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변호사·AI 판결문 올까?...법조계 전망은

'딸깍' 변호사·AI 판결문 올까?...법조계 전망은

2026.05.29. 오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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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하린 앵커, 이정섭 앵커
■ 출연 : 이준엽 사회부 기자

[앵커]
YTN은 인공지능 도입으로 인한 법조계의 변화와 명함을 살펴보는 기획 보도를 다섯 번에 걸쳐 전해드렸습니다.

이제 인공지능 변호사, 인공지능 판사의 시대도 다가오게 될까요?

이 내용 취재한 사회부 이준엽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준엽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일반인이 인공지능만 믿고 나 홀로 소송을 해서, 법률전문가 집단인 법무법인을 상대로 승소했다는 소식, 이 기자가 전해줬죠.

신선한 충격이었는데요, 그만큼 법률 시장의 문턱이 확 낮아졌다고 볼 수 있겠죠?

[이준엽 기자]
네, 저희가 소개했던 박장호 씨는 상용 인공지능만 사용해서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상대로 한 민·형사 분쟁을 모두 이겼습니다.

예전 같으면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저희 보도가 나간 뒤 비슷한 제보가 또 들어오기도 했어요.

법무법인과 수임계약을 맺었다가,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불공정 약관을 짚어내고 착수금 일부를 돌려받은 분이 있었습니다.

아마 알려지지 않은 사례가 더 있을 테고, 그만큼 법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정보 비대칭'을 극복할 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인간 변호사들은 따라가기 어려울, '뜨끔'할 수도 있는 인공지능의 장점이 있는데요.

압도적인 친절함입니다.

경험담을 한 번 들어보실까요?

[박 장 호 / 인공지능 활용 '나 홀로 소송' 당사자 : 자다가 이제 또 어떤 생각이 났어요? 이 변호사랑 쟁점에 대해서. 그러면은 이 인공지능한테 곧바로 물어봅니다. 24시간 언제든지 맡길 수 있는 비서 역할도 해줬습니다.]

[앵커]
법률 조언에 24시간 상담까지, 일반인도 이렇게 편하게 쓴다면, 전문가인 변호사들에게 영향이 적지 않겠는데요?

[이준엽 기자]
네, 실제로 인공지능 활용이 크게 늘어나다 보니 변호사들의 업무는 편해졌지만, 반대 급부로 법무법인에는 '고용 한파'가 불어닥쳤습니다.

국내 10대 로펌 신입 변호사 채용이 4년 전과 비교하면 지난해 23% 줄어들었다는 통계도 있고요.

면접에서 30분 만에 소장 초안을 써서 인공지능 결과물보다 나으면 통과시키겠다고 했다더라, 변호사 10명을 내보내고 인공지능으로 대체한 법무법인이 있다더라, 하는 소문도 서초동에 돌고 있습니다.

10만 원대면 다양한 법률 전문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데, 인건비는 최소 인당 300만 원 정도는 잡아야 하니까 고용하는 입장에선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죠.

변호사들도 요즘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해요.

소위 말해서 '딸깍', 버튼만 누르면 필요한 서류를 다 만들어주는 거 아니냐면서 수임료를 깎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는데요.

실제로는 마냥 그렇진 않다고 합니다.

[윤 세 환 / 윤정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요즘 그 '딸깍'이라는 표현을 다들 좋아하는데 사실 그렇게 해서 쓸 수 있으면 저희도 너무 좋은데, 찾는 데 시간이 줄어든 건 맞지만 찾는 내용이 이제 맞는가를 검증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다 보니까.]

[앵커]
인공지능 도입의 여파를 맞은 변호사 업계의 위기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네요.

인공지능이 저 정도로 똑똑하다면, 아예 판결까지 내리는 시대도 오지 않을까요?

[이준엽 기자]
제가 이번 기획 기사 댓글을 보니까 '판사도 인공지능으로 대체하라'는 반응이 가장 많더라고요.

근데 법원이 당장 내년 도입을 목표로 하는 '사건 검토 보고서' 작성 기능이 사실상 판결문 초안을 써준다는 거거든요.

이미 인공지능 판결 시대가 성큼 다가왔지만, 100% 기계에 판결을 맡길 수 있을지에 대해선 조심스럽습니다.

흉악범죄나 아동 상대 범죄 등에서 선처해준다거나, 형량이 너무 적다는 데서 시청자들께서 분노를 많이 느끼시잖아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느낀 점은, 이른바 '사이다' 판결이 나오려면 오히려 인공지능 판사에게 맡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앵커]
오히려 인공지능에 맡기면 안 된다, 왜 그렇게 보시나요?

[이준엽 기자]
인공지능은 과거 판결 데이터만 학습하는데, 그럼 어떤 판결이 나올까요?

잘못된 판결 관행까지 답습하는 보수적인 판결이 나올 확률이 훨씬 높을 거에요.

시대가 변하면서 범죄에 대한 기준도 달라지고 형량도 높여가는 과정이 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대법원이 시대적 흐름이 이러하니까 바꿔서 판결해 보라고 임의로 인공지능에 지시한다면 오히려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더 어려울 겁니다.

최근에 대법원에서 문신사들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하던 판례를 모두 뒤집는 판결을 냈거든요.

이처럼 고도의 철학적, 정치적, 사회적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사안들을 일방적으로 인공지능에 맡기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앵커]
결국, 인간의 영역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네요.

이 기자도 이번 기획을 준비하며 인공지능을 많이 활용했다면서요?

[이준엽 기자]
네, 아무래도 인공지능이 화두인 기획이잖아요.

그래서 스튜디오에 가져온 이 노트북으로 인공지능을 최대한 많이 써 봤습니다.

화면 보이시나요?

인터뷰는 누구랑 하면 좋을지도 물어보고, 출연을 앞두고도 기존 보도에 담지 못했지만 소개할 만한 재밌는 내용이 있는지 조언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은 아마 업무에 인공지능 많이 활용해보신 분들은 느낄 텐데, 역설적으로 "내가 인공지능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하겠다"는 겁니다.

인공지능이 내놓는 결과물들은 데이터에 기반한 일반론 수준의 결과물이라고 하면, 내가 원하는 뚜렷한 청사진을 향해서 갈 수 있도록 인공지능에 올바른 질문을 던지고, 지시하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공지능으로 로봇을 설계하건, 영화를 만들건, 음악을 작곡하건, 다른 말로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거죠.

[앵커]
네, 이렇게 취재도 하고, 인공지능도 써 보셨는데, 그래서 인공지능 시대를 법조계가 어떻게 맞이해야 하겠다고 결론을 내리신 바가 있나요?

[이준엽 기자]
네, 앞서 드린 말씀의 연장 선상에서 보면 법조계에서의 전문성이란 뭘까요?

법전과 판례를 달달 외우고 서면을 빠르게 쓰는 건 이제 기계가 더 잘합니다.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헌법과 법률에 탄탄히 근거한 창의적인 논리를 제시하는 게 새로운 법조인의 전문성이 될 겁니다.

더 넓게 보면 앞으로 법조계에서도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해야 더 정의로운 판결을 할 수 있을지, 억울한 사람이 더 잘 구제받을 수 있을지 본질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건 인간이 직접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사회부 이준엽 기자였습니다.

[이준엽 기자]
감사합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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