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모텔 살인사건' 숨진 중학생측 국가 상대 손배소 [사건X파일]

'창원 모텔 살인사건' 숨진 중학생측 국가 상대 손배소 [사건X파일]

2026.10.27. 오후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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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10월 28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열 변호사

- 2025년 12월 경남 창원 모텔, 20대 남성 중학생 3명에게 흉기 휘둘러 2명 사망, 1명 중상
- 가해 남성 범행 직후, 투신해 숨져
- 가해자, 범행 직전 흉기 협박으로 경찰조사받아..이미 미성년자 성범죄로 신상공개 고지 명령, 보호관찰 대상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범죄가 발생하면 우리는 가장 먼저 가해자에게 그 책임을 묻습니다. 물론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요, 정말 가해자‘만’ 책임지면.. 끝인 걸까요? 지난해 12월, 창원의 한 모텔에서 보호관찰 대상이던 20대 남성이, 중학생들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이 과정에서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죠. 그런데 가해자는 범행 몇 시간 전에도 특수협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 과정에서 보호관찰 대상이란 사실까지 확인됐지만 귀가조치 됐고, 보호관찰소에 보고도 되지 않았습니다. 유가족은 바로 이 지점에 분노했습니다. 이번엔 책임의 방향을 국가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려보죠. 최근, 같은 반 여학생을 수개월간 추행한 중학생의 부모에게 위자료와 정신과 치료비를 배상하란 판결이 나왔는데요. 다시 한 번 묻게 됩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가해자만 책임지면 끝인 걸까요? 범죄를 막아야 했던 국가의 책임, 자녀를 지도해야 했던 부모의 책임까지.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열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상열 변호사 (이하 김상열) : 안녕하십니까. ‘로엘 법무법인’ 김상열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먼저 오프닝에서 이야기한 첫 번째 사건, 저희 <사건X파일>에서도 지난 1월 살짝 언급했던 사건인데요. 다시 들어도 좀 충격적인 사건입니다. 당시 모텔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 김상열 : 지난해 12월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20대 남성이 중학생 남녀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범행 직후 모텔 창문 밖으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요.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와 피해 학생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알게 된 사이였다고 합니다. 가해자는 숨진 여중생을 오픈채팅으로 유인했고, 그 여중생을 구하러 간 남학생들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이 더 충격적이었던 건, 이 사람이 사건 발생 불과 몇 시간 전에도 흉기를 들고 다른 사람을 협박했다가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는 거예요. 당시 정확히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김상열 : 네,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는 범행 당일 약 5시간 전에 교제하던 20대 여성의 주거지에 흉기를 들고 찾아간 특수협박 혐의로 임의동행 해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경찰은 가해자를 약 2시간 조사 후 귀가 조치하였습니다.

◆ 이원화 : 이 대목 들으면 대부분 이런 생각부터 하실 것 같아요. ‘아니, 흉기 들고 사람을 협박한 사람이 몇 시간 뒤 그냥 밖으로 나왔다고?’ 경찰이 붙잡아 둘 방법, 정말 없었던 겁니까?

◇ 김상열 : 당시 상황에서 긴급체포를 고려해 볼 수 있겠습니다. 사형, 무기징역 또는 장기 3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는 긴급체포의 대상이 되는데 특수협박죄는 그 요건에 해당할 수 있는 범죄이긴 합니다. 다만, 법적으로 따져보면, 경찰이 누군가를 영장 없이 체포하려면 긴급체포의 엄격한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긴급체포는 영장주의 예외인 만큼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해야 하거든요. 앞서 말씀드린 법정형 요건을 갖춘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으며, 긴급을 요하는 경우라야 합니다. 경찰 입장에서는 당시 상황만으로는 긴급체포 요건이 모두 충족되었는지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심각한 건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이미 이전에 징역 5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을 선고받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는 점인 거죠.

◆ 이원화 : 징역 5년, 굉장히 무거운 죄고요. 그리고 신상정보 공개 고지 엄청나게 무거운 죄라는 얘기입니다. 어떤 범죄로 복역을 했었던 거죠?

◇ 김상열 : 보도에 따르면, 가해자는 2019년 미성년자 성범죄로 기소돼 강간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25년 6월 출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6년에도 미성년자 성추행 전과가 있었고요. 출소 후에는 보호관찰을 받고 있었는데, 성범죄자알림e에 등록된 주소지에 실제로 거주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즉, 보호관찰이 사실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거죠.

◆ 이원화 : 유족이 결국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죠?

◇ 김상열 : 네. 가해자가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에 형사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됩니다. 가해자에게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거죠. 그래서 유족 측은 국가를 상대로 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경찰과 법무부, 즉 보호관찰 당국이 제대로 관리·감독했다면 이 참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취지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너무 안타까운 일이긴 합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큰 사건이 벌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국가 책임이 인정되는 건 아닐 테니까. 이번 소송에서 유족이 넘어야 할 가장 큰 문턱은 뭐라고 보십니까? 그리고 실제 국가책임까지 인정될 가능성은 어떻게 보십니까.

