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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7월 24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연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일면식도 없던 여고생을 강간하려 납치하려다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장윤기 사건. 처음엔 단순 살인사건이라 알려졌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찰이 놓친 증거와 지워진 정황, 수상한 수사 지휘까지 갈수록 태산이란 말이 바로 이런 경우일까요? 정말 황당하지만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를 규명하겠다던 국가수사본부가 오히려 사건을 축소한 윗선으로 지목되죠.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일선 수사팀 몇 명의 일탈이 아니라 경찰 수사 지휘 체계 전반으로 번지게 되는 겁니다. 장윤기의 범행을 둘러싼 증거는 과거로 더 깊이 거슬러 올라가고 있습니다. 검찰이 공기계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장윤기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고생을 납치하고 싶다’, ‘봉고차로 하면 된다’고 말한 SNS 대화를 보고하는 겁니다. 장윤기 사건 수사,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새롭게 드러난 내용을 중심으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연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연근 변호사 (이하 김연근)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김연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일단 장윤기는 법정에서 검찰이 적용한 강간 살인 혐의 자체는 모두 인정을 했어요. 그런데 글쎄요. 갑자기 참회의 감정이 든 건 아닐 테고 뭐가 달라져서, 어떤 전략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 김연근 : 결국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객관적인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심의 이유로 보입니다. 장윤기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 피해자가 여성인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범행 전후의 정황이나 과거 휴대전화 기록, 블랙박스 영상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범행 목적까지 부인하는 것은 오히려 재판부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유무죄를 끝까지 다투기보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조금이라도 양형상 유리한 사정을 만들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런 가운데 고등학생 때 사용하던 휴대전화에서 ‘여고생을 납치하고 싶다’ 이런 내용의 SNS 대화가 포렌식 결과 드러났습니다. 장 씨의 아버지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전화, 가족들 것까지 불태웠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그래도 다른 게 또 남아 있었나 보죠?
◇ 김연근 : 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장윤기가 체포 당시 가지고 있던 공기계 휴대전화입니다. 검찰이 경찰보다 포렌식 범위를 넓혀 과거 기록까지 분석하는 과정에서 장윤기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9년 겨울방학 무렵 친구와 나눈 SNS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여기에 장윤기가 ‘여고생을 납치하고 싶다’, ‘봉고차로 납치하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내용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단순히 휴대전화 기록만 확보한 것이 아니라 당시 대화를 나눴던 고교 동창까지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장윤기가 평소에도 여고생을 납치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고교 동창 2명과 공익근무요원 시절 동료 2명도 재판에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원화 : 검찰은 이게 ‘계획범죄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될 거다’ 이런 입장인 것 같던데, 궁금한 건 이게 고등학교 시절이잖아요. 과거에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번 범행이 오래전부터 계획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겁니까?
◇ 김연근 : 물론 2019년에 그런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2026년에 발생한 범행을 7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계획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검찰이 이 증거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다른 증거들과 결합했을 때 의미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에 베트남 여성을 스토킹하다 경찰의 경고 문자를 받은 뒤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하천에 버리고 과거 사용하던 공기계로 바꿨습니다. 또 범행 이후에는 와이파이가 되는 장소에서 ‘목 치면 기절’, ‘둔기’ 같은 단어를 검색한 기록도 확보됐다고 합니다. 여기에 과거부터 여고생 납치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는 친구들의 진술까지 더해진 겁니다. 형사 재판에서는 반드시 하나의 결정적인 증거만으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간접 사실이 서로 맞물리고 또 보강되면서 하나의 사실을 입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 역시 과거 SNS 대화 하나만 가지고 계획범죄라고 주장을 한다기보다는 이런 여러 증거를 종합해서 장윤기에게 성범죄 목적이 있었고, 범행 역시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보통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수사기관이 범행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질 것이다 믿을 수밖에는 없잖아요. 근데 문제는 지금 그게 안 되고 있었던 부분입니다. 수사의 컨트롤 타워인 국수본이 오히려 수사 대상이 됐는데 대체 이게 어떤 의혹이 제기된 상황입니까?
