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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6월 15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장현승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영치금이란 말,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맡겨두는 돈을 말하죠. 말하자면 교도소 안에서 쓰는 일종의 생활비인 셈이죠. 그런데 최근 이 영치금을 둘러싼 뉴스 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 모씨는 형사소송과는 별개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1억원을 손해배상하라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판결을 받는 것과, 실제 돈을 받는 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자, 피해자는 교정시설에 있는 가해자의 영치금을 압류해, 손해배상금을 회수하려 했죠. 실제 압류 결정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압류할 돈이 거의 없었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가 법원에 “매달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는 내가 쓸 수 있게 해달라” 요청을 한 겁니다. 실제 이 사건의 피해자인 김 씨는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떠오릅니다. 과연, 수용자의 최소한의 생활 보장과 피해자의 손해배상 받을 권리가 충돌할 때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장현승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장현승 : 네, 안녕하십니까. 장현승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가 최근 법원에 영치금 관련된 어떤 신청을 했다. 이렇게 알려진 사건인데요. 청취자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사건의 흐름부터 짚어볼까요. 영치금 관련 무슨 신청을 어떻게 했다는 건지.
◆ 장현승 : 네. 먼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부산에서 가해자가 일면식도 없던 여성을 뒤따라가 무차별로 폭행하고, 이후 성폭행 정황까지 드러나 전 국민적으로 큰 공분을 샀던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강간살인미수 등으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습니다. 피해자는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으니, 피해자가 교정시설에 있는 가해자의 영치금을 압류하려 한 것입니다.
◇ 이원화 : 영치금이란 게 교도소 안에 있는 수용자의 돈이고, 그 돈으로 생활용품 같은 걸 사게돼있다 라고 알고 있는데, 이 돈이 압류됐다는 거죠?
◆ 장현승 : 네, 영치금은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들어갈 때 갖고 있던 돈이거나, 가족이나 지인이 밖에서 넣어준 돈입니다. 이 돈으로 교도소 안에서 간식, 생활용품, 문구류, 우표 같은 걸 살 수 있어요. 교도소 안에서 쓰는 생활비 같은 돈인 거죠. 법적으로 보면 이 영치금도 수용자의 재산입니다. 정확히는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대해 갖는 영치금 반환 채권인데요. 피해자는 확정판결을 가지고 이 채권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손해배상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돈은 압류가 제한되지만, 수용자는 의식주가 국가에서 제공됩니다. 그래서 실무상 수용자는 일반인의 최저생계비 보호와는 다르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 돈이 있어야 압류도 의미가 있겠죠? 이 씨처럼 영치금 잔액이 850원밖에 없으면, 압류 결정은 받았어도 가져올 돈이 거의 없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가 1년 반 동안 받은 돈도 40만 원 남짓에 그쳤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죠. 피해자가 손해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가해자의 영치금을 압류해달라 신청을 했고, 그 결정이 실제 받아들여졌지만 정작 영치금 잔액이 거의 없어서,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었다 이거잖아요? 그런데 최근 보도 내용은 가해자가 영치금 중 일부를 자신이 쓸 수 있게 해달라 이런 요청을 했다는 건데, 이게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 그런 생각도 좀 들기도 하고요. 정확히 어떤 내용인 거예요?
◆ 장현승 : 쉽게 말하면 “압류된 돈 중 일부는 내가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원래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더라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돈까지 전부 막아버리면 문제가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법원에 압류금지 범위를 조정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인 겁니다. 이 씨가 한 신청도 바로 이겁니다. “나는 수용자이긴 하지만, 병원비도 필요하고 매점에서 물건도 사야 하니까, 매달 들어오는 영치금 중 10만~15만 원은 압류 대상에서 빼달라”는 거죠. 법원이 받아들이면, 앞으로 누군가가 이 씨 영치금에 돈을 넣더라도, 그중 일정 금액은 피해자가 가져갈 수 없게 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있는 회수 수단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계속해서 드는 의문은 영치금 잔액이 없없다는 거잖아요. 850원밖에 없었다는 건데, 가해자는 왜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쓸 수 있게 해달라" 이런 신청을 한 건지, 이 부분을 궁금해하실 것 같거든요? 이 부분을 좀 설명해 주시죠.
