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김치명인' 이하연"아이들 키우려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애국심으로"

[잠시만요] '김치명인' 이하연"아이들 키우려 시작한 일인데, 지금은 애국심으로"

2025.11.17. 오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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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요]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5년 11월 16일 (일요일)
■ 진행 : 김영민 아나운서
■ 대담 :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58호 이하연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김영민 아나운서 (이하 김영민) :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가 있죠. 이 노래 가사처럼 김치는 우리 밥상의 중심이자 한국인의 삶과 정서를 담은 음식입니다. 배추 한 포기를 절이고 젓갈과 고춧가루를 버무리는 그 손끝에는 가족을 향한 사랑이 깃들어 있죠. 오늘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에서는 김치의 평생의 열정과 철학을 담아 온 분을 만나봅니다.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58호 이하연 김치명인입니다. 명인님 안녕하세요

◇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58호 이하연 (이하 이하연) : 네, 안녕하세요. 불러주셔서 영광입니다.

◆ 김영민 : 제가 더 영광이죠. 제가 김치 명인 분을 만나게 될 줄이야.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 일단 청취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릴까요?

◇ 이하연 : 네, 저는 대한민국 식품명인 58호 이하연입니다. 해물섞박지 김치명인으로 지정받았고요. 2015년도에 지정받았어요. 그리고 봉우리 영농조합법인 대표를 하고 있고 봉우리 한정식 대표를 하고 있어요.

◆ 김영민 : 네, 그러시군요. 일단 제가 김치 버무리는 거를 봤어요. 명인님이 버무리시는 김치는 어떨까 하면서 봤는데 맨손으로 막 버무리시면서 김치의 맛을 내시던데, 그래서 그런지 오른손목이 왼손목보다 굵다고 하시더라고요.

◇ 이하연 : 아무래도 오른손을 많이 쓰게 돼요. 무채 썰거나 그 모든 게 저는 오른손잡이여서 오른손을 많이 쓰니까 그렇게 되더라고요.

◆ 김영민 : 힘들지는 않으세요? 손목 아프고 그런 직업병 같은 게 있으실 것 같은데.

◇ 이하연 : 우리가 맛있게 맵다 이런 표현을 쓰죠. 김치가 힘든데, 재미있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 이하연 : 그래서 하는 것 같아요. 힘은 들어요. 어마어마한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거든요. ‘김치를 정선한다’고 하는데 손질하는 과정에서부터 완성할 때까지 그 과정이 있거든요. 맛있는 김치가 됐을 때 그 희열이 있어요. 그래서 하는 것 같아요. 농사꾼들이 농사 지을 때 힘들거든요. 근데도 매해 농사를 또 짓는 거 보면 수확할 때 기쁨을 맛보셔서 그런 거 하고 똑같을 거예요.

◆ 김영민 : 그렇군요. 뿌듯함이 지금의 김치 명인 이하연 명인님을 만든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음식을 본업으로 삼은 지는 얼마나 되신 거예요?

◇ 이하연 : 거의 40년 가까이 돼요. 87년도니까 2년 더 있으면 40년이에요.

◆ 김영민 : 처음에 어떻게 음식을 시작하게 되셨어요?

◇ 이하연 : 무슨 대단한 뜻이 있거나 그게 아니고 아이들이 있으니까 먹고 살려고 했어요. 아이들 키우고 어미니까 애들 잘 키우고 먹여 살려야 되잖아요. 그래서 한 거예요.

◆ 김영민 : 그렇군요. 아이들을 향한 사랑 먹여 살려야겠다는 책임감, 엄마로서의 그런 마음이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하신 큰 원동력이 되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김치 명인이 전수해 주는 비법은 어떨까 굉장히 궁금했어요. 근데 그 비법이 책으로 담겨져서 나왔다고요?

◇ 이하연 : 이번에 ‘이하연의 별별김치’라고 해서 책을 출간을 했는데 별별이란 말이 들어간 게 제가 언젠가 서울시 김장문화제 때 100가지 전시를 했었어요. 거기 오신 관객분들이 ‘별의 별 김치가 다 있네’ 이런 표현을 썼거든요. 이 책을 만들면서 편집하시는 분이 제가 책 제목을 뭘로 할까요? 하고 물었더니 별별김치라는 말이 딱 나오는 거예요. 두 번도 생각 안 했어요. 이걸로 합시다 그랬어요.