◇ 김연근 : 지금 발생하고 있는 의혹은 당초 일선 수사팀의 판단과 달리 경찰 윗선에서 수사의 방향을 제한하거나 또는 축소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이 있습니다. 장윤기 사건에 참여했던 경찰관들 사이에서 내부 증언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주요 진행 상황을 국수본에 보고를 했고 국수본의 의견이나 지침을 받아 처리 방향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 이원화 :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하나는 장윤기의 여고생 살인사건과 앞선 베트남 여성 성범죄 사건을 합쳐서 수사하지 말고 따로 진행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인데, 이게 얼핏 봐서는 피해자도 다르고 발생 시기나 장소도 다르니까 별개의 사건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따로 수사했을 때, 그리고 함께 수사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김연근 : 사건 자체로만 보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두 사건 사이에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장윤기는 여고생 살인 사건 불과 이틀 전에 베트남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와 스토킹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 사람이 며칠 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번 사건에도 성적인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두 사건을 함께 들여다보면 범행 대상의 공통점, 범행 전후의 행동, 휴대전화 교체나 폐기 경위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분석할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사건을 분리하면 각각의 담당자는 자기 사건만 보게 될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두 사건을 연결해야만 드러나는 범행 동기나 정황을 놓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직접적인 문제인데요. 윗선이 강간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온 겁니다. 물론 전 형사과장 측은 그런 짓이 없었다 부인하고 있고요. 근데 이 지시가 만약 사실이라면 단순히 혐의 하나 낮춘 문제만은 아닐 것 같거든요. 일반 살인으로 처리하라 미리 선을 그었다면 뭐가 문제일 수 있는 겁니까?
◇ 김연근 : 수사를 다 해 본 뒤에 증거가 부족해서 일반 살인으로 판단하는 것과 또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리 강간 살인은 아니라고 결론을 정해 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강간 살인 여부를 확인하려면 왜 피해자에게 접근했는지, 범행 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또 과거 유사한 행동은 없었는지, 휴대전화에는 어떤 기록이 있는지 등을 폭넓게 수사해야 됩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일반 살인으로 방향을 정해버린다면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범행의 실체 자체가 축소될 수가 있는 겁니다. 실제 경찰 단계에서 장윤기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을 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쳐 성범죄 목적과 관련된 여러 추가 증거가 확보됐고 결국 강간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 충분한 수사를 하기 전에 의도적으로 강간 살인일 가능성을 배제하도록 했다면 단순한 법률 판단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수사 자체를 왜곡하거나 축소하려 한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상급 기관이 일선 경찰서에 수사 방향을 제시하거나 업무를 배분하는 것 자체는 불법은 아닌 거죠. 정상적인 수사 지휘나 부당한 수사 개입 어떻게 갈린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단순 오판이나 부실 수사를 넘어서 의도적인 축소나 은폐였다라고 판단을 하려면 어떤 증거가 확인돼야 될까요?
◇ 김연근 : 물론 상급 기관이 중요 사건의 진행 상황을 보고를 받고 수사 방향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 사건일수록 지휘와 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지시의 내용과 목적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직접 증거가 부족하니 추가로 확인을 해 보라고 상급 기관이 지시를 했다면 정상적인 수사 지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장에서 확보된 중요한 정황을 보고하지 못하게 하거나 수사 보고서에서 특정 내용을 빼도록 하거나 특정 혐의는 검토하지 말라고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그 이유가 객관적인 수사상 판단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을 피하거나 특정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부당한 수사 개입 문제가 훨씬 명확해질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것이 당시 보고서와 결제 자료, 국수본과 광주경찰청 및 광산경찰서 사이의 연락 내용, 메신저 통화 내용 등이 되겠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수사관들이 어떤 의견서를 냈고 그 의견이 누구의 지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관련 내용이 보고서에서 삭제되거나 수정되었다면 그 경위까지 확인해야 되겠습니다.
◆ 이원화 : 만약 국수본이 단순히 의견을 낸 정도가 아니라 앞서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이고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 김연근 : 현재 실제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대표적인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직무유기입니다. 예를 들어 지휘 감독 권한을 가진 경찰 간부가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서 일선 수사관에게 정당한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면 직권 남용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또 수사해야 할 중요한 범죄 혐의나 증거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직무유기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수사 자료를 실제 삭제하는지 훼손하였는지, 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는지 등에 따라서는 별도의 범죄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 검찰도 이번 국수본 압수수색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과 증거 인멸 등 혐의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혐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닐 것 같고요. 다만 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가 어려워질 수 있는 대목은 없겠습니까?
