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판' 전락한 학교...유행처럼 번진 '싸움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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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판' 전락한 학교...유행처럼 번진 '싸움 강요'

2026.07.07. 오후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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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경철 앵커, 조예진 앵커
■ 출연 : 사회부 조경원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싸움을 강요당하며 학교 폭력 피해를 당했습니다.

격투기를 하듯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일이 마치 놀이처럼 학교에서 번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사회부 조경원 기자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영상이 좀 충격적인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정리해주시죠.

[기자]
저도 이 싸움 동영상을 보고 인공지능으로 만들어진 영상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린이날인 지난 5월 5일 경기 파주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에서 촬영된 싸움 영상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 2명, 2학년 1명, 중학교 2학년 1명, 이렇게 4명이 초등학교 2학년인 피해자에게 일대일 싸움을 강요하고 촬영한 겁니다.

전날부터 가해자들은 피해자를 학교 체육관으로 불러 싸움을 강요했습니다.

YTN이 확보한 체육관 복도 CCTV 영상에는 가해자들이 체육관 쪽으로 우르르 몰려가고, 피해자는 눈물을 훔치는 장면도 담겼습니다.

[앵커]
선뜻 잘 이해가 가진 않는데, 싸움 강요라는 것이 어떤 겁니까?

[기자]
가해 학생들은 이걸 '야차'라고 불렀는데요.

'야차'는 규칙 없이 사실상 대부분의 공격을 허용하는 맨손 격투 방식을 뜻하는 은어입니다.

'야차를 뜨자'며 피해자를 불러내 마구잡이로 폭행한 겁니다.

가해자들은 일대일 싸움을 붙이기 전에 상대와 서로 욕을 하게끔 부추긴 것으로도 파악됐습니다.

피해 학생은 눈 주위와 양다리에 타박상을 입었고, 공포와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습니다.

[앵커]
피해자가 신고하면서 결국 가해자들의 행위는 학교 폭력으로 인정됐죠?

[기자]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 녹취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일단 피해자는 명백히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면서 지난달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에서 이 같은 싸움 강요 행위가 모두 학교폭력으로 인정됐습니다.

가해자 4명은 9호까지 있는 징계 처분 가운데 2호와 3호에 해당하는, 피해자에 대한 접촉 금지와 교내 봉사활동 처분을 받았습니다.

피해자 측은 징계 처분이 너무 약하다며 심의위원회의 조치 결정에 대해 행정심판을 청구한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그런데 현재 피해자와 가해자의 분리 조치가 이뤄지진 않은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그래서 현재 피해자는, 처음 싸움을 강요했던 가해자와 여전히 같은 반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 가해자들에 대해 3호까지 징계 처분이 나왔다고 말씀드렸는데, 학급 교체가 이뤄지려면 7호 처분이 나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피해 학생 측은 가해자들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는데, 가해자 가운데 2명은 촉법소년이라 참고인 신분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싸움 강요 행위가 마치 놀이처럼 교실 안으로 확산한 모습인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제가 초등학교 앞에서 초등학생들에게 물어봤는데, '야차'라는 용어는 물론 규칙도 알고 있었고, 학교에서 '야차' 싸움하는 장면도 봤다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SNS나 유튜브, 폭력 성향이 있는 게임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는 물론 청소년들도 SNS와 유튜브를 통해 폭력 콘텐츠에 무방비 노출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심지어 청소년들의 싸움 영상을 사고파는 텔레그램 방과 SNS 계정도 생겨나 지난 5월 저희가 한 차례 보도해드리기도 했죠.

이처럼 폭력이 콘텐츠로 소비되고, 현실에서는 모방되고, 다시 폭력 장면을 촬영해 콘텐츠로 유통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양상입니다.

[앵커]
폭력에 노출되면 청소년기 성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기자]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야차'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놀이처럼 소비하고 정당화하는 것에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폭력에 대한 죄의식이나 문제의식을 갖지 못하면 모든 일을 폭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전문가들은 어린아이의 폭력성은 성인까지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말합니다.

폭력 경험이 반복되고 잔상으로 남게 되면, 성인이 된 뒤에도 폭력 성향이 나타나 사회적 문제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앵커]
아이들의 이런 폭력 행위를 유행으로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닌 것 같은데 제재할 방법이 있을까요?

[기자]
결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우선 학교 차원에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형태의 싸움이 놀이가 아니라 폭력이고 범죄일 수 있다는 점을 학생들이 깨우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폭행이 벌어진 학교 체육관에는 CCTV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학교 주요 시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도 사각지대에서 벌어지는 청소년들의 비행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거론됩니다.

주로 온라인에서 폭력 영상이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유통되는 만큼 플랫폼 기업들이 문제 영상을 적극적으로 걸러내고 일부 유럽 국가처럼 청소년들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데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최연호

YTN 조경원 (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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