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뒤 바로 침몰...무엇이 문제였나?

충돌 뒤 바로 침몰...무엇이 문제였나?

2019.05.30. 오후 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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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장창두 /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명예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전문가와 함께 현재 벌어지고 있는 구조 작업과 사고 당시의 문제점에 대해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의 장창두 명예교수께서 나와 계십니다. 교수님 어서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수온도 알프스 쪽에서 내려온 물이라 그런지 10도-15도 사이 상당히 차갑다고 하고요. 유속도 빠르고 해서 이 정도면 골든타임을 얼마로 잡을 수 있겠습니까?

[인터뷰]
전문가들 이야기 들어보면 개인 차이는 있지만 거의 2시간 정도로 보고 있으니까 지금 시간이 많이 경과했기 때문에 정말 안타깝습니다.

[앵커]
저는 조금 전 저희 현지 리포트도 연결하고 이연아 기자를 통해서도 현지 목격자 상황도 들었는데 이 부분을 좀, 사고 당시의 상황을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저희가 언론에서 국민들께 사고 상황에 대해서 전달하기로는 대형 유람선이 소형 유람선을 덮쳤다, 부딪쳤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현지 리포터가 전하는 바로는 헝가리 경찰 당국에서는 대형 선박이 가는 길에 소형 선박이 방향을 틀어서 부딪힌 거다라고 발표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직까지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 것 같은데 각각 시나리오별로 어떤 상황인 건지 조금 분석해 주신다면요? 우선 대형 선박이 덮쳤을 경우에요.

[인터뷰]
우선 대형선이 덮쳤을 경우는 소위 질량의 차이 그러니까 덩치가 너무 크고 작고 하니까 그 충격은 엄청납니다. 대형 선박이 움직일 때 그 운동량이 작은 배에 전달이 되게 되면 튕겨나가거나 전복되거나 이렇게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과 같은 경우에는 보면 전복된 것도 아니에요.

거의 바로 침몰해버렸기 때문에 한 가지 추측할 수 있는 거는 이 배가 설령 나이가 70세입니다. 70년이 된 배이기 때문에 굉장히 노후화된 배이기 때문에 그 큰 배가 와서 충격을 줬을 때 거의 연결부위, 조인트 부분들은 좀 취약하거든요. 많이 아마 부식되고 이랬을 거예요. 순식간에 부서지고 연결이 이탈되고 그러면서 바로 아마 침수가 되면서 침몰한 것 같습니다.

[앵커]
목격자의 말대로 배가 쪼개지더라라고 하는 말이...

[인터뷰]
그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봅니다. 통상은 받았을 때, 전에 낚시배하고 우리 어선하고 침몰한 적 있지 않습니까? 그랬을 때 뒤집어졌지만 에어포켓이 생겨서 견딜 수 있었지 않습니까?

지금 이 경우는 거의 그런 이야기가 없고 바로 침몰한 걸 보니까 역시 노후선인데다가 워낙 큰 배가 받았기 때문에 이게 부서지면서 바로 침수되어서 가라앉지 않았느냐. 이렇게 좀 예측되고요.

그다음에 작은 배가 아마 책임 문제 때문에 서로 회피하는 것 같은데 작은 배가 큰 배 가는 데 이렇게 틀어서 옆구리를 받았다고 해서 그렇게 부서지지 않습니다. 큰 배가 가는데 작은 배가 가서 부딪친다? 그건 그러면 벽에 받는 정도이니까 그 배가 찌그러지고 이런 부분은 있지만 완전히 순식간에 가라앉을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그렇게 역학적으로 생각이 됩니다.

[앵커]
사고 당시 유속이 빨랐다고 하는데 그 유속도 그런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보시는 거죠?

[인터뷰]
유속이 영향이 있죠. 이제 아마 나흘간 계속 폭우가 쏟아졌기 때문에 아마 유량이 굉장히 많이 늘어났는데 이 강의 폭이 좁은 게 안 좋은 겁니다. 한강보다 훨씬 더 좁다고 그러니까 이게 좁을수록 좁은 통로에 많은 물을 내보내려면 배의 원리로 보면 속도가 빨라져요.