◇ 김연근 :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련자들을 분리해서 조사하거나 추가적인 증거 인멸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일정한 제약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대체 왜 이런 무리한 수사 지휘를 했겠냐, 이겁니다. 장윤기 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 이 정도까지 한다 이건 아닐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연근 : 그 부분이 앞으로 수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밝혀져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점 때문에 이른바 제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이 정도 조직적인 수사 개입이 있었다고 설명하기에는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또 하나 제기되는 것이 경찰의 조직책임 회피 가능성입니다. 장윤기 사건 직전 남양주에서 스토킹 피해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당시 경찰의 대응이 문제가 되면서 경찰관들이 대규모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장윤기 역시 살인 사건 이틀 전 베트남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를 받고 있었고 경찰에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이 사실과 여고생 살인 사건이 연결되면 경찰이 위험 신호를 알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결국 또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문책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범죄 스토킹 사건과 살인 사건의 연결고리를 끊고 단순 살인 사건으로 처리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 가족을 보호하려 했던 것인지 또는 조직의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인지 아니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는지는 차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 : 2026년 07월 24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연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일면식도 없던 여고생을 강간하려 납치하려다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장윤기 사건. 처음엔 단순 살인사건이라 알려졌습니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찰이 놓친 증거와 지워진 정황, 수상한 수사 지휘까지 갈수록 태산이란 말이 바로 이런 경우일까요? 정말 황당하지만 들으신 그대로입니다. 장윤기 사건의 부실 수사를 규명하겠다던 국가수사본부가 오히려 사건을 축소한 윗선으로 지목되죠.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일선 수사팀 몇 명의 일탈이 아니라 경찰 수사 지휘 체계 전반으로 번지게 되는 겁니다. 장윤기의 범행을 둘러싼 증거는 과거로 더 깊이 거슬러 올라가고 있습니다. 검찰이 공기계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장윤기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여고생을 납치하고 싶다’, ‘봉고차로 하면 된다’고 말한 SNS 대화를 보고하는 겁니다. 장윤기 사건 수사,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새롭게 드러난 내용을 중심으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연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김연근 변호사 (이하 김연근) : 네,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 김연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일단 장윤기는 법정에서 검찰이 적용한 강간 살인 혐의 자체는 모두 인정을 했어요. 그런데 글쎄요. 갑자기 참회의 감정이 든 건 아닐 테고 뭐가 달라져서, 어떤 전략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해석하십니까?
◇ 김연근 : 결국 검찰의 보완 수사를 통해 객관적인 증거가 상당 부분 확보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심의 이유로 보입니다. 장윤기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우발적인 범행이었다. 피해자가 여성인지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했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범행 전후의 정황이나 과거 휴대전화 기록, 블랙박스 영상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추가로 확보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 범행 목적까지 부인하는 것은 오히려 재판부에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결국 유무죄를 끝까지 다투기보다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조금이라도 양형상 유리한 사정을 만들려는 전략적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런 가운데 고등학생 때 사용하던 휴대전화에서 ‘여고생을 납치하고 싶다’ 이런 내용의 SNS 대화가 포렌식 결과 드러났습니다. 장 씨의 아버지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전화, 가족들 것까지 불태웠다는 이야기도 나왔었는데 그래도 다른 게 또 남아 있었나 보죠?
◇ 김연근 : 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장윤기가 체포 당시 가지고 있던 공기계 휴대전화입니다. 검찰이 경찰보다 포렌식 범위를 넓혀 과거 기록까지 분석하는 과정에서 장윤기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19년 겨울방학 무렵 친구와 나눈 SNS 대화가 복원되었습니다. 여기에 장윤기가 ‘여고생을 납치하고 싶다’, ‘봉고차로 납치하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내용이 발견됐다는 겁니다. 검찰은 단순히 휴대전화 기록만 확보한 것이 아니라 당시 대화를 나눴던 고교 동창까지 조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장윤기가 평소에도 여고생을 납치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고교 동창 2명과 공익근무요원 시절 동료 2명도 재판에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로 알려져 있습니다.
