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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10월 21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박은석 변호사
-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한 교사 '서로 동의한 관계였다?'
- '성관계 동의 여부' 면죄부 안돼.."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를 간음한 19세 이상 사람을 처벌하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 때문
- 설사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먼저 성관계를 요구했다해도 처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랜덤채팅 앱에서 알게 된 사람과 만남을 이어가게 됐다는 한 여성.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상대의 연락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하지만 남성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보고싶다, 한 번만 만나자”는 연락은 무려 2년 가까이 이어졌고, 여성이 계속 피하자.. 결국 돌변했습니다. 결국 여성은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더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났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당시, 피해 여성은 미성년자였습니다. 더구나 이 남성, 결혼 후에도 피해자에게 계속 만남을 요구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박은석 변호사 (이하 박은석) : 안녕하세요, 박은석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첫 번째 사건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랜덤채팅 앱에서 알게 된 여성을 상대로 30대 남성이 성범죄를 저질렀단 혐의를 받고 있단 건데 어떤 사건입니까?
◇ 박은석 : 네. 보도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가 2024년 9월 경 랜덤채팅을 통해 알게 된 당시 만 16세 미만이었던 피해자 B양과 만나는 과정에서 성관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요, B양이 부담을 느끼고 연락을 끊으려 하자, A씨는 "보고 싶다", "만나자"는 연락을 무려 2년 가까이 이어갔고, 그럼에도 B양이 계속 피하자 결국 돌변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량 블랙박스에 성관계 영상이 다 찍혀 있다, 만나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는 취지로 협박까지 시작했습니다. 결국 B양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현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남성, 피해자에게 연락한 기간이 짧지가 않고, 심지어 그 사이 다른 여성과 결혼까지 했는데, 결혼한 뒤에도 연락을 계속했다면서요?
◇ 박은석 : 네, 그 부분이 다소 놀라운 부분인데요,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다른 여성과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B양에게 계속 연락해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법적 책임을 줄여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 A씨가 결혼 후에도 피해자에게 집착하며 협박까지 이어갔다는 점은 범행의 지속성과 계획성을 보여주는 불리한 양형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두 사람이 처음 관계를 맺었을 당시, 피해여성의 나이가 만 16세도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이러면 법적으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 아닙니까?
◇ 박은석 : 맞습니다. 우리 형법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간음한 19세 이상의 사람을 처벌하는 이른바 '미성년자의제강간죄' 규정을 두고 있는데요. 이 조항은 일반 강간죄와 달리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범죄가 성립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B양이 당시 만 16세 미만이었다면, 두 사람 사이에 어떤 합의가 있었든 없었든 간에, A씨에게는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피해자가 당시 관계에 동의했다고 해도 그 동의 자체가 면죄부가 될 순 없는 거죠?
◇ 박은석 : 맞습니다.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성관계에 동의하였는지 여부는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해당 조항은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하기 어렵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규정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 자체를 법적으로 유효한 동의로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 이원화 : 또 남성이“차량 블랙박스에 성관계 영상이 찍혀 있다, 만나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는 취지로 협박했다고 하셨잖아요. 실제로 영상을 퍼뜨리지 않았더라도 ‘뿌리겠다’고 협박한 것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알고 보니, 영상 자체가 없었다면, 그저 겁 주려고 영상이 있다, 거짓말한 경우라면 어떻게 되나요?
◇ 박은석 : 먼저 첫 번째 질문부터 말씀드리면, 실제로 영상을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경우에도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이용협박죄가 성립합니다. 이때 협박 당시에 촬영물이 남아 있어야 할 필요는 없는데요. 이미 삭제된 경우라도 예전에 촬영된 적이 있었다면 해당 죄명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촬영물이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촬영물이 존재하는 것처럼 피해자를 속여서 협박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지는 않고, 형법상 일반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이 남성, 과거에도 미성년자의제강간 등으로 처벌받았고 현재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던데 집행유예 중에 또 범죄를 저질러 실형이 확정되면 어떻게 되는 거죠?