◆ 김영민 : 책의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책 제목이나 전체적으로 너무 잘 어우러지는 것 같고 저도 사실 책을 하나 선물을 받았는데, 저는 이 수많은 김치에 대한 설명과 레시피 중에서 내가 가장 쉽게 당장 해볼 수 있는 게 뭘까 가장 궁금했거든요. 저 같은 초보 요리사는 이 중에 어떤 김치를 가장 먼저 시도해 보면 좋을까요?

◇ 이하연 : 저는 소금지를 해봤으면 좋겠어요. 한 포기로 했거든요. 분량이 많지 않고 한 포기니까 그걸 먼저 해 보는 거예요. 양념도 많이 안 들어가요. 소금으로 간을 한 김치니까. 한 포기 해 보면 10포기도 할 수 있고 많이도 할 수 있거든요.

◆ 김영민 :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걸 많이 하려고 하지 말고.

◇ 이하연 : 간단한 거 먼저 해보시고 유튜브에도 한 포기 영상이 있어요. 그러면 실패할 확률이 별로 없을 거예요.

◆ 김영민 : 저는 한 번도 김치를 안 담가봤는데 내가 만든 김치를 내가 먹는다면 엄청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책을 참고해 보도록 할게요. 대한민국 농림축산식품부 식품명인 제58호이십니다. 언제 어떻게 김치 명인으로 지정이 되신 거예요?

◇ 이하연 : 최소한 10년 이상 활동을 해야 되고요. 김치 분야에 거의 20년까지예요. 그리고 점수가 있어요. 10년 이상이면 10점, 15년 이상이면 15점, 20년 이상이면 20점. 채점 점수가 있거든요. 거기에 부합해야 되고 ‘셧박지’라고 <규합총서>에 나와 있어요. 그게 1809년도 한글 요리책이거든요. 거기에 셧박지로 나와 있는데 이 김치에 전복, 소라, 낙지 굴이 들어가요.

◆ 김영민 : 그렇게 비싼 해물이 김치에 들어가나요?

◇ 이하연 : 거기서 깜짝 놀란 거예요. 근데 제 고향이 강변이에요. 강변포구. 배가 들어오는 지역인데 군산하고 강녕 가는 그 중간이거든요. 그래서 저희 어머니도 해산물 주러 가는 김치를 많이 담그셨어요. 이걸 현대화 시켜 봤죠.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걸로 신청했는데 한 번에 됐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그러면 우리나라에는 김치 명인이 몇 분이나 계신 거예요?

◇ 이하연 : 다섯 분이 있어요.

◆ 김영민 : 정말 손에 꼽네요. 손에 꼽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네요. 그러면 김치 명인이 처음에 되셨을 때 어떠셨어요?

◇ 이하연 : 아들 낳았을 때 기뻤거든요. 처음에 아들 낳고 두 번째 딸을 낳았는데 아들딸 낳은 것만큼 기뻤어요.

◆ 김영민 : 어떤 기분일까요? 저는 아직 아들딸도 안 낳아봤기 때문에 얼마나 기쁠까 정말 감도 안 오는데.

◇ 이하연 : 진짜 기쁘고요. 딸 낳을 때도 그러거든요. 근데 아이를 낳는 그런 정도로 ‘아 내가 김치를 이렇게 해 왔던 게 자신을 인정받는다’ 이런 느낌.

◆ 김영민 : 너무나 영광스럽고 뿌듯하셨을 것 같아요. 앞서서 고향 얘기 잠깐 해 주셨잖아요. 김치가 지역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집집마다 맛이 다 다르잖아요. 명인님께서 태어나고 자라오신 고향에 대한 그런 배경이 김치 맛에도 영향을 주나요?

◇ 이하연 : 절대적이죠. 인간은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고 하잖아요. 저희는 배가 들어오는 지역이었고 황석어 조기젓을 많이 담갔어요. 그리고 저희 어머님도 직접 젓갈을 많이 담으셨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저희 동네 김치 맛이 굉장히 좋고 제가 먹어봐도 지금도 저희 어머니 김치 맛이 그리울 정도예요. 그 영향이 커요. 근데 결국은 제가 처음에 해볼 때 소금지로 젓갈이 들어가는 김치부터 시작을 하라고 했는데 오리지널 김치는 젓갈 맛이 김치 맛을 좌우해요. 어떤 젓갈을 썼는지에 따라서 김치 맛이 달라지거든요. 김치 맛은 전국에 어머니 숫자만큼 있다고 하잖아요. 젓갈을 잘 골라주면 김치가 훨씬 맛있어요.