◆ 이원화 : 검찰은 이게 ‘계획범죄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될 거다’ 이런 입장인 것 같던데, 궁금한 건 이게 고등학교 시절이잖아요. 과거에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번 범행이 오래전부터 계획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겁니까?
◇ 김연근 : 물론 2019년에 그런 말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2026년에 발생한 범행을 7년 전부터 구체적으로 계획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만 검찰이 이 증거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다른 증거들과 결합했을 때 의미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장윤기는 범행 이틀 전에 베트남 여성을 스토킹하다 경찰의 경고 문자를 받은 뒤 자신이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하천에 버리고 과거 사용하던 공기계로 바꿨습니다. 또 범행 이후에는 와이파이가 되는 장소에서 ‘목 치면 기절’, ‘둔기’ 같은 단어를 검색한 기록도 확보됐다고 합니다. 여기에 과거부터 여고생 납치를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는 친구들의 진술까지 더해진 겁니다. 형사 재판에서는 반드시 하나의 결정적인 증거만으로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각의 간접 사실이 서로 맞물리고 또 보강되면서 하나의 사실을 입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검찰 역시 과거 SNS 대화 하나만 가지고 계획범죄라고 주장을 한다기보다는 이런 여러 증거를 종합해서 장윤기에게 성범죄 목적이 있었고, 범행 역시 우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 이원화 : 보통 이런 사건이 벌어지면 수사기관이 범행의 진실을 제대로 밝혀질 것이다 믿을 수밖에는 없잖아요. 근데 문제는 지금 그게 안 되고 있었던 부분입니다. 수사의 컨트롤 타워인 국수본이 오히려 수사 대상이 됐는데 대체 이게 어떤 의혹이 제기된 상황입니까?
◇ 김연근 : 지금 발생하고 있는 의혹은 당초 일선 수사팀의 판단과 달리 경찰 윗선에서 수사의 방향을 제한하거나 또는 축소한 것이 아니냐 하는 의혹이 있습니다. 장윤기 사건에 참여했던 경찰관들 사이에서 내부 증언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주요 진행 상황을 국수본에 보고를 했고 국수본의 의견이나 지침을 받아 처리 방향을 결정했다는 겁니다.
◆ 이원화 :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하나는 장윤기의 여고생 살인사건과 앞선 베트남 여성 성범죄 사건을 합쳐서 수사하지 말고 따로 진행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인데, 이게 얼핏 봐서는 피해자도 다르고 발생 시기나 장소도 다르니까 별개의 사건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걸 따로 수사했을 때, 그리고 함께 수사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김연근 : 사건 자체로만 보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두 사건 사이에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상당히 중요한 연결고리가 있다는 점입니다. 장윤기는 여고생 살인 사건 불과 이틀 전에 베트남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와 스토킹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 사람이 며칠 전에도 여성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번 사건에도 성적인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라는 의심을 해볼 수가 있습니다. 두 사건을 함께 들여다보면 범행 대상의 공통점, 범행 전후의 행동, 휴대전화 교체나 폐기 경위 등을 하나의 흐름으로 분석할 수가 있습니다. 반대로 사건을 분리하면 각각의 담당자는 자기 사건만 보게 될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두 사건을 연결해야만 드러나는 범행 동기나 정황을 놓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또 하나가 더 직접적인 문제인데요. 윗선이 강간 살인이 아닌 일반 살인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온 겁니다. 물론 전 형사과장 측은 그런 짓이 없었다 부인하고 있고요. 근데 이 지시가 만약 사실이라면 단순히 혐의 하나 낮춘 문제만은 아닐 것 같거든요. 일반 살인으로 처리하라 미리 선을 그었다면 뭐가 문제일 수 있는 겁니까?