◆ 장현승 : 지금 당장은 잔액이 없지만, 앞으로 누군가가 돈을 넣어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영치금을 보내줄 수도 있고, 교도소 내 작업으로 작업장려금이 쌓일 수도 있거든요. 그 돈이 들어오는 순간 압류될 수 있으니, 미리 법원으로부터 “일정 금액은 내가 쓸 수 있다”는 보장을 받아두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또 결과적으로는 피해자에게 부담이 더해집니다. 피해자는 이미 형사재판, 민사소송, 강제집행까지 거쳤는데, 이제는 가해자가 낸 이런 신청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니까요.
◇ 이원화 : 네, 그러니까 나중에 압류로 빼가지 못하게 해달라는 신청을 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피해자 입장에서는 진짜 이 소식을 듣고, 굉장히 화가 나고 황당했을 것 같아요.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는데도 실제 피해회복은 안 되고 있는데, 가해자는 자기 영치금 일부를 쓰게 해달라 하고 있는 거니까. 변호사님은 이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 장현승 : 저는 인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수용자는 의식주가 국가 비용으로 제공됩니다. 밥도 나오고, 옷도 나오고, 잠자리도 제공되죠. 그러니까 일반인이 최저생계비를 주장할 때와는 상황이 다른 겁니다. 수용자에게 영치금은 생존을 위한 필수 자금이라기보다, 추가적인 편의를 위한 돈에 가깝습니다. 물론 외부 병원 진료처럼 꼭 필요한 지출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필요한 금액을 소명해서, 개별적으로 판단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이 씨의 신청은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보장해달라는 취지잖아요? 그렇게 되면 피해자의 채권 회수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정당성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일각에서는 수용자도 사람인 만큼, 최소한의 처우와 건강권이 보장돼야 한다 이런 논리를 제기하기도 하거든요? 반면 피해자는 아직 배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요. 이렇게 수용자의 최소한의 생활 보장과, 피해자의 손해배상 받을 권리. 이게 충돌할 때, 법원은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나요? 뭘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까?
◆ 장현승 : 사실 법원은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서 봅니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우선한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고요. 다만 이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수용자의 기본적인 생활은 이미 국가가 보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영치금은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기보다, 그 위에 얹히는 추가적인 편의 수단에 가깝습니다. 반면 피해자는 법원 판결로 확정된 1억 원을 아직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범죄 피해를 입었고, 판결까지 받았는데도 회복이 안 된 상황인 거죠. 그래서 법원은 이 돈이 정말 치료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돈인지, 단순한 매점 물품 구매나 편의를 위한 돈인지, 그리고 가해자가 그동안 자발적으로 배상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볼 겁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채권 회수 권리에 더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이원화 : 네, 말씀하신 대로 영치금이 주로 사용되는 곳이 보통 운동화 사거나, 아니면 간식 같은 거 사 먹거나 이런 거 할 때 쓰는 돈이긴 하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그런 점까지 고려를 할 때는 좀 가능성이 낮지 않나,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특정해서 이야기 해봤습니다만, 피해자가 어렵사리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내도, 실제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 장현승 : 네, 안타깝게도 현실이 그렇습니다. 판결은 이겼는데 돈을 못 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가해자가 재산을 미리 빼돌리거나, 가족 명의로 돌려놓거나, 아예 본인 명의 재산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가해자가 수감 중이라면 사실상 확인 가능한 재산이 영치금 정도인데, 그 영치금마저 없으면 회수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사건도 1억 원 배상 판결은 받았지만, 실제 회수된 금액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결국 판결문은 있는데, 그 판결을 현실의 피해회복으로 바꾸는 과정은 피해자가 다시 떠안게 되는 구조인 거죠.
