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동 연쇄살인범' 20년 만에 확인..."10년 전 숨져"

'신정동 연쇄살인범' 20년 만에 확인..."10년 전 숨져"

2025.11.21. 오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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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동 연쇄살인 사건’ 20년 만에 피의자 특정
2005년 신정동에서 20대·40대 여성 살해 후 유기
수법 유사해 동일범 소행 추정됐지만 미궁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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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일대에서 여성들이 잇달아 살해된 사건의 피의자가 20년 만에 특정됐습니다.

당시 빌딩 관리인이었던 60대 남성 장 모 씨로 10년 전 숨졌는데, 연관성이 의심됐던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회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이현정 기자, 양천구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이 드디어 밝혀졌다고요.

[기자]
경찰이 지난 2005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서 두 차례 걸쳐 여성들을 살해한 사건의 피의자 장 모 씨를 특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05년 6월과 11월, 서울 신정동에서 20대와 40대 여성이 잇달아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사건의 피의자가 20년 만에 밝혀진 겁니다.

당시 두 시신은 노끈으로 묶인 채 마대자루에 담겨 주택가에 유기됐습니다.

수법과 장소가 유사해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였지만, 실마리가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경찰은 지난 2013년 이 사건을 장기미제 사건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020년, 발전된 유전자 분석 기법을 바탕으로 증거물에서 유전자형 검출에 성공했고 연쇄 살인 사건이 동일범 소행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재수사에 탄력이 붙었습니다.

경찰은 이후 피의자 특정을 위해 동일 수법 전과자와 신정동 전·출입자 등 23만여 명의 수사대상자를 선정해 조사를 벌였습니다.

이 가운데 범행 수법과 직업, 거주형태 등 우선순위를 고려해 1,514명을 추렸는데, 유전자 일치 대상은 없었습니다.

이에 경찰은 사망자 56명을 새로운 후보군으로 추렸고, 지난 8월 병원에서 확보한 장 씨의 검체를 분석한 결과 증거물 유전자와 일치해 최종 피의자로 특정됐습니다.

장 씨가 지난 2015년 암으로 숨지면서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인데, 경찰은 앞으로도 범인의 생사와 관계없이 장기미제 규명에 힘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신 재 문 /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4팀장 : 앞으로 경찰은 역사적 소명의식을 갖고 살인범은 저승까지 추적한다는 각오로 장기 미제 사건의 진실을 범인의 생사와 관계없이 끝까지 규명하겠습니다.]

[앵커]
피의자 특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사건 경위 관련해서도 새롭게 나온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사건 당시 60대 초반이었던 피의자 장 모 씨는 피해자들이 끌려갔던 빌딩의 관리인으로 근무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장 씨가 빌딩에 있는 병원을 방문한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1층 출입구가 막혔으니 지하를 통해 나가게 해주겠다며 유인해 범행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이 지난 9월 빌딩 지하에 대한 압수수색과 감식을 벌인 결과, 피해자 시신에서 검출된 곰팡이, 모래 성분과 환경 유사성이 확인됐습니다.

장 씨는 두 번째 살인 3개월 뒤인 지난 2006년 2월에도 비슷한 성범죄를 저질러 강간치상 등 혐의로 검거됐고, 3년 동안 복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이때 장 씨와 함께 지낸 재소자들도 조사했는데, 장 씨가 '사람을 죽여봤다'거나 피해 여성을 묘사하는 등 본인만 알 수 있는 이야기를 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벌어졌던 이른바 '엽기 토끼'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된 거죠.

[기자]
네, 경찰은 피의자 장 씨가 비슷한 시기 발생해 연관성이 의심됐던 이른바 '엽기토끼' 사건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장 씨는 그 당시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던 상태라 동일범일 수 없다는 설명입니다.

앞서 지난 2006년 5월 같은 동네에서 또 다른 여성이 납치됐다가 극적으로 탈출하면서 연쇄 살인사건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의심됐습니다.

피해 여성이 사건 당시 캐릭터 '엽기토끼 스티커'가 붙은 신발장을 봤다고 증언하면서 '엽기토끼 사건'으로 불렸는데 현재까지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태입니다.

경찰은 이 사건이 신정동 연쇄살인과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현재 수사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이현정입니다.

영상기자 : 김현미 영상편집: 문지환

YTN 이현정 (leehj031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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