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경찰, 아일랜드 유랑민촌 강제 철거

영국 경찰, 아일랜드 유랑민촌 강제 철거

2011.10.20. 오전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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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영국 경찰이 해머와 몽둥이를 들고 아일랜드 유랑민촌 철거에 나섰습니다.

10년 넘게 불법 거주해온 여행자와 집시들을 쫓아내기 위해선데요.

오갈 데 없는 빈민이 모여 사는 무허가 거주지에 대한 강제철거와 연행, 무척 낯익은 장면입니다.

이교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런던에서 50km 떨어진 유랑민촌, 데일 팜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돕니다.

경찰 진입을 막기 위해 설치된 바리케이드가 화염에 휩싸였고, 숙식을 해결하던 이동식 주택, 캐러밴도 불 타고 있습니다.

한 여성이 바리케이드 앞에서 철거에 대한 항의 표시로 십자가를 들고 서 있습니다.

주민들의 격렬한 저항에도 불구하고 이른 새벽 경찰의 기습으로 저지선은 순식간에 뚫렸습니다.

경찰은 철거반원을 동원해 86가구에 대한 강제 철거에 나섰고, 10여 명을 체포했습니다.

[인터뷰:매리 슬래터리, 데일 팜 거주민]
"마루에 있었는데 경찰이 거기에서 손으로 이렇게, 목을 조이면서 나를 붙잡았습니다."
(I was on the floor, and his hand like that, across my throat, and held me there.)

[인터뷰:마가렛 맥카시, 데일 팜 거주민]
"그들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토록 잔인할 수 있다는 점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I don't know why they've done it. I am still shocked that they could be so cruel.)

데일 팜은 지난 2001년 아일랜드 출신 여행자가 매입한 야적장 부지에 캐러밴이 하나 둘 들어 서면서 여행자들과 집시들의 집단 주거지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10여 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최근 법원의 강제 철거 명령이 내려지면서 정든 삶의 터전을 잃게 된 것입니다.

주민들은 12m 높이의 망루 위에서 힘겹게 마지막 저항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이교준[kyojoo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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