◇ 이원화 : 특히 돌려차기 사건의 경우도, 피해자가 수시로 교정시설에 전화해서 영치금 잔액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던데, 그러다보니 어떤 이야기가 또 있냐면요. 판결은 피해자가 이겼지만, 실제 회복의 책임은 피해자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박사방, 조주빈 사건도 기억하실텐데, 1억이 넘는 추징금이 있었지만 실제 환수는 거의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이런 사례들 보면, 피해회복 제도 자체에 어떤 빈틈이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의문이 드는데.
◆ 장현승 : 솔직히 말씀드리면, 빈틈이 있다고 봅니다. '배상명령 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신청하면, 민사소송을 따로 제기하지 않아도 법원이 가해자에게 배상을 명령하는 제도입니다. 신속하게 피해를 회복하자는 취지죠. 그런데 배상명령이 나오든, 민사판결이 나오든 가해자에게 재산이 없으면 실제 회수는 어렵습니다. 박사방 조주빈 사건처럼 큰 금액의 배상명령이나 추징 이야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실제 환수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현행 제도는 판결을 받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길이 있는데, 그 이후 집행 단계에서는 피해자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영치금 잔액 조회 시스템 개선이나, 피해자가 쉽게 집행할 수 있는 절차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바로 이 이유입니다.
◇ 이원화 : 아무튼 영치금 압류가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실질적으로 돈을 받아낼 수 있단 방법이란 사실이 참 씁쓸한데, 이 황당한 게요. 영치금 압류를 걸었다가,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면서요?
◆ 장현승 : 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고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구치소에 수감된 사기꾼의 영치금을 압류해서 피해 금액을 돌려받았는데, 얼마 후 그 사기꾼으로부터 협박성 편지를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편지 내용이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됐느냐”, “지금 내 심정, 당신도 느끼게 해주겠다”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법적 절차를 정당하게 이용한 것뿐인데, 오히려 보복 협박을 받게 된 거죠.
◇ 이원화 : 피해자는 법적 절차를 이용한 것뿐인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다는 게 어떻게 가능했던 거죠?
◆ 장현승 : 사실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판결문에 신청인의 이름과 주소가 기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고인도 그 판결문을 받아보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가해자가 판결문을 통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게 되는 구조인 겁니다. 교도소 안에 있어도 편지는 보낼 수 있으니까, 그 주소로 편지를 보낸 거죠. 물론 재판에서는 상대방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보복 위험이 있는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주소가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훨씬 세심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 이원화 : 피해자 입장에서는 굉장한 공포였을 것 같은데, 이런 사건을 막기 위해서 피해자가 배상명령이나, 영치금 압류를 신청할 때 현실적으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뭐가 있겠습니까.
◆ 장현승 : 가장 중요한 건 주소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배상명령 신청서에 실제 거주지 주소를 그대로 적으면 가해자에게 알려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면서 법무법인 주소를 송달장소로 쓰거나, 공개되어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소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 보복이 두려운 피해자들이 이런 방법을 많이 활용하고요. 그리고 영치금 압류 결정을 받은 후에도, 교정시설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해자나 가족과 직접 연락하는 것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협박성 연락이 오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고소를 검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법적 권리를 행사한 것에 대해 가해자가 보복하는 건, 명백히 위법한 행위입니다. 결국 피해자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면서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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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장현승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영치금이란 말, 아마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교정시설에 수용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맡겨두는 돈을 말하죠. 말하자면 교도소 안에서 쓰는 일종의 생활비인 셈이죠. 그런데 최근 이 영치금을 둘러싼 뉴스 하나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았습니다.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 김 모씨는 형사소송과는 별개로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1억원을 손해배상하라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판결을 받는 것과, 실제 돈을 받는 건 또 다른 문제였습니다.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자, 피해자는 교정시설에 있는 가해자의 영치금을 압류해, 손해배상금을 회수하려 했죠. 실제 압류 결정까지 받았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압류할 돈이 거의 없었다는 거죠.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가해자가 법원에 “매달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는 내가 쓸 수 있게 해달라” 요청을 한 겁니다. 실제 이 사건의 피해자인 김 씨는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여기서 질문이 하나 떠오릅니다. 과연, 수용자의 최소한의 생활 보장과 피해자의 손해배상 받을 권리가 충돌할 때 법원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게 될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장현승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장현승 : 네, 안녕하십니까. 장현승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가 최근 법원에 영치금 관련된 어떤 신청을 했다. 이렇게 알려진 사건인데요. 청취자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사건의 흐름부터 짚어볼까요. 영치금 관련 무슨 신청을 어떻게 했다는 건지.