넓은 데 가면 천천히 흐르는데 좁아지면 빨라지기 때문에 강 폭이 좁은 데서는 유량이 늘게 되면 굉장히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유속이기 때문에. 그런데 배의 경우에는 물을 거슬러 올라갈 때는 더디기는 하지만 안정됩니다.

그런데 뒤에서 흘러오는 물, 또는 바다의 해양에서도 뒤에서 오는 파도는 굉장히 무섭습니다. 배를 밀기 때문에 배가 안정성이 없어져요. 그래서 배의 조종이 마음대로 안 됩니다. 어쩌면 이 경우도 지금 또 바닥도 얕다고 그랬거든요.

바닥이 얕은데 물이 빨리 흐르게 되면 이게 불균일한 바닥 때문에 소용돌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그러면 조종이 쉽지 않죠.

[앵커]
교수님, 큰 배가 작은 배를 들이받았느냐, 작은 배가 가로막았느냐. 이 논란이 있습니다마는 큰배에 앞부분에 난 상흔이라고 해야 되나요, 부딪힌 흔적을 보면 짐작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그거는 조사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배가 두 동강이 날 정도면 분명히 큰 배 앞 부분, 선수 쪽에 날카로운 부분이 이게 충격을 해서 부서지게 되는 거고요.

그다음에 가는데 이렇게 와서 부딪쳤다. 이거는 조사해 보면 금방 알 수 있고 그때 손상은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가는 데 작은 배가 부딪쳐서 작은 배가 가라앉았다. 이렇게 보기에는 역학적으로는 그 가능성은 낮지 않느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조심스러운 질문이기는 합니다마는 만약에 선체 손실이 굉장히 커서 빠르게 침몰했다면 선내에 실종자가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로 보시는지요.

[인터뷰]
일단 일곱 분이 구조됐었죠. 그 분들은 제 추측에는 갑판 위에 계시지 않았나. 충격이 오더라도 붕 떠서 바다에 빠지기만 하면 되니까.

[앵커]
그냥 튕겨나가시면서.

[인터뷰]
튕겨나가서 바다에 빠지기만 하면 되니까 충격이 작았을 것 같고요. 특히 1층 안의 선실에 계셨던 분들은 엄청난 충격이 왔을 때 그 반작용으로 굉장히 의식을 거의 잃을 정도로 충격이 컸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아마 자력으로 거의 탈출하기는 힘들 거고요. 그렇게 보면 일부 아마 좀 1층 선실 안에는 실종자들은 남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잠시만요. 저희가 화면으로 지금 부다페스트 현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지금 마가렛 다리인 것 같고요. 지금 군함이 보이고 있어요. 헝가리 당국에서도 군대도 투입해서 실종자 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라는 보도가 전해졌고요.

지금 이게 선체 인양을 위한 어떠한 받침대라고 해야 되나요. 구조를 위한 그런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인데 혹시 어떤 작업인지 설명이 가능하십니까, 교수님?

[인터뷰]
지금 윈치 같은 걸 있는 걸 보니까 약간 인양하는 데 필요한 배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로프로 묶어서 끌어올리기 위한 그런 작업. 그냥 정상적인 군함 같지는 않죠. 와이퍼로 감게 돼 있는 걸 보니까 그렇게 예상이 됩니다.

[앵커]
그러면 이 화면을 보시면 지금 이미 가라앉은 배에는 인양을 위한 줄이 연결된 겁니까? 이게 확인이 가능합니까? 화면만 보고서도?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줄이 뻗쳐있는 걸 보니까 자기네들이 배를 고정하기 위해서 묶어놓은 건지. 그 부분은 확실하지 않은데 지금 교각 밑에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배가 저기에 침몰되어 있는지는 좀 확실하지는 않네요.

