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에서 '비밀어창'은 공공연한 비밀?..."중국 정부 관계자도 언급"

단독 중국에서 '비밀어창'은 공공연한 비밀?..."중국 정부 관계자도 언급"

2025.12.10.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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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한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중국 어선이 몰래 어획물을 숨기는 시설인 '비밀어창'에 대해 연속 기획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중국 어선에 '비밀어창'이 있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데, YTN은 이미 상당수 중국어선에 이 비밀창고가 설치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확보했습니다.

김이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제주 서귀포 마라도 남동쪽 해상, 멈춰있는 중국 어선에 우리 해경 보트가 접근합니다.

지난 1월 신종 '비밀어창'을 처음 적발했을 당시 영상입니다.

그런데 어선 1척이 단속된 직후, 허가를 받고 조업 중이던 1백여 척의 다른 중국 어선들이 일제히 전속력으로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다른 선박이 단속되더라도 조업을 이어가던 이전과는 다른 모습인데, 이들은 이후 무전을 통해 해경이 '비밀어창'을 알게 돼 돈을 못 벌게 됐다며 적발된 어민을 비난하고, 어떤 부분을 더 개조할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단속을 피한 다른 어선들도 '비밀어창'을 설치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YTN이 확보한 지난 7월 중국 저장성에서 열린 어민 교육 행사 영상입니다.

이 자리에서 중국 정부 관리는 '비밀어창' 적발 사례를 언급하며 주의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국 '대외 어업협회 교육회' 참석자 : (비밀어창) 문이 고장 났는데도 한국 해역에 들어갔다는 건 괜히 위험하게 간 거 아니냐는 뜻이에요. 정부 높은 관리자가 조금 책망하는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정부 관계자까지 언급할 정도로 '비밀어창'이 이미 널리 퍼진 것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해경은 중국 어선의 조업 일지 속 어획량이 우리 어민들에 비해 적을 때가 많다는 점도 주목합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조업하는 우리 어선들보다 대형화된 중국 어선이 훨씬 적은 어획량을 보고하는 경우를 의심하는 겁니다.

[김 경 흠 / 한국 어선 선장 (35년 조업) : (우리는 하루에) 5톤도 잡고 또 못 잡을 때는 뭐 2톤도 잡고….]

[이 동 빈 / 서귀포해양경찰서 5002함 단속 팀장 : (중국 어선이) 통보하는 그 어획량이 항상 엄청 낮을 때가 많았습니다. 하루에 50kg 잡을 때도 있고 60kg 잡았을 때도 있고 그래서 올라가서 왜 이렇게 적느냐, 그렇게 하면 적자가 나지 않느냐….]

전문가들은 중국 어선들이 포획 금지 어종 등을 포함해 할당량보다 더 많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비밀어창'에 어획물을 숨기고, 실제보다 적은 양을 잡은 것처럼 기록할 가능성을 지적합니다.

[김 석 균 / 한서대학교 해양경찰학과 교수 : (중국 어선들이) 들어와서 제한된 허가만큼만 해서는 수익을 자기들 생각하는 만큼 충분히 올리기가 힘드니까….]

우리 바다에서 조업하는 중국어선 상당수에 '비밀어창'이 있을 수도 있는 상황, 정부 차원의 조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YTN 김이영입니다.


영상기자 : 한상원
디자인: 정하림 윤다솔
화면제공 : 서귀포해양경찰서, 제주해양경찰서, 해양경찰청, 시청자 제보


YTN 김이영 (kimyy08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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