◇ 박은석 :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기존의 집행유예 선고는 효력을 잃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집행유예 기간 중에 새로운 범죄로 실형이 확정되면, 이전에 유예됐던 형도 함께 집행된다는 겁니다. 결국 두 개의 형을 연달아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A씨의 경우, 이미 동종 전과로 집행유예 중인 상태에서 다시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이번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된다면, 이전 집행유예도 실효되어 유예되었던 해당 형벌까지 집행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죄의 양형을 정할 때에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결국 유죄가 인정된다면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비슷한 사건 하나 더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가해자가 중학교 교사였는데요. 중학교 2학년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뒤“서로 동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가, 검찰 재수사에서 혐의가 더 무거워졌다고요. 어떤 사건입니까?
◇ 박은석 : 네. 보도에 따르면, 전북 군산의 한 중학교 교사 A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상대로 모두 23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지난 8월 구속 기소되었다고 합니다. 최초 경찰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았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만 불구속 송치했는데요, 그러나 송치 이후 검찰이 통화 기록 분석과 압수수색, 피해자 진술 검증 등 보완수사 하는 과정에서 A씨가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숨겨진 범행 7건까지 추가로 밝혀냈고요. 결국 검찰은 죄명을 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 등 간음으로 변경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두 죄명의 차이가 중요한데요.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3년 이상 징역형이지만, 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 등 간음은 5년 이상 징역형부터 시작합니다. 교사라는 지위를 이용한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훨씬 무거워지는 겁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는데, “나중에 결혼하기로 했다”는 사정이 처분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었다면서요?
◇ 박은석 : 네, 과거에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2014년에 초등학교 6학년이던 여자아이가 아동센터에서 알게 된 29세 아동복지교사와 성관계를 맺고 이듬해 아이를 낳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해당 남성에 대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이 나중에 결혼할 것을 서약한 점,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 두 사람 사이에 만들어진 가정의 행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당시에도 이 처분에 대한 비판이 거셌는데요. 지금은 법이 개정되어 이런 논리가 통하기 어렵습니다. 2020년 형법 개정으로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피해자 연령 기준이 기존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상향됐고,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도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결혼하겠다"는 약속이 이미 발생한 성범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고해졌습니다.
◆ 이원화 : 비슷한 또 다른 사건. 하나만 더 보죠. 이번에는 현직 경찰관이 얽힌 사건인데요.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박은석 : 보도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소속 30대 간부급 경찰관이 지난 7월 부산의 한 번화가에서 10대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한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 사건입니다. 준강간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고,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해당 경찰관을 직위해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될 수 있는 쟁점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피해자가 만취 상태였는지, 즉 심신상실 혹은 항거불능의 상태여서 준강간이 성립하는지 여부이고요. 또 하나는 피의자가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피해자 측은 피의자가 자신의 나이를 알고 있었다는 입장인 반면, 피의자는 미성년자인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실제로 상대방의 나이를 몰랐다면 미성년자의제강간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까?
◇ 박은석 : 네 맞습니다. 실무에서도 상당히 빈번하게 문제되는 부분인데요. 미성년자의제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에게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인식에 대해 미필적 인식, 즉 16세 미만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몇 살인지 몰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16세 미만일 가능성 자체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밝혀야 하는 거죠. 실무상 메신저 대화 내용, 프로필에 표시된 정보, 피해자가 자신의 나이를 밝힌 내용, 학교나 학년에 관한 대화, 피해자의 외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 판단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 : 2026년 10월 21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박은석 변호사
-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한 교사 '서로 동의한 관계였다?'