◇ 김상열 : 네, 국가배상 소송에서 가장 높은 문턱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 위반과 피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면서 고의로나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누군가에게 손해를 입히면 국가가 배상 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법령 위반’이라 함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험이 생길 우려가 있는데도, 마땅히 해야 할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입니다. 이번 사건에서 유족 측이 문제로 제기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보호관찰 대상자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보호관찰소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과 보호관찰 당국이 가해자가 등록된 주소지에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유사한 전자발찌 착용자 사건에서 대법원은 보호관찰관의 직무 소홀에 대해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가 있긴 합니다. 다만, 이번 사건은 아직 소 계속 중이고, 당시 경찰의 판단과 조치가 ‘현저하게 불합리한 수준’이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피해자 입장에서 대체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나, 막막해지는 경우가 또 있습니다. 바로 가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인데요. 같은 반 학생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었다고 하던데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 김상열 : 보도에 따르면, 중학생 A군이 지난해 3월부터 5월까지 약 3개월간 같은 반 여학생 B양에게 SNS로 “신체 부위를 만지고 싶다”, “성노예를 하라”는 등의 성적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니라 같은 기간 교실과 복도에서 B양의 신체 부위를 여러 차례 강제로 만졌고요. 이 일로 B양은 우울증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 이원화 : 한두 번 벌어진 일이 아니라 몇 달 동안 계속됐단 게 더 충격적인데요. 주변에선 정말 몰랐던 겁니까?

◇ 김상열 : 보도된 내용만으로는 학교가 정확히 언제 인지했는지, 가해 학생 부모가 언제 알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피해 학생이 여러 차례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는 점은 보도를 통해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피해 학생이 오랫동안 혼자 감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사이 정신적 피해가 누적되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B양의 경우 우울증 진단과 정신과 치료비만 670여만 원에 달했으니까요.

◆ 이원화 : 결국 피해학생 측이 가해학생의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고요, 법원도 부모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죠?

◇ 김상열 : 네, 맞습니다. 법원은 피해 학생 B양이 가해 학생 A군의 부모를 상대로 낸 3,500만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법원이 인정한 배상액은 위자료 1,200만 원과 정신과 치료비 670여만 원을 합친 1,800여만 원입니다. 재판부는 A군의 부모가 자녀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포함해 일상적인 지도와 조언을 계속해야 할 보호·감독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실이 A군의 불법행위의 원인이 됐으므로 부모도 불법행위자로서 피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본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런 비슷한 성격의 사건들 적지 않잖아요? 그렇다면, 미성년 자녀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면 부모는 무조건 배상을 해야 되는 건가요?

◇ 김상열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무조건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법적으로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먼저, 자녀가 책임능력이 없는 상당히 어린 나이라면, 즉 법적으로 ‘책임무능력자’라면, 원칙적으로 부모가 배상 책임을 집니다. 단, 부모가 감독 의무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걸 스스로 증명하면 책임을 면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를 증명해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이원화 : 이 경우는 지금 초등학생인 경우를 상정해서 생각을 하면 되겠죠? 일반적으로는?

◇ 김상열 : 네, 맞습니다. 반대로 이번 중학생 사건처럼 가해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가해자가 미성년자이지만 책임능력이 있는 나이라면, 피해자 측이 부모의 감독 의무 위반과 발생한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 판례 중에 재수생이 학원에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던 중 타인을 폭행한 사건이 있었는데, 법원은 평소 행실에 문제가 없고 부모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부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수개월간 성추행과 성희롱이 이어진 경우, 부모가 자녀에 대한 성교육과 일상적 지도를 소홀하게 했다는 점이 인정되면 그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결국 자녀의 평소 행실, 부모의 지도·감독 정도, 그리고 그 소홀함과 사건 사이의 연결고리가 핵심입니다.

◆ 이원화 : 그러니까, 만약에 너무 어린 나이라면 사실상 무과실 책임이라고 할 정도로 부모의 책임이 폭넓게 인정되는 반면에. 중학생 이상의, 어느 정도 사리분별이 되는 나이의 아이들이라면 그 책임이 부모에게 직접 연결이 되는 건 아니고 이 아이가 평소에 좀 비행을 했다든지, 아니면 어떤 특수한 상황에서 그런 불법 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예견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오히려 방조했거나 그런 정도에 이르러야 책임이 인정이 될 수 있다는 거네요?

◇ 김상열 : 맞습니다.

◆ 이원화 : 알겠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사건도 있더라고요. 미성년자가 아니라, 이미 성인이 된 자녀가 사고를 냈는데 부모에게 4억이 넘는 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있었다는데. 이거는 어떤 사건입니까?

◇ 김상열 : 이 사건은 성인 발달장애인 아들이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불을 낸 사건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아들은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는데, 화재보험금을 지급한 보험사가 부모 상대로 약 14억 4천만 원의 구상금을 청구한 겁니다. 법원은 부모가 법률상 감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아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아들이 성인이고 24시간 감시가 어렵다는 점을 들어 책임을 30%로 제한하여 약 4억 3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부모 측은 항소하면서 책임의 근거가 된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신청까지 한 상태입니다. 심판 대상 조항은 정신건강복지법 제40조 제3항으로, 보호의무자에게 정신질환자가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조항입니다. 핵심은 성인 장애인을 독립된 권리의 주체로 보아 부모에게 포괄적 통제 권한은 부여하지 않으면서 책임만 묻는 것이 과연 헌법에 합치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결국 이 사건을 통해, ‘피해자 구제는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지만, 그 부담을 또 오롯이 가족에게 전가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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