◆ 장현승 : 네. 먼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은 2022년 부산에서 가해자가 일면식도 없던 여성을 뒤따라가 무차별로 폭행하고, 이후 성폭행 정황까지 드러나 전 국민적으로 큰 공분을 샀던 사건입니다. 가해자는 강간살인미수 등으로 징역 20년을 확정받았습니다. 피해자는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고, 법원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배상하지 않으니, 피해자가 교정시설에 있는 가해자의 영치금을 압류하려 한 것입니다.
◇ 이원화 : 영치금이란 게 교도소 안에 있는 수용자의 돈이고, 그 돈으로 생활용품 같은 걸 사게돼있다 라고 알고 있는데, 이 돈이 압류됐다는 거죠?
◆ 장현승 : 네, 영치금은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들어갈 때 갖고 있던 돈이거나, 가족이나 지인이 밖에서 넣어준 돈입니다. 이 돈으로 교도소 안에서 간식, 생활용품, 문구류, 우표 같은 걸 살 수 있어요. 교도소 안에서 쓰는 생활비 같은 돈인 거죠. 법적으로 보면 이 영치금도 수용자의 재산입니다. 정확히는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대해 갖는 영치금 반환 채권인데요. 피해자는 확정판결을 가지고 이 채권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손해배상금 일부를 회수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돈은 압류가 제한되지만, 수용자는 의식주가 국가에서 제공됩니다. 그래서 실무상 수용자는 일반인의 최저생계비 보호와는 다르게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실제 돈이 있어야 압류도 의미가 있겠죠? 이 씨처럼 영치금 잔액이 850원밖에 없으면, 압류 결정은 받았어도 가져올 돈이 거의 없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가 1년 반 동안 받은 돈도 40만 원 남짓에 그쳤다고 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보죠. 피해자가 손해배상금을 받아내기 위해 가해자의 영치금을 압류해달라 신청을 했고, 그 결정이 실제 받아들여졌지만 정작 영치금 잔액이 거의 없어서,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이 거의 없었다 이거잖아요? 그런데 최근 보도 내용은 가해자가 영치금 중 일부를 자신이 쓸 수 있게 해달라 이런 요청을 했다는 건데, 이게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은 그런 생각도 좀 들기도 하고요. 정확히 어떤 내용인 거예요?
◆ 장현승 : 쉽게 말하면 “압류된 돈 중 일부는 내가 쓸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원래 채무자의 재산을 압류하더라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돈까지 전부 막아버리면 문제가 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법원에 압류금지 범위를 조정해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인 겁니다. 이 씨가 한 신청도 바로 이겁니다. “나는 수용자이긴 하지만, 병원비도 필요하고 매점에서 물건도 사야 하니까, 매달 들어오는 영치금 중 10만~15만 원은 압류 대상에서 빼달라”는 거죠. 법원이 받아들이면, 앞으로 누군가가 이 씨 영치금에 돈을 넣더라도, 그중 일정 금액은 피해자가 가져갈 수 없게 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있는 회수 수단이 줄어드는 셈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계속해서 드는 의문은 영치금 잔액이 없없다는 거잖아요. 850원밖에 없었다는 건데, 가해자는 왜 "10만 원에서 15만 원 정도 쓸 수 있게 해달라" 이런 신청을 한 건지, 이 부분을 궁금해하실 것 같거든요? 이 부분을 좀 설명해 주시죠.