◆ 김영민 : 지역마다 어떤 지역은 젓갈이 많이 들어가고 어떤 지역은 젓갈이 별로 안 들어가는 시원한 김치맛이 난다 뭐 이렇게 표현하기도 하잖아요.

◇ 이하연 : 안 들어가는 지역도 있어요. 새우젓 정도만 들어가는 게 있고. 북한 김치가 그래요. 그리고 우리나라는 춘천에서 안동 가는 중부고속도로 쪽이 젓갈을 많이 안 썼어요.

◆ 김영민 : 맞습니다.

◇ 이하연 : 제천, 단양 이쪽. 영월 이쪽으로는 별로 젓갈을 많이 안 썼는데 지금은 마트가 생기고 물류가 되고 하니까 옛날에는 새우젓 먹으려면 새우젓 장사 아저씨가 동이를 지고 다녔대요. 그래서 부잣집만 다니면서 판매를 했어요. 그만큼 비쌌다는 거예요.

◆ 김영민 : 그러면 명인님께서는 가장 기본적인 김치도 종류가 그렇게 많고 그리고 이 별별김치에 나오는 정말 수많은 김치의 종류까지 합하면 총 몇 가지의 김치를 하실 수 있으세요?

◇ 이하연 : 저는 100가지 전시는 한 번 했으니까 100가지는 되겠죠. 워낙 요즘 채소들이 다양해졌어요. 그리고 제가 김치 책을 내면서 느꼈던 게 안 들어가는, 그러니까 먹을 수 있는 모든 재료는 다 김치화 시킬 수가 있어요. 해산물이 다 그래요. 전복, 낙지, 소라, 굴, 오징어, 명태 다 되거든요. 그리고 가금류가 다 돼요. 닭고기, 꿩고기는 <음식 디미방> 에 나와 있어요. 소고기, 닭고기 다 돼요. 돼지고기도 되고요. 그러니까 전라도 반지에는 돼지고기 기름기 없는 걸 팬에 볶아서 들어가거든요. 다져가지고. 개성 보쌈김치는 소고기 육수 써요. 안 들어가는 재료가 없어요. 그리고 버섯류가 다 김치가 돼요.

◆ 김영민 : 맛있겠다. 버섯 맛있을 것 같아요.

◇ 이하연 : 버섯이 다 되고요. 지금은 아욱이 김치 재료는 아니거든요. 죽 끓이거나 국 끓여 먹잖아요. 옛날에는 아욱 가지고도 김치를 담갔다고 나와 있어요.

◆ 김영민 : 정말 다양한 재료들로 김치를 담글 수가 있는 건데 혹시 그러면 명인님이 처음 개발하신 명인님의 오리지널 김치도 있어요?

◇ 이하연 : 제가 2006년도에 첫 책을 냈어요. 그때 파프리카로 백김치를 담갔어요.

◆ 김영민 : 어머 너무 시원하고 맛있을 거 같아요.

◇ 이하연 : 20년 전에 파프리카가 너무 예쁜 거예요. 이거를 갖가지 색깔로 해서 백김치를 소를 만들어 채 썰어서 소를 만들어 넣어서 책에 냈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파프리카 김치는 그러면 원래 그전에는 없었던 거였나요?

◇ 이하연 : 책에 낸 거는 아마 제가 처음인 것 같아요. 그 김치는 나만 담았다 이렇게는 말을 못 해요. 다른 집에 가본 적이 없잖아요.

◆ 김영민 : 그러네요.

◇ 이하연 : 그 말은 못하고 책에 제가 처음 냈다 그 말은 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이렇게 독창적인 김치를 사실 접해보신 분들이 많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도 김치를 한 평생 먹어왔다고 생각을 하지만 막상 얘기를 들어보니까 내가 먹은 건 배추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뭐 이 정도가 다였겠구나, 시야를 넓혀서 다양한 김치를 맛볼 필요가 있겠다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김치를 만드시면서 혹시 앞서서 그런 얘기하셨잖아요. 힘든데 재밌다. 그 힘든 순간이 꽤나 있으셨을 것 같아요. 혹시 김치 하면서 이런 부분이 가장 힘들다 이런 부분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이하연 : 많이 힘들어요. 음식 제조업은 해썹(HACCP) 기준 허가를 받아야 되고 행정적인 그런 것들을 지켜가면서 해야하니까 너무 힘들어요. 김치만 담으라면 아무 걱정이 없이 막 열심히 하는데.

