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집주인이 남긴 깡통전세...보증보험 무용지물?

숨진 집주인이 남긴 깡통전세...보증보험 무용지물?

2026.05.12. 오전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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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주인이 깡통전세를 남기고 갑자기 숨졌는데 유족들이 상속을 포기한다면, 세입자들은 보증금을 돌려받기가 막막합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HUG(허그)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했더라도 사전에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지 않았다면 대위변제 등 지원을 받지 못하는데요.

세입자들은 제도의 사각지대를 해소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혜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에 있는 오피스텔입니다.

지난 2021년, A 씨는 이곳에 전세금 3억 3천5백만 원을 들여 신혼집을 마련했습니다.

[A 씨 / 피해 세입자 : 전 재산이죠. 신혼집을 꾸리기 위해서 결혼하고 나서 모든 돈을 다 끌어서 지금 전셋집을 들어왔었고…. 계약을 결정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보증보험이 되니까.]

그런데 전세계약이 끝나갈 때쯤, A 씨는 집주인이 숨졌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알고 보니 집주인은 오피스텔을 30채 넘게 갖고 있었는데, 대부분이 전세금과 집값이 비슷한 이른바 '깡통주택'이었습니다.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A 씨를 포함해 같은 건물 세입자 4명은 집주인의 가족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 소송을 해 '전세금을 돌려받으라'는 판결을 받아냈지만, 가족은 상속을 포기한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 HUG(허그)도 보증금 대위변제를 거부했습니다.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경우 보증사고라고 볼 수 있는데, 여기 해당하지 않아 계약이 자동 갱신됐다는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숨졌고, 그 가족은 상속을 포기한 상황, 소유주가 사라진 집의 세입자들은 계약 해지 의사를 전달할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A 씨 / 피해 세입자 : HUG(허그)라는 공공기관에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죠. 이거는 저희가 생각했을 때는 명백한 보증사고인데, 보증사고가 아니고 묵시적 갱신이라고 주장을 해버리니까.]

HUG(허그)는 이렇게 집주인이 숨졌을 때 전세계약 종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상속재산관리인' 선임 지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런 도움 역시 받을 수 없었습니다.

이 또한 세입자가 사전에 집주인에게 계약 종료 의사를 전달한 경우에 한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A 씨를 비롯한 세입자들은 직접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원에 상속재산관리인 선임을 청구해야 했습니다.

[이 세 준 / 법률 대리인 : 우리가 HUG(허그)의 보증보험을 들었음에도 이런 절차들을 다 진행하는 게 타당한 것인지, 오로지 HUG(허그)의 편의를 위해서 만든 제도는 아닌지….]

세입자들은 이제 상속재산관리인을 상대로 보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한 뒤엔 집을 경매 신청하는 등 다시 또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갑자기 숨진 집주인이 남긴 깡통전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있어도 구제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은 제도 개선을 촉구하면서 HUG(허그)를 상대로 보증보험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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