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美에 협조하면 응징"...삼성·SK에 경고

中 정부 "'美에 협조하면 응징"...삼성·SK에 경고

2019.06.10. 오후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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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정부가 삼성과 SK하이닉스 관계자를 직접 불러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할 경우 응징에 나서겠다고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소식 베이징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성웅 특파원!

중국의 대응이 나올 거라고 예상은 됐는데 상당히 직접적인 방식으로 나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정부가 세계적 기술 기업들에, 미국에 협조 하면 심각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를 했다는 겁니다.

간단히 말해, 화웨이와의 거래를 끊는 회사에 대해 중국 정부가 보복에 나서겠다는 뜻입니다.

중국은 또 자국 내에 있는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경우에도 응징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지난주 4일과 5일 이틀 동안, 세계적인 기술기업의 관계자들을 불러 면담을 하면서 이런 경고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정부 쪽에서는 경제를 총괄하는 국가개발 개혁위원회가 중심이 됐고 상무부와 산업정보기술부 관계자들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우리나라 기업은 삼성과 SK하이닉스 두 곳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부른 기업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영국의 ARM, 그리고 한국의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입니다.

미국회사 2곳은 세계적인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업체고, 영국 업체 ARM은 반도체 설계로 유명한 회사입니다.

이 가운데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영국의 ARM은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왔던 기업들입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업체입니다.

중국의 화웨이가 통신장비는 물론 스마트폰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 회사들과의 거래는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해당 기업들이 곤혹스러울텐데요, 반응이 나왔습니까?

[기자]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공공연히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던 만큼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두 회사는 반도체 수출의 대략 40%가 중국으로 팔린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그리고 SK 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각각 반도체 공장이 있습니다.

삼성과 SK는 또 중국에 여러 개의 계열사가 진출해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금처럼 부품을 정상적으로 공급해 주면 불리한 일은 없을 거라는 말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화웨이와 거래를 끊으라는 미국의 압력도 무시하기 어려운 입장이어서, 기업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델,ARM 등 해당 외국 기업들도 이번 보도에 대해 논평을 사양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서 미국 기업 의 경우 중국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미국 법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앵커]
중국이 화웨이와 거래를 끊는 기업의 명단을 만들어 보복한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하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지난주에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내용입니다.

미국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차단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을 만들어 보복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이른바 중국판 '블랙리스트'입니다.

미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해 화웨이와 거래금지를 발표한 기업들이 명단에 올라갈 것으로 보입니다.

대략 이번 주에는 발표가 될 것 같은데, 이렇게 되면 글로벌 IT와 전자업계는 또 한번 소용돌이칠 것을 보입니다.

[앵커]
미중 무역분쟁이 갈수록 악화하는 양상인데,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겁니까?

[기자]
어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이강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잠깐 만났는데, 별다른 성과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고의로 떨어뜨리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해서 협상 전망이 여전히 어둡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오는 28일 열리는 G20 정상회의 때 미중정상이 별도로 만날 예정이어서 그때가 하나의 분수령이 될 것 같지만, 현재로서는 어느 쪽으로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swk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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