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불만에 항공기 자폭·정치인 토요타 옹호

세금불만에 항공기 자폭·정치인 토요타 옹호

2010.02.19. 오전 08:3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소형 항공기가 연방 국세청이 입주한 건물에 충돌했습니다.

한때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세금과 관련한 불만을 가진 50대 남성의 자살 사고였던 것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이재윤 특파원!

먼저 사고가 언제 있었는지부터 설명해주시죠.

[리포트]

충돌사고가 발생한 것은 현지시간 오전 10시 36분입니다.

소형 비행기가 미 연방국세청이 입주한 7층짜리 건물의 2층에 충돌했습니다.

사고 순간 굉음과 함께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고 순식간에 건물은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지진이 난 줄 알고 급히 대피했습니다.

건물에는 충돌 당시 19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2명이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고 1명이 실종됐는데 아직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사고를 낸 사람은 죠셉스택으로, 텍사스주 오스틴에 사는 55살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비행 전 용의자는 인터넷에 유서를 올려놨습니다.

여기에 세금의 불합리함과 정부의 무능에 대해 강도 높은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죠셉스택은 먼저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른 뒤 비행기에 휘발유를 가득싣고 IRS 건물을 향해 돌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질문]

자신의 불만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보여준 것이 충격적입니다.

유서의 내용을 좀 더 살펴볼까요?

[답변]

자신의 이름으로 등록된 인터넷 사이트에 이 유서가 올라와 있었는데, 지금은 접근이 차단돼 있습니다.

유서가 모두 6장에 이르는데 여기에서 상당히 분한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하는 부분을 살펴보면, 어릴 때 사회에는 법이 반드시 필요하고, 국민들이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국가는 사회정의를
지켜준다고 어릴 때부터 세뇌교육을 받는데, 실제 사회에서는 그렇게 사는 사람은 별난사람 취급받는다고 썼습니다.

또 기업의 부도덕성과 의료보험의 취약함 등 미국사회와 정부의 무기력함을 보여주는 사례들을 들면서 신랄한 비판을 가했습니다.

내용을 보면 무정부주의자의 생각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직접적인 불만은 세금제도에 있었습니다.

세금제도가 바뀌면서 자신과 같은 프리랜서들이 일하기 힘들어지고 비용도 늘어나게 됐는데, 이에 대해 수년에 걸쳐 항의를 했지만 듣는 척도 안했다는 것이 불만의 핵심입니다.

[질문]

미 하원이 토요타 자동차의 청문회에 아키오 사장의 출석을 공식 요구했습니다.

사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토요타 자동차를 두둔하는 정치인들이 나타나고 있다구요?

[답변]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한 내용인데요, 토요타 자동차의 조립공장이나 부품공장이 있는 주를 중심으로 해당 주의 의원과 주지사들이 나서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상하원의 에너지통상 위원회와 정부개혁 감독위원회 등 토요타 리콜 청문회를 주도하는 위원회에 공정하게 청문회를 진행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서한에서 이들은 과도하게 토요타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토요타를 밀어붙이는 것이 혹시 정부의 돈이 들어간 미국 자동차 업계를 돕기 위한 목적이 깔려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토요타 자동차 미국 현지 공장에서 일하는 미국인은 만 8,000여 명으로 8개주에 걸쳐 있습니다.

경제위기 이후 정치인들의 관심이 온통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다 보니 혹시 토요타가 타격을 입어 자신의 지역에서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하는 데 생각이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0여 년전 일본 때리기와는 미국내에서 일본기업을 대하는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덧붙였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