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진 기사, 쫓겨난 언론인들...언론자유 130년의 기록 [여기잇슈]

지워진 기사, 쫓겨난 언론인들...언론자유 130년의 기록 [여기잇슈]

2026.10.30.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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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인 독립신문
이후 130년 언론자유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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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을 쓴 사람들이 일본군의 총칼에 피 흘리며 쓰러집니다.

1894년 청일 전쟁 당시, 일본인이 그려서 판매한 판화입니다.

일본군은 같은 해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나자 이를 빌미로 조선의 왕궁과 서울을 장악했습니다.

'모조리 살육할 것'

일본 군대 책임자가 당시 전보에 남긴 말,
동학농민군 수만 명이 학살당했습니다.

나라의 자주권이 위협받던 1896년,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신문, 독립신문이 창간됐습니다.

자주독립과 국민 계몽을 위해서였습니다.

3년 뒤 대한제국 정부는 신문 판권과 시설을 인수해 없애버렸습니다.

일제 탄압이 극심해지던 1919년, 3.1운동 소식은 비밀 지하신문인 조선독립신문으로 은밀하게 알려졌습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기관지 역할을 한 상해판 독립신문이 만들어진 것도 이때입니다.

1926년 나석주 의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조선식산은행과 동양척식주식회사에 폭탄을 던졌습니다.

조선총독부의 보도 통제로 16일 뒤에야 기사화됐지만 이마저도 검열로 일부가 삭제됐습니다.

민간 신문들은 발행 전 정부에 내용을 검열받아야 했고, 이렇게 기존에 있던 기사가 발행본에서는 형체를 알 수 없이 사라졌습니다.

사라진 기사 문단은 역설적으로 당시 언론인들이 기사 한 줄을 알리기 위해 정부에 저항한 흔적으로 역사의 기록에 남았습니다.

'PEACE', 'WAR OVER'.

1945년 8월 15일 태평양전쟁이 끝나고 광복이 찾아왔습니다.

<1945년 8월 15일 미국의소리(VOA) 라디오 방송>
"(영어) 트루먼 대통령이 일본이 연합국이 제시한 무조건 항복 조건을 수락했다는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이제 한국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게 전해드립니다."
(한국어) 조선 동포 여러분, 일본은 포츠담 선언 조건을 완전히 접수하였습니다. 이 포츠담 선언은 일본의 무조건적 항복을 지적한 것이 옳습니다."

우리 신문들도 이 소식을 국민에게 널리 알렸습니다.

1948년 12월 유엔이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한 날, 호외가 발행됐습니다.

1961년 5.16 군사정변이 터졌을 때 민족일보는 그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계엄사령부는 사흘 뒤 민족일보를 반국가, 반혁명적이라며 폐간시켰습니다.

박정희 정권과 전두환 신군부 시절, 천 명이 넘는 언론인이 강제 해직됐습니다.

언론인들은 저항했습니다.

'신문, 방송, 잡지에 대한 어떠한 외부 간섭도 우리의 일치된 단결로 강력히 배제한다',

'기관원의 출입을 엄격히 거부한다',

'언론인의 불법 연행을 일절 거부한다',

1974년 10월 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이었습니다.

52년이 흐른 지금, 자유언론은 실천되고 있을까.

선언 당시 강제해직된 동아일보, 조선일보 기자들은 5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고 하나둘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사이 '기레기'라는 멸칭은 대중적인 단어로 굳어졌고, 취재 없는 받아쓰기, 자극적 보도가 범람하는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여전히 다른 나라보다 눈에 띄게 낮습니다.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52주년.

자유언론실천에서 희망을 찾으려는 언론인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유지호 무등일보 기자 (제38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수상)
"동아투위와 자유언론실천선언은 그동안 책과 다큐, 신문으로 봤는데 그 역사의 현장에 온 것 같아서 상당히 각별하고 영광스럽습니다."

전준형 YTN 기자 (제38회 안종필 자유언론상 수상)
"동아투위 선배님들의 투쟁처럼 여전히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토대로서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언론인들이 있다."

김영미 PD (제32회 통일언론상 수상)
"선배 언론인들께서 지금까지 겪어오셨던 그 모든 것들이 저한텐 모두 용기가 됐고 그 결과 저도 세계 유수의 언론과 싸워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부영 / 동아투위 위원장 (동아일보 해직기자)
"우리는 평생을 통탄의 세월로 살아왔습니다. 국가가 피해자 구제를 위한 입법을 통해 그 책임을 다해야 함을 거듭 촉구합니다."

■ 자유언론실천선언

우리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처한 미증유의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언론의 자유로운 활동에 있음을 선언한다.

민주사회를 유지하고 자유국가를 발전시키기 위한 기본적인 사회 기능인 자유언론은 어떠한 구실로도 억압될 수 없으며, 어느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것임을 선언한다.


YTN 한동오 (hdo8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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