- '성관계 동의 여부' 면죄부 안돼.."13세 이상 16세 미만 미성년자를 간음한 19세 이상 사람을 처벌하는 미성년자의제강간죄" 때문
- 설사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먼저 성관계를 요구했다해도 처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랜덤채팅 앱에서 알게 된 사람과 만남을 이어가게 됐다는 한 여성.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상대의 연락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하지만 남성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보고싶다, 한 번만 만나자”는 연락은 무려 2년 가까이 이어졌고, 여성이 계속 피하자.. 결국 돌변했습니다. 결국 여성은 경찰에 신고했는데 경찰 조사 과정에서 더 놀라운 사실들이 드러났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당시, 피해 여성은 미성년자였습니다. 더구나 이 남성, 결혼 후에도 피해자에게 계속 만남을 요구했다고 하는데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박은석 변호사 (이하 박은석) : 안녕하세요, 박은석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첫 번째 사건부터 정리해보겠습니다. 랜덤채팅 앱에서 알게 된 여성을 상대로 30대 남성이 성범죄를 저질렀단 혐의를 받고 있단 건데 어떤 사건입니까?
◇ 박은석 : 네. 보도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가 2024년 9월 경 랜덤채팅을 통해 알게 된 당시 만 16세 미만이었던 피해자 B양과 만나는 과정에서 성관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요, B양이 부담을 느끼고 연락을 끊으려 하자, A씨는 "보고 싶다", "만나자"는 연락을 무려 2년 가까이 이어갔고, 그럼에도 B양이 계속 피하자 결국 돌변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량 블랙박스에 성관계 영상이 다 찍혀 있다, 만나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는 취지로 협박까지 시작했습니다. 결국 B양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해 현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남성, 피해자에게 연락한 기간이 짧지가 않고, 심지어 그 사이 다른 여성과 결혼까지 했는데, 결혼한 뒤에도 연락을 계속했다면서요?
◇ 박은석 : 네, 그 부분이 다소 놀라운 부분인데요,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7월 다른 여성과 결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B양에게 계속 연락해 만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혼을 했다는 사실이 법적 책임을 줄여주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이 사건에서 A씨가 결혼 후에도 피해자에게 집착하며 협박까지 이어갔다는 점은 범행의 지속성과 계획성을 보여주는 불리한 양형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두 사람이 처음 관계를 맺었을 당시, 피해여성의 나이가 만 16세도 되지 않았다고 하던데 이러면 법적으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 아닙니까?
◇ 박은석 : 맞습니다. 우리 형법은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간음한 19세 이상의 사람을 처벌하는 이른바 '미성년자의제강간죄' 규정을 두고 있는데요. 이 조항은 일반 강간죄와 달리 폭행이나 협박이 없어도 범죄가 성립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러니까 B양이 당시 만 16세 미만이었다면, 두 사람 사이에 어떤 합의가 있었든 없었든 간에, A씨에게는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피해자가 당시 관계에 동의했다고 해도 그 동의 자체가 면죄부가 될 순 없는 거죠?
◇ 박은석 : 맞습니다.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성관계에 동의하였는지 여부는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해당 조항은 만 16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성적 자기결정권을 충분히 행사하기 어렵다는 전제 아래 만들어진 규정이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피해자가 "동의했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 자체를 법적으로 유효한 동의로 인정하지 않는 겁니다.
◆ 이원화 : 또 남성이“차량 블랙박스에 성관계 영상이 찍혀 있다, 만나주지 않으면 유포하겠다”는 취지로 협박했다고 하셨잖아요. 실제로 영상을 퍼뜨리지 않았더라도 ‘뿌리겠다’고 협박한 것만으로도 처벌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알고 보니, 영상 자체가 없었다면, 그저 겁 주려고 영상이 있다, 거짓말한 경우라면 어떻게 되나요?
◇ 박은석 : 먼저 첫 번째 질문부터 말씀드리면, 실제로 영상을 유포하지 않았더라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경우에도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이용협박죄가 성립합니다. 이때 협박 당시에 촬영물이 남아 있어야 할 필요는 없는데요. 이미 삭제된 경우라도 예전에 촬영된 적이 있었다면 해당 죄명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촬영물이 존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촬영물이 존재하는 것처럼 피해자를 속여서 협박한 경우에는 성폭력처벌법이 적용되지는 않고, 형법상 일반 협박죄가 성립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이 남성, 과거에도 미성년자의제강간 등으로 처벌받았고 현재 집행유예 기간 중이었다던데 집행유예 중에 또 범죄를 저질러 실형이 확정되면 어떻게 되는 거죠?
