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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세나 앵커, 정지웅 앵커
■ 출연 : 정현우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인 납치·감금 사태가 이어진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돼 범죄단지의 실상을 취재한 YTN 취재진이 오늘 아침 한국에 귀국했습니다. 범죄조직원들의 새벽 탈출 행렬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국내 언론 최초로 범죄단체조직원을 직접 현지에서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돌아왔는데요. 취재한 정현우 기자와 캄보디아와 범죄단지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어서 오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희가 화면으로 보면서도 범죄단지의 모습이 굉장히 으스스하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접 봤을 때의 분위기 좀 전해 주시죠.
[기자]
일단 저희 취재진이 지난 15일 새벽에 그러니까 지금 나와 있는 저랑 영상취재팀 심관흠 그리고 진수환 기자 이렇게 셋이서 지난 15일 새벽 캄보디아에 도착했습니다. 그날 오전에 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남부 해안가 도시, 범죄단지가 몰려 있다는 시아누크빌로 향했는데요. 도착해 멀리서 거대한 범죄 단지를 봤을 때는 사실 예상했었던 저희 취재진도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됐습니다. 층수를 세어보니까 11층, 12증 정도 되는 아파트 10개동이 부지 안에서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그리고 온라인 범죄 사무실이 무수하게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범죄단지 경비원들이 이곳을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어서 저희는 차를 타고서 서서히 접근하면서 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물 주위로는 벽이 빙 둘러쳐져 있어서 범죄단지 부지와 외부가 완전히 분리돼 있었습니다. 제 키를 훌쩍 넘겨서 3m도 넘게 높게 세워둔 벽도 모자라서 그 위에는 철사로 된 철조망, 그리고 유리를 깨트려서 벽 위에 설치해놓은 모습을 저희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금된 사람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또 당국의 단속에도 대비하려는 그런 범죄단지의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차나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출입구는 두 곳 뿐이었습니다. 경비원들은 일일이 짐 검사를 하면서 신원도 확인하는 모습을 저희 취재진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범죄단체는 들어봤는데 범죄단지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취재진이 안에 들어갈 순 없었을 텐데, 내부의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와 인터뷰를 했죠?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취재진이 국내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범죄단체 피해자가 아니라 조직 쪽을 인터뷰를 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 등으로 벌어들이는 범죄수익금은 '세탁책'에게 넘어가 최종적으론 암호 화폐, 코인으로 세탁되는 과정이 일반적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30대 한국인 남성 A 씨, 저희가 만난 사람인데 단지에서 나온 돈을 세탁책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앞서 얘기한 시아누크빌 대규모 범죄단지, 앞서 방문했었던 곳이라고 설명드렸었는데요. 이곳에 있는 중국인 사장들과도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아서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저희와 인터뷰를 하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어렵게 설득할 수 있었는데요. 저희가 일단 지금 나가고 있는 화면은 경찰서에서 했었지만 호텔방에서도 저희가 인터뷰를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일단 저희와 인터뷰를 하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어렵게 설득 과정을 거쳐서 저희가 인터뷰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일단 저희가 못 들어가는 내부는 식당은 물론, 헬스장까지 있는 거대한 복합생활단지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전체 조직원의 20% 정도가 한국인일 것이라고 이 A씨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다양한 국적의 조직원이 각자 자기 나라 말로 사기를 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한국인이 거기서 20%를 차지한다는 이야기는 범죄단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비중도 20% 정도라고 볼 수가 있는 겁니다. A 씨는 중국인 사장이 한국인 12명을 거느리고 있는 범죄 사무실에 방문했던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중 3명 중 2명꼴인 8명 정도가 다리를 절고 있다며 폭행을 당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을 했었는데요. 전기고문은 물론 각종 폭행이라든지 몽둥이 찜질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횡행했다고 하는데 시체소각장까지 안에 있다는 그런 중격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심지어 외진 국경 도시나 산골에 있는 곳에서는 암매장까지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범죄자금 세탁 조직 : 잘못 맞으면 죽을 수도 있잖아요. 죽으면 이제 바로 화장 처리하고. 국경 쪽으로 가면 아예 못 나와요. 죽으면 근처에 묻거나 버리거나.]
[앵커]
조직원과 인터뷰가 무엇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왔는데 보통 한국인들은 어떻게 범죄단지로 들어오게 된다고 하나요?
