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얼굴 시진핑, 그의 표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국의 얼굴 시진핑, 그의 표정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14.11.11. 오후 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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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한중 FTA 타결을 선언했는데요.

이에 앞선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모습입니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 옷을 입고 회담장에 나타난 박근혜 대통령을 시진핑 주석이 반갑게 맞이합니다.

박 대통령의 인사말에 시진핑 주석도 환하게 웃으면서 화답하는데요.

우호적인 한중 관계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어제는 2년 반 만에 시진핑 주석과 아베 총리의 중일 정상 회담이 있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베이징 인민 대회당에 먼저 도착한 아베 총리, 손님이면서 역으로 주인을 기다리는 모습에 민망한 기색이 역력한데요.

뒤늦게 도착한 시 주석에게 웃으며 말을 건네 보지만, 무표정한 시 주석은 아무 말 없이 입을 굳게 닫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말이 끝나고 뒤에 있던 통역사가 통역하려는 찰나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버립니다.

악수를 끝낸 뒤에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데요.

아베 총리, 마치 죄를 짓고 벌 받는 학생이 선생님을 대하는 모습 같기도 합니다.

두 화면을 함께 비교해서 볼까요?

박근혜 대통령을 만날 때는 따뜻한 미소와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했던 시진핑 주석.

아베 총리를 만날 때는 무뚝뚝하다 못해 화난 듯한 떨떠름한 표정이 참 대비되는데요.

이런 굴욕을 당하면서도 미소 짓는 아베 총리.

"일단 만나기는 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는 걸까요?

정상회담이 아니라 '회동'이었다며 의미를 두지 않는 중국과 달리 일본은 애써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최명신 도쿄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중일 정상회담이 열리는데는 2년 반이 걸렸지만 회담 시간은 불과 20분이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웃는 표정인 반면 시진핑 주석은 만나기 싫은 듯 화난 표정입니다.

아베 총리는 회담 성과에 대해 긍정적입니다.

[인터뷰:아베 신조, 일본 총리]
"이번 회담은 중일 양국이 전략적 호혜 관계의 원점으로 돌아가는 관계개선의 첫걸음이 됐습니다."

중국은 일본 측의 요청으로 성사된 정상회담이 아닌 회동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부정적입니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회담 내내 침략사를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를 거론하며 아베 정권의 역사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에 앞서 양국은 영토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 등의 문제와 관련한 4개항에 합의했습니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야스쿠니 참배 중단에 대한 문서상의 약속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회담한 것은 비판 부담을 감수한 것입니다.

반면 센카쿠 영유권 분쟁이 존재함을 문서로 확인받는 의미 있는 '양보'를 얻었다는 평가입니다.

역으로 이 대목은 "센카쿠는 일본 고유 영토이며, 영유권 분쟁은 없다"고 주장해온 아베 총리에게 적지 않은 위험부담을 안겼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까오훙, 중국 정치평론가]
"중요한 것은 아베 정부가 중국에 약속한 사항을 이행하는 것이냐, 아니면 과거의 잘못을 또다시 저지르느냐 여부입니다."

중일 양국의 4개항 합의가 '일회성 행사'로 그칠지, 양국관계의 '관리모드'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전개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중일 정상회담 성사로 앞으로 한일 정상회담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지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원칙과 실리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앵커]

어제 아베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시종일관 굳은 표정을 보여 화제가 된 시진핑 주석.

오늘은 어땠을까요?

오늘 오전 APEC 정상회의 본회의에서 각국 정상을 영접하는 시진핑의 표정을 보면,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대할 때는 활짝 웃었지만 아베 총리에 대해서만은 오늘도 냉랭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걸 보면 떠오르는 장면이 하나 있는데요.

지난해 5월 최룡해 당시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방중했을 때 모습입니다.

귀국 직전에야 극적으로 시진핑 주석을 만날 수 있었던 최룡해는 입고 있던 군복을 인민복으로 갈아입기까지 했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거리를 두며 무표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와 3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셈입니다.

또 최룡해는 시진핑 주석에게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했는데 시진핑 주석은 보지도 않고 비서한테 바로 친서를 넘겨버렸다고 합니다.

오라는 얘기 한마디 없이 관계 당국 간에 협의하라며 냉랭한 반응이었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도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실현이 안 되고 있습니다.

시 주석이 짓는 표정 하나하나가 해당국과의 관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셈인데요.

표정뿐만이 아닙니다.

아베 총리와의 만남에선 양국 국기도, 테이블도 없었습니다.

'회담'이라기보다 '박대'에 가까웠던 중일 정상 만남, 신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손님인 아베 일본 총리가 썰렁한 복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기다립니다.

뒤늦게 등장하는 시 주석.

아베 총리는 웃으면서 한참을 얘기하지만 시 주석은 듣고만 있다가 고개를 돌려버립니다.

하지만 시 주석은 다른 정상들을 만날 때는 먼저와서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았습니다.

당연히 준비돼 있어야 할 두 나라 국기가 아베 총리를 만날 때만 없었다는 점도 비정상입니다.

어색한 인사 만큼 실제 정상회담도 약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회담장에 당연히 있어야 할 두 나라 국기도, 테이블도 없이 접견용 소파만 놓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정부가 밝힌 회담 결과를 보면 전체 내용의 70% 정도가 시 주석의 얘기였고 아베 총리의 분량은 30%도 안됐습니다.

일본이 약속을 잘 지켜야 이웃국가들과 잘 지낼 수 있다는 시 주석 발언은 아베 총리에 대한 훈계에 가까웠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2년 반 만에 이뤄진 중일 정상회담은 의전에서부터 회담 내용까지 중국의 일본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YTN 신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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