[앵커]
맨 처음에 들어온 거로는 마가렛 다리에서 3~4m 떨어져 있다고 들었거든요. 그러면 아마 저 자리가 침몰 자리일 수도 있고.

[인터뷰]
그 가능성은 있네요. 그리고 교각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밑으로 흘러가다가. 만약에 헝가리 당국에서는 오늘 중으로 인양을 추진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이 정도 작업이 진행됐을 때 저희 인양이 되는 시기를 어느 정도로 예상을 할 수 있을까요?

일단 보시기에 유속도 보시고 전문가이시니까 저희는 이게 선체가 언제 인양돼서 선체에 혹시 남아있을 실종자를 저희가 찾을 수 있을까 이게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작업의 속도는 아마 우리나라만큼 빠른 나라는 없습니다. 상당히 작업자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실종자들이나 유가족들을 위해서 굉장히 당국에서 애를 많이 쓰거든요.

그런데 다른 나라는 좀 이게 작업자의 안전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아마 의외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업이 더딜 가능성은 많습니다. 또 그 점도 무시할 수 없고요.

[앵커]
말씀하신 걸 듣고 나니까 저도 다뉴브강에서 저 배를 유람선을 타고 왔다 갔다 했던 게 5년 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럽 사람들의 움직임이 저희처럼 조급하고 다급하고 안타까워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뛰는 건 아니어서.

[인터뷰]
자국민이 아니지 않습니까, 솔직히.

[앵커]
또 자기네들의 안전은 안전대로 챙길 것이고. 그런데 어떻습니까? 연식이 오래된 선박을 어디선가 사와서 강에서 띄우고 있는 거겠죠. 안전진단을 하면서 못 띄우게 하는 그런 제도 같은 게 있어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인터뷰]
내해 운항 규정이 아마 헝가리에 있을 겁니다. 그 부분이 어느 정도 타이트한지는 모르겠어요. 그런데 저도 유람선을 우리 한국배가 아니라 한국여행사에서 주선한 배가 아니라 외국 학회에 갔을 때 같이 배를 타봤는데 그때도 구명조끼를 지급한 적은 없었어요.

그리고 구명조끼가 어디에 있다, 찾는 것에 대한 안전교육을 한 적이 없고 의외로 강 안에서의 유람이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안심하고 방심한 것이 있지 않냐. 그런데 최근에 전과 달리 대형 크루즈가 너무 많이 들어와요, 보니까. 이 부분은 분명히 전과 다르게 안전 규격을, 규정을 아마 설치하고 해야 되지 않았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충돌사고니까요.

[앵커]
강폭이 그렇게 넓지 않은데도 엄청나게 큰 크루즈들이 줄줄이 들어오니까 정말 작은 배들은 슬쩍 스치기만 해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사실 좀 사고 확률이 높아진 거죠.

[앵커]
그런데 우리 구조대가 가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세월호 참사 때도 활동했던 잠수부들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마는 가자마자 현지에서 저 구조대하고 바로 함께 작업할 수 있나요?

[인터뷰]
아마 우리 팀들은 할 겁니다. 고국의 실종자들의 유가족의 심정을 고려하면 지금 몸을 사릴 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그분들은 아마 헌신적으로 작업을 하다가 고인이 된 분도 있으니까 아마 헝가리에서 말려도 최대한 빨리 추진해서 아마 입수할 거라고 저는 기대를 해 봅니다.

[앵커]
지금 물속에 들어가면 시계는 상당히...

[인터뷰]
안 좋습니다. 안 좋을 것 같아요. 수심이 지금 5m라는데 보니까 흙탕물이 흘러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다뉴브강이 한 10개국을 거쳐서 내려오면서 물이 탁한 게 좀 걸립니다.

[앵커]
부유물도 사실 엄청 많을 것이기 때문에 수중에서 시야 확보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럴 때 구조 작업이 평소에 구조 작업보다 얼마나 더뎌집니까?

[인터뷰]
훨씬 더뎌지고 작업자 안전도 생각해야 하고 여러 가지로 참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늦게까지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앵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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