◇ 김연근 : 수사를 다 해 본 뒤에 증거가 부족해서 일반 살인으로 판단하는 것과 또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미리 강간 살인은 아니라고 결론을 정해 놓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강간 살인 여부를 확인하려면 왜 피해자에게 접근했는지, 범행 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또 과거 유사한 행동은 없었는지, 휴대전화에는 어떤 기록이 있는지 등을 폭넓게 수사해야 됩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일반 살인으로 방향을 정해버린다면 성범죄 목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결국 범행의 실체 자체가 축소될 수가 있는 겁니다. 실제 경찰 단계에서 장윤기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을 했지만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쳐 성범죄 목적과 관련된 여러 추가 증거가 확보됐고 결국 강간 살인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 충분한 수사를 하기 전에 의도적으로 강간 살인일 가능성을 배제하도록 했다면 단순한 법률 판단 차원의 문제를 넘어서 수사 자체를 왜곡하거나 축소하려 한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상급 기관이 일선 경찰서에 수사 방향을 제시하거나 업무를 배분하는 것 자체는 불법은 아닌 거죠. 정상적인 수사 지휘나 부당한 수사 개입 어떻게 갈린다고 보십니까? 그리고 단순 오판이나 부실 수사를 넘어서 의도적인 축소나 은폐였다라고 판단을 하려면 어떤 증거가 확인돼야 될까요?
◇ 김연근 : 물론 상급 기관이 중요 사건의 진행 상황을 보고를 받고 수사 방향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 사건일수록 지휘와 협업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핵심은 지시의 내용과 목적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직접 증거가 부족하니 추가로 확인을 해 보라고 상급 기관이 지시를 했다면 정상적인 수사 지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현장에서 확보된 중요한 정황을 보고하지 못하게 하거나 수사 보고서에서 특정 내용을 빼도록 하거나 특정 혐의는 검토하지 말라고 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특히 그 이유가 객관적인 수사상 판단이 아니라 조직의 책임을 피하거나 특정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 부당한 수사 개입 문제가 훨씬 명확해질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것이 당시 보고서와 결제 자료, 국수본과 광주경찰청 및 광산경찰서 사이의 연락 내용, 메신저 통화 내용 등이 되겠습니다. 여기에 실제로 수사관들이 어떤 의견서를 냈고 그 의견이 누구의 지시로 어떻게 바뀌었는지 관련 내용이 보고서에서 삭제되거나 수정되었다면 그 경위까지 확인해야 되겠습니다.
◆ 이원화 : 만약 국수본이 단순히 의견을 낸 정도가 아니라 앞서 제기된 의혹들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어디까지가 처벌 대상이고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겠습니까?
◇ 김연근 : 현재 실제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대표적인 혐의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직무유기입니다. 예를 들어 지휘 감독 권한을 가진 경찰 간부가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서 일선 수사관에게 정당한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면 직권 남용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또 수사해야 할 중요한 범죄 혐의나 증거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직무유기도 검토될 수 있습니다. 나아가서는 수사 자료를 실제 삭제하는지 훼손하였는지, 수사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는지 등에 따라서는 별도의 범죄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실제 검찰도 이번 국수본 압수수색에서 공무상 비밀 누설과 증거 인멸 등 혐의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 광산경찰서 형사과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혐의가 없다는 의미는 아닐 것 같고요. 다만 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가 어려워질 수 있는 대목은 없겠습니까?
◇ 김연근 :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에 관련자들을 분리해서 조사하거나 추가적인 증거 인멸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일정한 제약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대체 왜 이런 무리한 수사 지휘를 했겠냐, 이겁니다. 장윤기 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 이 정도까지 한다 이건 아닐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김연근 : 그 부분이 앞으로 수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밝혀져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처음에는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 간부라는 점 때문에 이른바 제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었습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이 정도 조직적인 수사 개입이 있었다고 설명하기에는 의문이 남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또 하나 제기되는 것이 경찰의 조직책임 회피 가능성입니다. 장윤기 사건 직전 남양주에서 스토킹 피해 여성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당시 경찰의 대응이 문제가 되면서 경찰관들이 대규모로 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장윤기 역시 살인 사건 이틀 전 베트남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를 받고 있었고 경찰에 경고까지 받은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이 사실과 여고생 살인 사건이 연결되면 경찰이 위험 신호를 알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결국 또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문책이 뒤따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성범죄 스토킹 사건과 살인 사건의 연결고리를 끊고 단순 살인 사건으로 처리하려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경찰 가족을 보호하려 했던 것인지 또는 조직의 책임을 회피하려 했던 것인지 아니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는지는 차후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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