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해도 못 막는 죽음..."가정폭력 반의사불벌 폐지해야"

신고해도 못 막는 죽음..."가정폭력 반의사불벌 폐지해야"

2026.10.25. 오전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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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정폭력을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는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되는 사건이 많습니다.

가해자를 처벌하려면 피해자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보복이 두려운 피해자들이 처벌을 요구하지 못하기 때문인데요.

이런 법의 맹점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염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장모를 살해하고 아내를 납치한 김성우는 당시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된 상태였지만 곧장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대신 법원은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는데, 김성우는 범행 당시 이를 9차례 어겼고 18번이나 피해자를 스토킹했습니다.

[김 성 우 / 송파 장모 살해 피의자 : (보복 목적으로 죽였습니까?)…. (다른 가족들도 죽이려 했습니까?)…. (처음부터 계획한 거 맞습니까?)….]

이런 일이 가능한 건 가정폭력은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입니다.

경찰에 신고해도 피해자가 동의해야만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피해자가 당장의 폭행과 위협에 신고는 했어도, 보복이 무서워 막상 처벌을 요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25년까지 가정폭력 검거 건의 절반이 넘는 52.2%는 접근금지나 보호관찰, 상담, 치료위탁 같은 처분만 내리고 종결됐습니다.

피해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위험에 방치하는 독소조항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원 민 경 / 성평등가족부 장관 (지난 17일) : 작년 12월 업무보고 때부터 제가 가정폭력 범죄에 대한 반의사불벌죄 폐지 필요하다고 계속 말씀을 드렸고, 대통령도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셨던 거로 기억을 하는데….]

또 김성우처럼 접근금지 명령을 어겨도 경찰이 위험신호를 포착하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피해자만 지켜볼 게 아니라 가해자를 적극 추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 숙 영 /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 피해자를 모니터링할 것이 아니라 가해자를 제재하는 정책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 사법부, 수사, 재판기관의 구속과 유치, 전자장치 부착 등 가해자를 실질적으로 격리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해자에게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하는 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들은 이미 여러 건 발의됐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돼 있습니다.

경찰도 뒤늦게 법 개정을 포함한 관계성 범죄 대응 강화방안을 내놨지만 제대로 된 안전망은 언제쯤 구축될지 그동안 무고한 희생이 얼마나 더 발생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YTN 염혜원입니다.

YTN 염혜원 (hye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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