◆ 김영민 : 아무래도 사람 입에 들어가는 음식이다 보니 규정이 깐깐하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하연 : 그게 힘들고 또 뭐가 힘드냐면 기후 변화 때문에 폭염, 폭우 이런 걸로 인해서 배추 한 포기가 막 2만 얼마 할 때. 그건 인간의 힘으로, 제 힘으로 안 되는 일이거든요. 그렇게 재료값 폭등할 때 그때 많이 힘들죠.

◆ 김영민 : 그렇군요. 몸이 힘드시진 않으세요?

◇ 이하연 : 전 일찍 자요. 잠만 잘 자고 나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잠을 못 잤을 경우에 낮에 커피 마시고 나서 잠이 안 들고 할 때 그다음 날 힘들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아직은 잠만 푹 자면 김치 담그는 건 뭐 아무 문제없다고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김치 이야기를 저희가 나누고 있는데요. YTN 라디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하연 김치명인과 함께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저희 중간에 잠시 노래 듣고 가는 시간이 있거든요. 혹시 나의 인생, 나의 노래 순서를 가져볼까 하는데 신청곡으로 어떤 곡 준비해 주셨을까요?

◇ 이하연 : 홍수철 씨가 부른 김치 주제가입니다.

◆ 김영민 : 김치 주제가, 오늘은 노래까지 김치로 한번 가득 채워보도록 하겠습니다. 홍수철의 김치 주제가 듣고 올게요. 김치 없이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김치 주제가 함께 하셨습니다.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김치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가슴이 뛴다 하시는 분입니다. 이하연 김치명인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명인님과 이야기 이어가볼 텐데요. 명인님 조만간 11월 22일이 김치의 날이더라고요. 이 김치의 날이 2020년에 법정 기념일로 제정이 됐는데 그때 큰 역할을 하셨다고 또 얘기를 들었어요. 그 얘기 해주세요.

◇ 이하연 : 대한민국 김치협회라는 단체가 있어요. 김치 제조업체하고 김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사람들 이런 분들이 한 100여 명 모여 있는 단체인데 거기 3대 회장으로 출마를 했어요. 그때 공약으로 김치의 날을 법정기념일로 제정하겠다 하고 내세웠어요. 그러고 나서 당선이 됐어요. 농식품부에서 역할을 해 주셔야 돼요. 주도적인 역할을. 국회로 이거를 자료만 만들어 주면 제가 국회는 가서 설득을 하겠다. 그래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의 위원장을 찾아갔어요. 찾아갔더니 저한테 설득을 당했나 봐요. 수석 보좌관을 연결을 해 주더라고요. 그래서 농림부에서 자료 내고 2년 걸렸어요. 2018년도에 시작해서 20년도에 1월 달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어요. 그때 정말 김치한테 생일 해 준 거잖아요. 그러고 나니까 농식품부에서 예산이 딱 편성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해마다 김치의 날에 기념행사를 하고 있어요. 올해는 경복궁 민속박물관에서 22일 날 할 거예요.

◆ 김영민 : 그렇군요. 근데 왜 11월 22일이었어요?

◇ 이하연 : 그게 김치 하나하나의 재료가 22가지 효능을 낸다는 의미예요.

◆ 김영민 : 의미도 너무 좋네요. 11월 22일 기억하기도 좋고.

◇ 이하연 : 예 맞아요. 그리고 김장철 피크예요. 원래는 입동을 전후해서니까 11월 초쯤에 그때쯤이 김장철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기후 변화 때문에 뒤로 지금은 12월에 김장을 많이 해요.

◆ 김영민 : 그러네요. 진짜 생일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때 김치가 많이 태어나기도 하니까 K-푸드, 요즘 전 세계 사람들이 열광하는 거잖아요. 그러다 보니 프랑스에서도 김치의 날이 공식 제정되고 미국 유럽에서도 김치의 날이 제정되고 있다고요?

