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AI 보조냐"...경기교육청, '교사 희화화' 영상 논란

"교사가 AI 보조냐"...경기교육청, '교사 희화화' 영상 논란

2025.11.17. 오후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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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AI 보조냐"...경기교육청, '교사 희화화' 영상 논란
중등교사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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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이 인공지능(AI) 기반 교수학습 플랫폼 홍보영상에서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묘사하고 교육 본질을 왜곡했다는 지적에 휩싸였다.

17일 경기도교육청과 교원단체,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최근 유튜브 채널에 AI 서·논술형 평가시스템 '하이러닝'이 교사의 국어과목 서·논술형 시험 채점을 돕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AI로 분장한 인물이 오답에 대한 학생들의 이의 제기에 교사를 도와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문제가 된 부분은 교사가 학생들을 격려하고 더 궁금한 점은 쉬는 시간에는 회의가 있으니 점심 이후 찾아오라고 한 데 대해 AI가 답하는 장면이다.

AI는 교사가 학생을 격려할 때 "빈말입니다. 동공이 흔들리고 음성에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습니다"라고 하는가 하면, 쉬는 시간에 회의가 있다는 교사의 말에 대해서는 "거짓말입니다. 평소 이 시간에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교원 단체들은 AI 플랫폼을 홍보하겠답시고 교권을 희화화했다며 도교육청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은 전날 성명에서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을 우스꽝스럽게 왜곡해 표현하고 교육활동을 폄훼했다"며 유감을 표했으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는 "교사를 AI의 부속품처럼 묘사하고 교사와 교육 본질을 왜곡, 경시하는 태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경기교사노동조합은 "단순한 연출 과잉을 넘어 현장 교사를 모독한 인권 침해"라고 반발했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를 AI 시스템을 보조하는 존재로 묘사하는 등 경박한 교육 철학을 드러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도교육청은 영상을 삭제하고 "영상의 본래 의도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덜고 교육 현장을 지원하기 위함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지만 취지와 달리 오해를 불어온 장면이 있어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상처받았을 교사들께 깊이 사과드리고 이번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여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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