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도 못 태운 문화재 사랑..."프랑스 소방대원은 남달라"

화마도 못 태운 문화재 사랑..."프랑스 소방대원은 남달라"

2019.04.17. 오후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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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노트르담 성당의 내부가 공개됐습니다. 웅장함과 아름다움으로 유명했던 천장에는 커다란 구멍이 났고, 내부에는 무너진 지붕의 잔해가 널려 있었습니다.

곳곳에는 이렇게 화마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검게 그을린 돌과 곳곳의 물들이 당시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장미 창'으로 불리는 원형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비교적 온전하지만, 유리를 연결하는 납이 일부 녹아내렸습니다.

목격자들은 성당이 마치 폭격을 당한 것처럼 크게 부서졌다고 전하고 있는데요. 프랑스 공영 AFP통신은 "다행히 성당 뒤쪽 황금색 십자가는 꿋꿋이 빛나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세계인의 가슴을 아프게 한 화재였지만, 문화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 내에는 가시면류관과 성십자가, 거룩한 못 등 가톨릭 성물과 예술품 다수가 보관돼 있었습니다.

특히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썼던 가시관을 형상화한 황금 면류관은 가장 중요한 성물로 여겨집니다. 예루살렘에 있던 것을 1239년 프랑스에서 사들이면서 루이 9세가 맨발에 속옷만 입은 채 면류관을 맞아들였던 것도 널리 알려진 일화입니다.

이 가시면류관도 안전히 옮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성십자가, 거룩한 못, 13세기 프랑스 루이 9세가 입었던 의복인 튜닉 등 노트르담 대성당에 있던 귀한 유물이 많았는데요. 대부분 안전하게 구해 루브르 박물관으로 옮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때 소방관과 경찰관들, 성직자들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 사슬을 만들어 성당 내부에 있던 유물들을 밖으로 옮겼다고 보도했습니다.

파리 시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성당 내부에 있던 중요한 예술품과 성물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소방관들의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는데요. 파리의 소방관들은 그들만의 원칙이 있다고 합니다.

[이진명 / 프랑스 리옹 3대학 명예교수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프랑스 소방수들은 건물 속에서 진화를 한다고 해요. 미국이나 다른 외국의 소방수들은 위에서 진화를 하는데요. 프랑스에서 건물 안에서 진화하는 이유는 문화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한편으로는 소방 호수로 물을 쏘면서 한편으로는 소방수들이 유물들을 안전한 곳으로 피난시켜요. 그리고 지키고요. 소방대하고 문화재 담당 부서하고 협의를 해서 화재나 침수가 일어났을 때 대피해야 하는 유물들 리스트를 소방대가 가지고 있어요.]

프랑스는 재난 사고에 대비할 때 문화재를 지키는 대책도 매우 상세하게 협의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노트르담 대성당의 화재를 보며 우리 숭례문 화재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문화재청도 화재에 취약한 우리나라 문화재 전반에 대한 긴급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는데요. 문화재청뿐만 아니라 협동 가능한 모든 부처가 함께하는 전체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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