◆ 장현승 : 지금 당장은 잔액이 없지만, 앞으로 누군가가 돈을 넣어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가족이나 지인이 영치금을 보내줄 수도 있고, 교도소 내 작업으로 작업장려금이 쌓일 수도 있거든요. 그 돈이 들어오는 순간 압류될 수 있으니, 미리 법원으로부터 “일정 금액은 내가 쓸 수 있다”는 보장을 받아두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또 결과적으로는 피해자에게 부담이 더해집니다. 피해자는 이미 형사재판, 민사소송, 강제집행까지 거쳤는데, 이제는 가해자가 낸 이런 신청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니까요.
◇ 이원화 : 네, 그러니까 나중에 압류로 빼가지 못하게 해달라는 신청을 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네요. 아무튼 피해자 입장에서는 진짜 이 소식을 듣고, 굉장히 화가 나고 황당했을 것 같아요.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는데도 실제 피해회복은 안 되고 있는데, 가해자는 자기 영치금 일부를 쓰게 해달라 하고 있는 거니까. 변호사님은 이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 어떻게 보세요?
◆ 장현승 : 저는 인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봅니다. 수용자는 의식주가 국가 비용으로 제공됩니다. 밥도 나오고, 옷도 나오고, 잠자리도 제공되죠. 그러니까 일반인이 최저생계비를 주장할 때와는 상황이 다른 겁니다. 수용자에게 영치금은 생존을 위한 필수 자금이라기보다, 추가적인 편의를 위한 돈에 가깝습니다. 물론 외부 병원 진료처럼 꼭 필요한 지출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필요한 금액을 소명해서, 개별적으로 판단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이 씨의 신청은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을 보장해달라는 취지잖아요? 그렇게 되면 피해자의 채권 회수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법원이 정당성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일각에서는 수용자도 사람인 만큼, 최소한의 처우와 건강권이 보장돼야 한다 이런 논리를 제기하기도 하거든요? 반면 피해자는 아직 배상금을 받지 못하고 있고요. 이렇게 수용자의 최소한의 생활 보장과, 피해자의 손해배상 받을 권리. 이게 충돌할 때, 법원은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나요? 뭘 기준으로 판단하게 됩니까?
◆ 장현승 : 사실 법원은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서 봅니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우선한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고요. 다만 이 사건에서 중요한 점은, 수용자의 기본적인 생활은 이미 국가가 보장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영치금은 생존을 위한 최후의 보루라기보다, 그 위에 얹히는 추가적인 편의 수단에 가깝습니다. 반면 피해자는 법원 판결로 확정된 1억 원을 아직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범죄 피해를 입었고, 판결까지 받았는데도 회복이 안 된 상황인 거죠. 그래서 법원은 이 돈이 정말 치료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돈인지, 단순한 매점 물품 구매나 편의를 위한 돈인지, 그리고 가해자가 그동안 자발적으로 배상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볼 겁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채권 회수 권리에 더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 이원화 : 네, 말씀하신 대로 영치금이 주로 사용되는 곳이 보통 운동화 사거나, 아니면 간식 같은 거 사 먹거나 이런 거 할 때 쓰는 돈이긴 하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그런 점까지 고려를 할 때는 좀 가능성이 낮지 않나, 저도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특정해서 이야기 해봤습니다만, 피해자가 어렵사리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내도, 실제 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요?
◆ 장현승 : 네, 안타깝게도 현실이 그렇습니다. 판결은 이겼는데 돈을 못 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가해자가 재산을 미리 빼돌리거나, 가족 명의로 돌려놓거나, 아예 본인 명의 재산이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특히 가해자가 수감 중이라면 사실상 확인 가능한 재산이 영치금 정도인데, 그 영치금마저 없으면 회수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사건도 1억 원 배상 판결은 받았지만, 실제 회수된 금액은 극히 일부에 그쳤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결국 판결문은 있는데, 그 판결을 현실의 피해회복으로 바꾸는 과정은 피해자가 다시 떠안게 되는 구조인 거죠.
