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정부 핵개발 의지 78년까지 지속"

"박정희 정부 핵개발 의지 78년까지 지속"

2011.09.26.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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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박정희 대통령 정부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2년 뒤인 1978년까지도 핵개발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미 정보당국의 비밀 문건에서 드러났습니다.

미 중앙정보국, CIA는 당시 박정희 정부가 미군 철수 시도를 막으려고 핵무기 개발 카드를 계속 포기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광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박정희 정부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이 일어난 76년 이후 중단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이 이때 북한을 응징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76년 하반기 '핵개발 포기' 결정을 미국에 통보했다는 게 그동안의 정설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2년 뒤인 78년까지도 핵개발 의지를 꺾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안보연구기관인 노틸러스연구소가 공개한 78년 미 중앙정보국, CIA 문건은 박정희 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막기 위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문건은 77년 5월 박동진 당시 외무장관이 미국 전술핵무기가 남한에서 철수되면 한국 정부는 핵무기 개발을 검토할 것이라고 발언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 문건은 "박동진 장관의 발언이 미군 철수 조건을 협의하기 위해 미국 고위관리들이 서울을 방문한 시점에 이뤄졌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당시 "한국 언론이 (설문조사와 사설 등을 통해) 잇따라 핵무기 개발 검토 필요성을 주장한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묵인이 있었던 게 확실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 문건은 한국 정부가 실제로 핵무기를 확보하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박 대통령은 70년대 이후 미국 정부가 아시아에서의 미군 역할 축소를 지향하는 '닉슨 독트린'에 따라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자 자주국방 차원에서 핵무기 개발에 착수해 한미 사이에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특히 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2사단에 이어 전술핵무기까지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정하자 박 대통령은 핵무기 개발에 다시 관심을 가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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