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다문 아베 '화이트 리스트서 韓 제외' 결정

앙다문 아베 '화이트 리스트서 韓 제외' 결정

2019.08.02. 오후 5:4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일본 정부가 수출 심사 때 우대조치를 해주는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우리 정부의 반발에 미국이 중재에 나섰지만 아베 총리가 결국 강행을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황보연 특파원!

결국 오늘 각료회의에서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게 결정됐는데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각료회의를 앞두고 아베 일본 총리와 아소 부총리 그리고 각료들이 총리 관저로 모였습니다.

역시 이번 결정의 최고 결정권자 아베 총리와 실무를 책임지는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의 모습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평소와 다르게 시종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어금니를 꽉 깨문 표정으로 걸어오면서 취재진에서 손을 들어 보였지만 역시 표정은 심각해 보였습니다.

화이트 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안은 오전 10시에 각의가 시작된 지 10분 만에 처리됐습니다.

화이트 국가들은 일본이 수출할 때 우대조치를 해주는 이른바 우방국들인데요.

현재 일본 정부가 지정한 화이트 리스트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영국 등 27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2004년도에 화이트 리스트에 올랐는데 이번에 여기서 한국만 빼기로 결정을 한 것입니다.

[앵커]
지난달 초 3개 반도체 소재 등에 대한 수출 규제에 이은 2번째 경제 제재인데요.

일본 정부는 이번 조치를 어떻게 설명하나요?

[기자]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지날 달 초 1차 보복에 나선 일본이 한 달 만에 2차 보복을 한 게 분명하지만 일본 정부는 기존 주장을 이번에도 되풀이했습니다.

각의 결정 이후 일본 정부 각료들의 발언은 한마디로 어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일단 보복 조치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또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려고 의도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에 부정적인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어 상당히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한국과는 신뢰를 갖고 대화를 할 수 없고 신뢰하면서 대화가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한국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줄곧 '한국은 못 믿을 나라'라는 프레임을 덧씌워 일본 국내나 해외 언론에 선전해 왔는데 이번에도 같은 방식을 쓴 것입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또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고

중재에 나선 미국과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각의에서 결정이 됐는데 본격 시행까지는 남아 있는 절차가 더 있지요?

[기자]
각의에서 관련 시행령이 통과됐기 때문에 공포와 실제 시행의 절차만 남게 됐습니다.

공포는 나루히토 일왕이 하게 돼 있습니다.

공포한 다음 21일이 지난 뒤부터 실제 시행에 들어갑니다.

일본의 세코 경제산업상은 각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7일에 공포하고 28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세코 경제산업상은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시행령 개정 의견 공모에 4만6백여 건이 들어왔고 90% 이상이 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국민 대부분이 원해서 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꼼수로 보입니다.

[앵커]
화이트 국가에서 우리나라가 제외되면 우리 기업들이 어떤 피해를 입게 되나요?

[기자]
화이트 국가는 일본 입장에서 우방국들인데 화이트 국가에 수출할 때는 일본 정부가 수출 심사를 간편하게 해주는 우대조치를 해주고 있습니다.

즉 제외되면 우대조치를 못 받는 것입니다.

대상 품목이 약 1,100개 정도로 알려졌는데요.

이전까지는 이 품목들을 일본 기업이 한국에 수출할 때 3년에 한 번 허가를 일본 정부에 받고 간편한 절차를 거쳐 수출하도록 허용했는데

앞으로는 건별로 매번 일본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일본 정부가 꼬투리를 잡아서 일부러 허가를 지연시키거나 안 해줄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이 일본 정부의 결정에 따라 피해를 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1,100여 개 중에 80여 개 품목 정도가 특히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나 석유 화학제품, 공작기계 등이 대표적입니다.

만일 일본 정부가 우리 기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이런 제품들의 수출을 일부로 지연시키거나 아예 수출 허가를 안 해주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커지는 것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물건을 팔아야 하는 일본 기업의 피해도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로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한일관계가 더 어려워지겠네요?

[기자]
화이트 국가 해제를 막기 위해 우리 정부는 물론 경제 단체 등도 일본 정부에 의견서를 보내는 등 노력을 많이 기울여 왔지만 일본 정부가 단호히 거부하면서 한일 관계는 회복 불능 상태로 빠져들게 됐습니다.

이번 화이트 국가 제외 조치를 일본은 안전 보장의 문제라느니 수출 관리의 적정화라느니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사실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한 사실상의 보복 조치가 분명합니다.

지난달 1일 반도체 소재 등 3개 품목에 대해 수출 제재를 내린 데 이어 2차 보복인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아베 내각이 화이트 국가에서 한국을 빼는 결정을 단행한 배경에는 징용 배상 문제 등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아베 내각이 일본 국내 여론과 미국 정부의 이해를 얻을 수도 있다고 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징용 문제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커진 한일 관계가 한층 악화할 것이 확실하다며 이런 상황이 한미일 결속을 약화하고 지역 불안정을 조장하는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YTN 황보연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