◇ 박은석 :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람이 유예기간 중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면, 기존의 집행유예 선고는 효력을 잃습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집행유예 기간 중에 새로운 범죄로 실형이 확정되면, 이전에 유예됐던 형도 함께 집행된다는 겁니다. 결국 두 개의 형을 연달아 살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죠. A씨의 경우, 이미 동종 전과로 집행유예 중인 상태에서 다시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이번 사건으로 실형이 확정된다면, 이전 집행유예도 실효되어 유예되었던 해당 형벌까지 집행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죄의 양형을 정할 때에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결국 유죄가 인정된다면 실형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비슷한 사건 하나 더 보겠습니다. 이번에는 가해자가 중학교 교사였는데요. 중학교 2학년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뒤“서로 동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했다가, 검찰 재수사에서 혐의가 더 무거워졌다고요. 어떤 사건입니까?
◇ 박은석 : 네. 보도에 따르면, 전북 군산의 한 중학교 교사 A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약 두 달 동안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상대로 모두 23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지난 8월 구속 기소되었다고 합니다. 최초 경찰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았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미성년자의제강간 혐의로만 불구속 송치했는데요, 그러나 송치 이후 검찰이 통화 기록 분석과 압수수색, 피해자 진술 검증 등 보완수사 하는 과정에서 A씨가 피해자에게 위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숨겨진 범행 7건까지 추가로 밝혀냈고요. 결국 검찰은 죄명을 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 등 간음으로 변경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 두 죄명의 차이가 중요한데요.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는 3년 이상 징역형이지만, 청소년성보호법상 위계 등 간음은 5년 이상 징역형부터 시작합니다. 교사라는 지위를 이용한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훨씬 무거워지는 겁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는데, “나중에 결혼하기로 했다”는 사정이 처분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었다면서요?
◇ 박은석 : 네, 과거에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2014년에 초등학교 6학년이던 여자아이가 아동센터에서 알게 된 29세 아동복지교사와 성관계를 맺고 이듬해 아이를 낳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경찰은 미성년자의제강간죄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는데,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해당 남성에 대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두 사람이 나중에 결혼할 것을 서약한 점,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점, 두 사람 사이에 만들어진 가정의 행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당시에도 이 처분에 대한 비판이 거셌는데요. 지금은 법이 개정되어 이런 논리가 통하기 어렵습니다. 2020년 형법 개정으로 미성년자의제강간죄의 피해자 연령 기준이 기존 13세 미만에서 16세 미만으로 상향됐고,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도 전반적으로 높아졌습니다. 무엇보다 "결혼하겠다"는 약속이 이미 발생한 성범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확고해졌습니다.
◆ 이원화 : 비슷한 또 다른 사건. 하나만 더 보죠. 이번에는 현직 경찰관이 얽힌 사건인데요.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박은석 : 보도에 따르면, 부산경찰청 소속 30대 간부급 경찰관이 지난 7월 부산의 한 번화가에서 10대 피해자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한 피해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 사건입니다. 준강간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고, 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해당 경찰관을 직위해제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될 수 있는 쟁점이 두 가지인데요. 하나는 피해자가 만취 상태였는지, 즉 심신상실 혹은 항거불능의 상태여서 준강간이 성립하는지 여부이고요. 또 하나는 피의자가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피해자 측은 피의자가 자신의 나이를 알고 있었다는 입장인 반면, 피의자는 미성년자인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실제로 상대방의 나이를 몰랐다면 미성년자의제강간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까?
◇ 박은석 : 네 맞습니다. 실무에서도 상당히 빈번하게 문제되는 부분인데요. 미성년자의제강간죄가 성립하려면 피고인에게 피해자가 16세 미만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 인식에 대해 미필적 인식, 즉 16세 미만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 이를 용인한 경우도 포함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몇 살인지 몰랐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16세 미만일 가능성 자체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밝혀야 하는 거죠. 실무상 메신저 대화 내용, 프로필에 표시된 정보, 피해자가 자신의 나이를 밝힌 내용, 학교나 학년에 관한 대화, 피해자의 외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아 판단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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