◇ 이하연 : 런던 근처에 킹스턴시라고 있어요. 우리나라로 같으면 서울 근처 분당 같은 지역이에요. 거기서도 김치의 날을 제정을 했고요. 미국도 캘리포니아 워싱턴 뉴욕 등 7군데에서 김치의 날을 지정했는데 재밌는 건 아르헨티나예요. 아르헨티나는 국가에서 했어요.

◆ 김영민 : 아르헨티나가 김치의 날을 지정했다고요? 그거 진짜 신기하네요.

◇ 이하연 : 국회의원님이 한국에 오셔서, 저한테 와서 김치 체험을 한 적이 있거든요. 김치를 너무 좋아해서 그렇게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 김영민 : 그렇군요. 김치가 정말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위상이 엄청난 음식이 된 것 같아요. 김치를 외국인들한테 많이 널리널리 소개하고 알리는 게 또 명인님의 어떤 사명이지 않습니까? 김치를 처음 접하는 외국인에게 처음 김치를 맛보게 해준다면 어떤 김치를 맛보게 해 주시겠어요?

◇ 이하연 : 역시 포기김치인데요. 역시 우리나라 김장 시장의 80%가 포기김치예요. 배추가 김치를 담그면 익었을 때도 요리해 먹기 좋고. 참 배추가 모든 채소를 섭렵을 했어요. 김치를 담가보면 가장 변신하기가 쉬워요. 외국인들은 어느 나라에서 왔느냐에 따라서 그 나라의 채소로 담은 거. 그러니까 벨기에 갈 때 미니 양배추 있어요. 엄지손가락만 한 그걸로 물김치를 담아 가지고 갔거든요. 담아서 가지고 갔다가 놓고 저는 먼저 오고 늦게 온 스태프들 얘기 들었는데 너무 맛있었대요.

◆ 김영민 : 정말요? 저도 궁금해요.

◇ 이하연 : 그 나라 나오는 고유의 채소들이 있어요. 그래서 김치 세계화는 그 나라의 식문화도 연구해야 돼요.

◆ 김영민 : 그렇군요. 오리지널 포기김치가 물론 가장 근본적인 김치지만 그 나라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현지화 김치 이런 것들이 외국인이 김치를 친숙하게 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얘기를 또 해 주셨는데 더 김치 얘기를 해보자면 김장철이라는 얘기를 드렸지만 저는 사실 솔직히 말하면 집에서 부모님이나 할머니가 김장하시는 거를 본 적이 없어요. 다 사거나 할머니는 김장을 하시더라도 저를 부르지를 않으시니까 김장이 된 김치를 저한테 주시거나. 부모님은 김장을 안 하시고 이러다 보니 제가 김장철에 다 같이 모여서 빨간 다라이에 이렇게 김장하는 광경을 저는 본 적이 없거든요. 시대가 지나면 지날수록 김장하는 문화가 사라지고 있는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드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우려스럽거나 그러진 않으세요?

◇ 이하연 : 저도 박물관으로 갈 것 같아요. 저희 딸도 안 담아요. 제 딸도 담아본 적이 없어요. 미래 세대는 어차피 그게 트렌드고 그렇게 변하는 걸 세상이 변하는 걸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잘 담그는 사람들을 육성을 해야죠. 담그기 좋아하고 재밌어 하고 잘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육성해서 먹는 문화는 없어지면 안 되죠. 담그는 문화는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그게 산업화가 돼 있고 김치가 그래서 미래 세대들이 김치를 안 먹는 걸 염려를 해요. 담그는 걸 염려하는 게 아니에요. 담그는 업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김치가 아예 없어지거나 이러진 않을 거예요. 근데 안 먹는 걸 걱정해요. 먹을 게 너무 많고 너무 단순당의 맛에 빠져 있는 것 같아요.

◆ 김영민 : 그렇죠, 맞아요.

◇ 이하연 : 그래서 젊은 분들한테 건강이 염려가 되는 거예요. 김치는 정말 건강식품이거든요. 세계 5대 건강식품이잖아요. 슈퍼푸드죠. 어린아이들이 안 먹는 이유도 있더라고요. 맛이 없으면 안 먹어요. 애들은 미각이 정직해요. 그래서 맛있게 담아줘야 되고 어릴 때부터 먹어야 커서도 먹어요. 김치도 중독성이 있거든요. 어릴 때부터 먹게끔 유도를 하고 커가면서 김치 잘 먹으면 여러 가지로 좋은 점들이 많아요.

