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高 교정에서 발견된 '10대 소녀' 시신, 검경이 지목한 7인 모두 무죄? [사건X파일]

男高 교정에서 발견된 '10대 소녀' 시신, 검경이 지목한 7인 모두 무죄? [사건X파일]

2026.08.24. 오전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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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8월 24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송주희 변호사

- 2007년 수원역 노숙인 살해사건의 전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오늘 이야기는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시작됩니다. 2007년 5월에 어느 날 아침 학생들이 등교를 앞둔 한 학교 교정에서 온몸에 멍이 든 10대 소녀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질문은 이것이었겠죠. “이 학교 학생일까?” 하지만 그곳은 남자 고등학교였습니다. 그렇게 수사를 진행하던 중 출처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문이 하나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녀가 노숙인 집단 우두머리에 돈을 훔쳤고, 이를 알게 된 일당에게 폭행당해 숨졌다는 것. 경찰은 이 소문을 따라갔고 마침내 수원역에서 생활하던 노숙인 2명을 검거해 냈습니다. 그런데 이미 범인은 붙잡혔고 유죄 판결까지 내려진 사건. 그런데 검찰에서 진짜 범인을 새로 찾아냈다 발표했습니다. 처음 붙잡힌 노숙인들의 공범을 추가로 밝혀냈다는 뜻이었을까요? 아니었습니다. 새롭게 진범으로 지목된 사람은 모두 5명, 가출 청소년이었습니다. 검찰은 자백까지 받았다며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다 자신했죠. 하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이야기는 또다시 뒤집히는데요. 1명의 소녀가 사망했고 범인이라 지목된 사람은 총 7명이었습니다. 도대체 소녀를 죽인 진짜 범인은 누구였을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의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가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의 X파일 이원아입니다. 로열 법무법인 송주희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송주희 변호사 (이하 송주희)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로엘 송주희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싶어요.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해서 난리인 사건은 많이 봤어도 한 사건의 범인이 무려 7명이나 지목이 됐고요. 심지어 이미 한 사람이 복역 중인데 새롭게 진범을 찾아냈다 이런 상황이었던 거잖아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청취자분들도 무척 궁금하실 것 같거든요. 사건의 처음부터 한번 짚어볼까요?

◇ 송주희 : 네 보도된 내용을 시간 순으로 보면 사건은 2007년 5월 14일 새벽 수원의 한 남자 고등학교 교정에서 시작됩니다. 10대 소녀가 숨진 채 발견이 됐는데 몸에는 여러 멍이 있었고 신분증이나 소지품도 없었다고 합니다. 미성년자라 지문 조회만으로는 곧바로 신원을 확인하기도 어려웠고요. 경찰은 옷차림과 발견 전 행적을 토대로 수원역 주변에서 생활하던 청소년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노숙인을 중심으로 탐문에 나섰습니다. 이후 돈을 훔친 소녀가 노숙인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소문이 돌았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A 씨와 B 씨를 용의자로 지목하였습니다. 피해자는 방송을 통한 신원 찾기 끝에 약 50일 만에 확인이 됐고, 가족과 살던 15세의 중학생 김 양으로 알려졌습니다.

◆ 이원화 : 사람의 목숨이 걸린 사건인데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이 수사의 출발점이 됐다는 것부터가 좀 위험해 보이긴 하거든요. 이런 경우가 많은가요?

◇ 송주희 : 수사의 출발점이 제보나 소문인 경우 자체는 있습니다. 다만 소문은 어디까지나 단서일 뿐이고 CCTV나 통화 내역, 목격자 진술, 현장 감정 같은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소문이 하나의 가설로만 관리되지 않고, 두 노숙인이 다른 사람과 다퉜던 정황까지 피해자 사건과 연결해 해석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경찰에서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고, 1심에서 징역 7년,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복역했습니다. B 씨도 폭행에 가담했다는 취지로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결국 물증보다 자백에 크게 기대어 사건이 일단락된 셈인데, 중대 사건일수록 이런 방식은 오판의 위험도 큽니다.

