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용률 저조·현장 외면 '형사배상'..."재설계 필요"

인용률 저조·현장 외면 '형사배상'..."재설계 필요"

2026.08.08. 오전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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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범죄에 휘말렸을 때, 민사소송까지 기다리지 않고 형사재판에서 바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배상명령' 제도가 있죠.

하지만 요건이 까다로워 인용률이 낮고 현장에서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빠른 회복을 도울 수 있도록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신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소송촉진 특례법'에 규정된 형사 배상명령은 별도 민사재판 없이 피해 배상 결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재산범죄와 폭행, 상해, 성범죄 등의 피해자들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 건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 2024년 5만여 건까지 늘었는데, 정작 인용률은 저조한 편입니다.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거나 가해자의 책임 유무에 다툼이 있는 경우 배상명령을 내리면 안 된다고 법에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원의림 /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 물증으로 증명되는 손해에만 배상명령이 이뤄지는데 정신적 손해는 단순 진료비 상세 내역서 이런 거로 증명이 안 되잖아요. 예상되는 비용까지는 배상명령이 이뤄지지 않거든요.]

실제로 재작년 인용된 배상 신청의 97%가 피해액 산정이 비교적 쉬운 재산범죄였습니다.

법조계에서는 민사의 성격을 띠는 배상명령과 형사재판을 함께 진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유무죄 판단과 손해배상액 산정은 다른 영역이라 함께 진행하다 보면 형사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고, 형사만 제대로 하기에도 이미 시간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현장에서는 이런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배상명령 신청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성격이 다른 두 가지를 무리해서 함께 하기보다는, 형사재판 먼저 빨리 끝내는 게 회복에 더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오선희 / 변호사(검찰 출신) : (배상명령 심리를) 형사 절차에서 같이 하면 형사사건이 안 끝나요. 형사재판에서 증거가 잘 정리되면 사실 민사소송 넘어와도 피해자한테 큰 부담이 없거든요.]

결국, 민·형사 각각의 심리는 충실화하되, 배상 신청의 실익은 높일 수 있도록 그 범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다툼의 여지가 없는 손해를 빠르게 배상한다는 도입 취지를 고려해, 피해자들이 절차 중복 없이 빠른 회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상명령의 대상 범죄 등을 재설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영상기자 : 강보경
영상편집 : 고창영
디자인 : 정하림

YTN 신귀혜 (shinkh06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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