◆ 김영민 : 장내 유익균이 풍부하죠.

◇ 이하연 : 그렇죠. 장 건강을 책임지니까. 아이들은 자기가 선택권이 없잖아요.

부모가 주는 대로 잘 먹고 하니까 어릴 때부터 김치를 먹이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어.

◆ 김영민 : 그렇군요. 김장 문화는 서서히 사라지더라도 잘 유지, 보존하면 되고 다만 김치를 먹는 문화는 더욱더 대중화가 될 필요가 있겠다는 얘기해 주셨어요. 아무래도 이렇게 김장 문화가 사라지는 게 워낙에 김치가 마트에서 잘 나오잖아요. 명인님도 시판 김치를 가끔 드세요?

◇ 이하연 : 어디 기업에서 보내줄 데가 있어요. 기업에서 저한테 김치 맛 봐달라고 보내줄 때가 있어요.

◆ 김영민 : 그러면 시식을 해보시고 이런 부분이 더 보완되면 좋겠다 이런 얘기도 해 주시나요?

◇ 이하연 : 우리 김치들이 시판 김치들이 너무 달아졌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옛날보다 아무래도 앞서서 단순당 얘기하셨지만 단맛에 대해서 워낙 사람들의 입맛이 익숙해지다 보니까 거기에 따라가는 걸까요?

◇ 이하연 : 제가 김치를 담가보면 안 달아야 맛있어요. 익어가면서 그 배추도 당도가 김장철 배추가 6브릭스 정도 돼요.

◆ 김영민 : 생각보다 당도가 높네요.

◇ 이하연 : 높아요. 무도 달고요. 옛날에는 배 먹고 싶으면 배, 없으면 무 먹었거든요. 무도 달고 새우젓도 달아요. 마늘도 당도가 있고 모든 재료들이 다 단맛이 있어요. 거기에서 침출수가 우러나와서 온도와 시간이 맛을 만들어줘요. 근데 습관을 단맛으로 들이니까 김치가 달아야 되는 줄 아는 거예요. 저는 일체 단맛을 안 넣어요. 첨가물을 안 넣어요.

◆ 김영민 : 그렇군요. 단맛을 뺀 김치를 먹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배추가 6브릭스라고 하셨잖아요. 좋은 배추 기준도 있나요?

◇ 이하연 : 김장철에는 거의 전국적으로 배추가 좋아요. 왜 그러냐면 강원도에서부터 저 해남 땅끝까지 배추가 잘 자랄 수 있는 온도가 18에서 25도 사이, 23도에서 25도 사이거든요. 그러니까 농약 이런 거 많이 안 쳐도 처음에만 자리 잡을 때까지만 쳐주면 잘 자라요. 크게 비가 많이 오거나 그러지만 않으면 김장철 배추가 1년 중에 제일 맛있어서 김치도 그때 많이 넉넉히 담아서 냉장 보관해 놓고 그다음에 추석까지 먹으라고 그래요.

◆ 김영민 : 그렇군요. 확실히 김장철에 많이 해서 몇 포기씩 받아와서 먹는 그 김치가 맛있던 이유가 있었습니다.

◇ 이하연 : 모든 재료가 맛있어요.

◆ 김영민 : 김치에 대한 이야기 많이 해봤는데요. 명인님 마지막으로 정말 1분 내로 짧게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으세요?

◇ 이하연 : 아까 집에서 김장하는 거 못 보셨다고 했잖아요. 제가 재료 다 준비해 놓고 가족끼리 와서 배추도 같이 절이고 씻고 하는 것들을 해보는 체험 박물관. 친구끼리도 오고 또 외국에서 왔을 때도 와서 김치 담가보고 먹어보고 김치로 만든 요리도 먹어보고 그러고 싶습니다.

◆ 김영민 : 그렇군요. 그 꿈이 실현되면 제가 1호 방문객으로 가겠습니다. 꼭 초대하겠습니다. <이런 사람 또 없습니다>오늘은 한국인의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김치를 널리 알리고 계신 이하연 김치 명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 이하연 : 네, 감사합니다.

◆ 김영민 :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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