◆ 이원화 : 여기까지 들으면 그래도 사건이 해결됐나 보다 할 수 있는데, 그런데 이 사건이 황당해지는 건 바로 이 지점부터입니다. 노숙인 1명이 이미 복역까지 시작을 했는데 검찰이 갑자기 진범을 새롭게 밝혀냈다고 나온 거예요 이런 일은 진짜 더 드문 일 아닌가요?

◇ 송주희 : 네,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인데요. 그러나 수사가 끝났더라도 새로운 증거나 신빙성 있는 제보가 나오면 진범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것 자체는 필요합니다. 문제는 새 수사 결과가 기존 확정 판결과 정면으로 충돌할 때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사건 발생 약 8개월 뒤 다른 사건으로 소년분류심사원에 있던 한 청소년이 ‘실제 범인은 내 친구들이다’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 단서가 됐습니다. 검찰은 가출 청소년 5명을 조사했고 이들이 범행을 인정했다라고 발표했는데요. 당시 형사 미성년자였던 1명을 제외한 4명이 재판에 넘겨졌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결국 한 사건을 두고 경찰은 노숙인들, 검찰은 청소년들을 핵심 범인으로 지목한 상황입니다. 새롭게 진범을 찾았다는 발표만큼이나 기존 수사와 판결이 왜 잘못됐는지를 함께 검증했어야 하는 사안입니다.

◆ 이원화 : 실제 누가 범인인지는 잠시 뒤에 다시 따져보기로 하고요. 만약에 당시 검찰 발표대로 새롭게 지목된 청소년들이 진범이라고 가정을 하면 앞서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했던 사람은 사실 진짜 억울한 거잖아요. 그러면 검찰이 기존에 복역 중이던 사람 사건을 바로잡는 그런 노력도 함께 했나요? 어떻습니까?

◇ 송주희 : 그 부분이 이 사건의 또 다른 문제입니다. 재판 경과를 보면 검찰은 새로 지목된 청소년들만 진범으로 보고 기존 복역자를 곧바로 무고한 사람으로 정리한 것이 아니라 A 씨 등이 청소년들과 함께 범행에 가담했다는 구조로 공소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A 씨의 기존 유죄 판결이 즉시 취소되거나 형 집행이 멈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A 씨가 청소년들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나도 이 청소년들도 사건과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증언을 하자 위증 혐의까지 추가되었습니다. 새로운 용의자가 등장했다면 기존 판결의 증거와 자백부터 다시 살폈어야 하는데, 당시에는 기존 결론을 바로잡기보다 두 수사를 하나의 공범 구조로 맞추려 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웠습니다.

◆ 이원화 : 네, 어쨌든 기존에도 기소 자체는 검찰에서 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 번복을 하는 게 쉽지는 않았을 거라고 예상이 되기는 합니다. 검찰에게 범행을 자백했다는 청소년들도 재판이 시작이 되자 모두 범행을 부인했어요. 허위 자백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어떤 상황이었습니까?

◇ 송주희 : 네, 청소년들은 수사 단계에서는 범행을 인정했지만 재판이 시작되자 일제히 부인했습니다. 수사 기관이 결론을 정해 놓고 회유나 압박으로 진술을 맞추게 했다는 주장인데요. 재판에 제출된 조사 영상에는 사건의 세부 내용을 먼저 알려준 뒤 답을 유도하는 모습이 담겼다고 보도됐습니다. 다른 청소년들도 모두 말했다는 식으로 오인하게 하거나 인정하면 선처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청소년은 사건 당일 성남에 있었다며 알리바이 확인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고요. 이들은 보호자나 신뢰 관계인의 도움도 충분히 받기는 어려웠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말씀해 주신 1심 판단이 결국 뒤집혔죠. 최종적으로는 무죄가 확정이 됐는데, 이유가 뭐였습니까?

