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美 산불 왜 안꺼지나?..."뉴욕시 면적 잿더미"

[취재N팩트] 美 산불 왜 안꺼지나?..."뉴욕시 면적 잿더미"

2017.10.13. 오후 1:17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확산하면서 사망자 수가 31명으로 늘어났습니다.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실종자 수도 4백 명이 넘었습니다.

무엇보다 로키 산맥에서 불고 있는 건조한 강풍으로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고,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김영수 특파원!

캘리포니아 산불로 인한 인명피해가 31명으로 늘었다고요.

[기자]
이번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가 31명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1933년 29명의 인명피해를 기록한 로스앤젤레스 그리프스 공원 화재 사건 이후 최악의 산불인데, 실종자 수가 4백 명이 넘어 인명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현재 수천 명의 소방과 경찰 인력이 투입돼 실종자 수색 작업이 펼쳐지고 있는데 발견된 유해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경우가 많아 신원을 확인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현지 일부 시신의 경우 주변에서 발견된 신분증이나 의료기록 등을 통해 경우 신원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애엌]
그런데 아직도 산불이 계속 번지고 있다고요.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나파 밸리에서 시작된 산불이 시속 80km의 속도로 부는 강풍과 함께 계속 번지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으로 일요일 밤에 시작됐으니까 벌써 닷새째인데요.

지난해와 올해 내린 폭우로 무성하게 자란 산림에 로키 산맥을 타고 내려온 건조한 강풍까지 겹치면서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3초 만에 축구장 하나의 크기를 불태울 정도로 빠르게 확산했는데요.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산불이 근처 마을로 번지는 데 불과 몇시간 밖에 걸리지 않아, 한밤중에 산불 소식을 듣자마자 차를 타고 겨우 마을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현재 8천 명의 소방관, 820대의 소방차 73대의 헬기까지 동원돼 진화작업이 펼쳐지고 있으나, 불길을 잡는 데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현재 모두 21곳에서 동시에 산불이 나 확산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1,200 제곱킬로미터, 그러니까 서울 면적의 두 배인 뉴욕시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앵커]
그럼 대피하는 주민들도 계속 늘고 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산불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캘리포니아 나파와 소노마 카운티인데요.

소노마 카운티의 중심도시 샌터로사시에 있는 전원 마을의 주택단지는 집터만 겨우 확인할 정도로 초토화됐습니다.

현재 캘리포니아 북부 주민 2만여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소노마 지역에서만 4천여 명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약 3천 5백여 채가 넘는 건물이 전소됐으며, 정전 피해와 함께 항공기 결항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또 한인들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도 계속 번지고 있는데요.

현재 이곳 주민 만여 명도 대피한 상황입니다. 아직 한인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왜 이렇게 불길을 잡기 어려운 겁니까?

[기자]
로키 산맥을 타고 넘어온 강풍 때문입니다.

이른바 디아블로 윈드, "악마의 바람"으로 불리는 데요.

산맥 동쪽에서 부는 차고 습한 공기가 산맥을 넘으면서 비를 뿌린 뒤 서부 해변으로 이동하면서 건조하고 더운 공기로 바뀝니다.

특히 산이 높을수록 바람이 거세지고 건조해지는데요.

이런 바람의 최고 시속이 130km까지 불면서 불길을 키우고 있어, 소방당국도 사실상 속수무책인 상황입니다.

또 6년간 가뭄 끝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큰비가 오면서 야생지의 초목이 울창하게 우거졌고

올여름 무더운 날씨와 가을로 접어들며 건조해진 기후가 불길을 더욱 잡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긴 산속 전원주택 단지가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나파밸리는 미국 포도주 산지로도 유명한데요. 피해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캘리포니아에 와인 양조장, 와이너리가 약 475개가 있습니다. 미국 와인 생산의 85% 정도를 차지하는 데요.

와인 산업 종사자만 4만6천 명으로 지역 경제에 130억 달러, 우리 돈 15조 원의 경제적인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올해 이상 기온으로 포도를 대부분 수확해 당장은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만은 포도 재배지역이 불타면서 내년부터는 와인 생산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앵커]
현지에서는 불길이 언제쯤 잡힐 것으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거의 매년 산불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최악의 폭염에 고온 건조한 기후가 계속되면서 불길이 거세게 확산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미국 소방당국은 하루 50mm 이상 비가 내리기 전에는 불길을 잡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말에 이어 다음 주 초까지 비 소식이 없어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