 조금 들여다봐야 될 것 같은데요.

[김한권]
홍콩과 중국의 역사는 아편전쟁, 즉 1840년 이전까지로 내려가야 됩니다. 1842년에 아편전쟁이 마무리되고 난징조약이 체결되면서 홍콩이 영국에 떨어져나가게 됩니다. 이때부터 중국인들에 대한 굉장히 커다란 민족적 자긍심에 상처를 받게 되는데요.

이후에 1982년부터 홍콩에 대한 반환협상이 중국 정부와 영국 사이에 시작됐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당시의 중국의 최고 지도자는 지금 중국의 강한 중국을 만들었던 개혁개방 정책의 설계자였던 덩샤오핑이었고 영국 또한 철의 여인이라고 불리는 대처 수상이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협상을 진행하다가 84년 12월 19일에 결국 반환하겠다라는 공동선언을 하고 1997년 7월 1일에 반환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국과 영국이 협상의 합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중국에서 제의했던 일국양제, 즉 홍콩은 반환되지만 홍콩의 제도는 그대로 유지해 주겠다라는, 자치를 인정해 주겠다라는 약속이었는데요.

최근에 나타난 홍콩 행정장관의 후보자를 제한하겠다라는 움직임 그리고 지금 나타나고 있는 범죄자 송환법 등에서 일국양제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과 신뢰가 홍콩 사회 내에서 흐트러지고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문제가 터져나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지금 잠시 소강상태입니다마는 최루액에 총까지 등장한 상황이라서 이게 언제 다시 공항에서 확전이 될지 이건 모르는 이런 상황이고요.
지금 중국 정부의 직접 개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 실제로 홍콩하고 바다를 사이에 둔 선전 시에 무장경찰, 장갑차 그리고 물대포가 대규모로 집결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런 보도들이 나오고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한권]
과연 이 문제는 현재 중국으로서는, 특히 중국 공산당 지도부로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일 수 있습니다. 현재 외부적으로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많은 영역에서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 내부적으로 중국 공산당 리더십에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이러한 국내 정치적인 문제가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에 중국 베이징 정부로서는 매우 심각하고 민감하게 이 문제를 대응할 것입니다.

특히 자유화나 민주화에 대한 요구는 1989년에 천안문 사태에서 중국 정부가 이를 동란으로 규정하면서 무혈 진압을 했습니다. 현재 홍콩 사태는 아직 천안문 사태까지의 동란으로 규정하는 그리고 무력 진압으로 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그러한 과도기적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분기점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일단 홍콩 정부가, 홍콩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것을 바라고요. 만약 이것이 중국 정부가 그어놓은 선 이상으로 시위가 확대되거나 혼란이 더 커진다면 지금 무장경찰을 투입해서 시위를 진압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마 인민해방군이나 만약 군대의 진입은 그야말로 최후의 카드로서 국내 정치적인 문제뿐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의 충돌도 감안할 정도의 매우 심각한 또 마지막에 쓰는 카드라고 생각됩니다. 현재로서는 무장경찰의 투입으로 이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는 상황을 그리고 또 이를 추구해 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중국 정부가 홍콩 지역으로 병력을 이동 중이다, 이렇게 트위터를 통해서도 밝히기도 했는데요. 중국은 지금 미국에 대해서 내정간섭이다, 이렇게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 홍콩 시위대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 이런 논리를 펴고 있는 건데 미중 무역갈등 상황에 두 나라의 힘겨루기가 더욱 거세지는 양상인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김한권]
현재 미중 사이에는 말씀해 주신 대로 무역협상을 중심으로 전략적 경쟁이 다양한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제 영역 그리고 남중국해를 중심으로 해서 군사, 안보적인 전략적 경쟁 그리고 말씀해 주신 지금 홍콩과 타이완 등의 문제에 관해서 정치적 분야에서의 갈등과 대립이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은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모습으로 볼 수 있는데요.

지금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런 전략적 경쟁 구도를 생각한다면 또 미국의 사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면 미국 정부로서도 중국에 대한 평화적인 해결과 무력진압에 대해 반대하는 그리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주장하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단지 이것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평화적으로 사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모습이어야지, 만약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의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된다면 아마도 더 큰 혼란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될지 이 부분도 참 궁금한데 이 얘기는 다음 번에 또 저희가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오늘은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한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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