◇ 송주희 : 항소심은 자백의 신빙성을 다시 살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피해자를 데리고 이동했다는 경로에 여러 대의 CCTV가 있었지만 이들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고, 현장에서도 지문 등 범행을 뒷받침할 직접적인 흔적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변에서 장시간의 소란이나 비명을 들었다는 진술도 뚜렷하지 않았고요. 피해자의 사망 시각과 검찰이 제시한 범행 시간도 맞지 않는 등 지적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조사 영상에서 사건 내용을 먼저 알려주고 답을 유도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진술이 비슷한 이유가 실제 경험 때문인지 혹은 수사 과정에서 같은 내용을 전달받은 것인지 의문이 커졌는데요. 결국 항소심은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전원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2010년에 이를 확정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청소년들이 무죄가 나왔으니까 앞서 지목됐던 노숙인 2명이 진짜 진범이었구나 할 수 있습니다만 이 노숙인들도 나도 진범이 아니라고 주장을 했고요. 결국 재심이 열렸죠?

◇ 송주희 : 그렇습니다. 청소년들이 무죄가 됐다고 해서 처음 지목된 A 씨와 B 씨가 자동으로 진범이 되는 건 아닙니다. 두 사람 역시 수사기관의 압박으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주장을 했는데요. 보도에 따르면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폭행과 협박을 당해 두려움 때문에 자백했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복역 중에도 무죄를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이 2012년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뒤 재심에서 A 씨의 상해치사 혐의를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벌금형을 받고 노역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B 씨도 2013년 재심에서 무죄 확정되었습니다. 결국 검찰과 경찰이 지목한 7명 모두 법원에서 범인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이원화 : 어쨌거나 결과적으로는 무죄가 나왔다고 해서 노숙인들도 그렇고 청소년들도 그렇고 억울하게 구금되고 재판받은 그 시간이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보상이 좀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 송주희 : 일정한 보상은 이루어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억울하게 구금이 됐던 청소년들과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요. 법원은 전체 약 1억 원대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A 씨에게도 2015년 약 1억 3,100만 원의 형사보상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형사보상은 무죄 확정 전 구금이나 형 집행에 대한 보상이고, 국가배상은 수사기관의 위법한 행위로 생긴 손해를 따지는 절차입니다. 다만 수년간의 구금과 낙인, 생계와 가족 관계의 손실까지 돈으로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 이원화 :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경찰이나 검사들에게 책임이 돌아갔는지 궁금한데요. 관련자들의 실제 징계 여부는 별도로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만약 지금과 같은 시점에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 하면 형사 책임 손해배상 책임 내부 징계, 어떤 책임 물을 수 있겠습니까?

◇ 송주희 : 지금 같은 일이 생긴다면 책임은 형사 민사 또는 징계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수사 판단이 틀렸거나 무죄가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담당자가 곧바로 처벌되진 않습니다. 다만 피의자에게 폭행이나 가혹 행위를 하거나 직권을 남용해서 불법 체포 감금하고 증거를 조작하거나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했다면 형사 책임이 문제될 수 있겠습니다. 2026년부터는 경우에 따라 법왜곡제도 검토될 수 있고요. 민사적으로는 국가 배상과 형사 보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또 증거 누락이나 수사 태만 피의자의 권리 침해가 확인되는 경우 감봉부터 파면까지 징계도 가능합니다. 결국 단순한 오판인지 중대 과실인지, 의도적인 조작과 인권 침해인지에 따라 책임 범위는 달라지게 됩니다.

◆ 이원화 : 범인이 무려 7명이나 지목됐던 사건입니다. 하지만 결국 진범은 밝혀내지 못한 건데요. 지금이라도 진범이 나타나면 아 사실 그거 내가 그랬다 해도 처벌 어렵겠습니까?

◇ 송주희 : 이 사건은 범행이 있었던 2007년 당시 법을 기준으로 봐야 된다. 보도에 따르면 수사는 살인의 고의가 입증되지 않은 상해 치사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당시 공소시효는 7년이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2014년에 시효가 끝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지금 누군가 폭행 사실을 자백하더라도 상해치사나 폭행 치사라면 새로 처벌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새로운 증거로 살해할 고의가 입증이 된다면 살인죄 수사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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