◇ 이원화 : 특히 돌려차기 사건의 경우도, 피해자가 수시로 교정시설에 전화해서 영치금 잔액을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던데, 그러다보니 어떤 이야기가 또 있냐면요. 판결은 피해자가 이겼지만, 실제 회복의 책임은 피해자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박사방, 조주빈 사건도 기억하실텐데, 1억이 넘는 추징금이 있었지만 실제 환수는 거의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거든요? 이런 사례들 보면, 피해회복 제도 자체에 어떤 빈틈이 있는 건 아닐까 그런 의문이 드는데.
◆ 장현승 : 솔직히 말씀드리면, 빈틈이 있다고 봅니다. '배상명령 제도'라는 게 있습니다. 형사재판 과정에서 피해자가 신청하면, 민사소송을 따로 제기하지 않아도 법원이 가해자에게 배상을 명령하는 제도입니다. 신속하게 피해를 회복하자는 취지죠. 그런데 배상명령이 나오든, 민사판결이 나오든 가해자에게 재산이 없으면 실제 회수는 어렵습니다. 박사방 조주빈 사건처럼 큰 금액의 배상명령이나 추징 이야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실제 환수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현행 제도는 판결을 받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길이 있는데, 그 이후 집행 단계에서는 피해자가 혼자 감당해야 하는 구조입니다. 영치금 잔액 조회 시스템 개선이나, 피해자가 쉽게 집행할 수 있는 절차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바로 이 이유입니다.
◇ 이원화 : 아무튼 영치금 압류가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나마 실질적으로 돈을 받아낼 수 있단 방법이란 사실이 참 씁쓸한데, 이 황당한 게요. 영치금 압류를 걸었다가,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면서요?
◆ 장현승 : 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중고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구치소에 수감된 사기꾼의 영치금을 압류해서 피해 금액을 돌려받았는데, 얼마 후 그 사기꾼으로부터 협박성 편지를 받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편지 내용이 “꼭 이렇게까지 해야 됐느냐”, “지금 내 심정, 당신도 느끼게 해주겠다”는 식이었다고 합니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법적 절차를 정당하게 이용한 것뿐인데, 오히려 보복 협박을 받게 된 거죠.
◇ 이원화 : 피해자는 법적 절차를 이용한 것뿐인데,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편지를 보냈다는 게 어떻게 가능했던 거죠?
◆ 장현승 : 사실 배상명령을 신청하면 판결문에 신청인의 이름과 주소가 기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고인도 그 판결문을 받아보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가해자가 판결문을 통해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알게 되는 구조인 겁니다. 교도소 안에 있어도 편지는 보낼 수 있으니까, 그 주소로 편지를 보낸 거죠. 물론 재판에서는 상대방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보복 위험이 있는 사건에서는 피해자의 주소가 그대로 노출되지 않도록 훨씬 세심한 장치가 필요합니다.
◇ 이원화 : 피해자 입장에서는 굉장한 공포였을 것 같은데, 이런 사건을 막기 위해서 피해자가 배상명령이나, 영치금 압류를 신청할 때 현실적으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뭐가 있겠습니까.
◆ 장현승 : 가장 중요한 건 주소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배상명령 신청서에 실제 거주지 주소를 그대로 적으면 가해자에게 알려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변호사를 통해 진행하면서 법무법인 주소를 송달장소로 쓰거나, 공개되어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주소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실제로 보복이 두려운 피해자들이 이런 방법을 많이 활용하고요. 그리고 영치금 압류 결정을 받은 후에도, 교정시설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가해자나 가족과 직접 연락하는 것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만약 협박성 연락이 오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고소를 검토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법적 권리를 행사한 것에 대해 가해자가 보복하는 건, 명백히 위법한 행위입니다. 결국 피해자가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면서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미리 알고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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