[기자]
앞서 저희가 보여드린 대로 이렇게 호텔방 쪽에서 인터뷰를 했었던 건데요. 일단 지난 8월 보코산 단지에서 고문 끝에 숨진 20대 한국인 대학생 이야기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일단 이 박 모 씨의 사례처럼 범죄 조직에게 대포 통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아까 보여드렸던 이외에도 조선족인 대포통장 모집책과도 현지에서 만나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범죄조직에선 범죄수익금을 대포 통장에 넣고 세탁 작업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돈을 넣었다 뺐다 하는데 갑자기 가족이나 지인이 그 통장에서 돈을 빼갈 수도 있잖아요, 본인도 그럴 수도 있고. 그래서 대포통장 제공자가 이런 돈을 다시 갚아야 되기 때문에 범죄단지 사무실에 끌려가서 일을 하게 되는 거라고 합니다. 대포통장 모집책 인터뷰 내용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대포통장 모집 과정에서 끌려가는 경우도 있고 범죄단지 조직원들은 현지에서 빚을 지게 된 사람들도 단지에 끌고 가서 일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죄조직은 캄보디아에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며, 항공료나 숙박비 등을 지원해주면서 사람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비용을 빚으로 만들어 일을 시킨다거나, 아니면 인근에 있는 중국 카지노에 데려가서 노름빚을 만들게 한 다음에 이곳에서 빚이 생기면 이 빚을 갚으라고 하면서 범죄단지로 끌려가서 일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이스피싱 등을 시킨다고 하는데요. 제대로 못 해 빚을 못 갚으면 폭행이나 이런 것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리고 아예 가망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면 다른 범죄단지로 돈을 받고 팔아서 치워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앵커]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취재를 하면서 새벽에 도주를 하는 듯한, 그러니까 범죄가 의심되는 사람들이 도주하는 듯한 모습도 직접 봤다고요?
[기자]
저희 취재진이 항상 밤 늦게까지 취재를 이어왔다가 숙소에서 조금 쉬고 있었는데요. 저희 현지에 있는 소식통으로부터 범죄 단지에서 대규모 이주행렬이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숙소에서 20여 분가량 열심히 차를 타고 가서 현지에 있는 차이나타운에 도착했는데요. 범죄단지 주요 출입구에서 승합차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비원들이 일일이 신원을 확인하고 범죄단지 앞은 차량이 뒤엉키고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었습니다. 걸어서 범죄단지를 나오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는데, 주변에 버스가 대기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줄지어서 타는 모습까지 저희가 현장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날 새벽 단속은 실제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저희 현지 소식통은 당국이 조만간 단지를 급습할 거란 정보를 단지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들었던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죄조직원들이 내부에 있는 범행장비, 보이스피싱 등에 썼을 장비들이 있었지 않을까요? 그런 것을 빼내기 위해서 움직였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까 저희가 취재진이 현지에서 만났었던 범죄단체 조직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단지 내에 있는 중국인 사장들이 현지 경찰들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항상 단속 정보를 미리 알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미리 도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현지 당국이 범죄조직과 뭔가 커넥션이 있다, 소통을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건데 그러면 범죄단지 조직원들은 어느 쪽으로 도주를 하게 되는 걸까요?
[기자]
저희가 차량을 타고 직접 쫓아가보지는 못했는데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단속이 어려운 곳으로 간다고 합니다. 범죄자금 세탁 조직에서 일하는 A 씨, 아까 보여드렸었는데요. 대규모 범죄단지가 카지노 등 건물 내부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저희가 갔었던 시아누크빌, 중국 자본이 많이 유입돼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는 시아누크빌에는 중국식 이름을 가진 카지노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저희 숙소 주변에도 여러 군데 있었고 길을 걷기만 해도 이런 건물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현지 한인들은 이런 카지노 건물들에 공실인 일부 층은 온라인 스캠 범죄 조직들이 임대해 사무실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곳의 경우 앞서 보여드린 대규모 단지처럼 이렇게 걷으로 드러나지도 않고 카지노 안으로는 현지 경찰도 들어오기 힘들어서 단속이 더 어렵다는 건데요. 일단은 이런 식으로 단속을 들어올 때 밑에서 한 차례 막고 위에서도 한 차례 막을 수 있어서 그러한 이점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인적이 드문 외곽 지역에서 범죄단지가 운영되는 경우도 목격했다고요?
[기자]
네, 저희가 방문했던 시아누크빌은 수도에서 차로 2시간 거리 떨어진 곳인데요. 그 시아누크빌에서도 1시간 정도 더 차로 가야 나오는 외진 범죄단지에 한번 저희가 방문을 해 봤습니다. '리음'이라는 지역인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5달 전에 경찰 당국이 단속을 벌이면서 단지가 한때 비어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찾아가 본 범죄단지는 입구 철문은 굳게 닫힌 가운데 주변에 CCTV 설치되어 있는 모습 그대로였는데요. 굳게 닫힌 철문들의 호실 안의 베란다 쪽을 보면 여러 가지 세간들이 빨래라든지 이런 것들이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쳐진 범죄단지 부지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드론을 띄워서 항공 촬영을 해보니 차량이 안에서 움직이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범죄조직원들이 돌아온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된 건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리움이라는 지역, 차량이 없으면 들어가거나 빠져나오기 힘든 오지입니다. 현지 경찰과 당국의 손길이 잘 미치지 않고, 감금된 조직원들도 도망치기도 힘든 만큼 다시 범죄조직원들이 외지에 모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구단지 쪽 그림도 보려고 하는데요. 이와 반대로 우리 취재진은 캄보디아에 도착한 첫날 수도 프놈펜에 있는 한 대규모범죄단지 도 한 곳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 3달 전부터 당국의 단속이 이어지면서 수도에 있는 프놈펜의 이 단지는 범죄조직원들이 부지를 버리고 모두 떠났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일단 수도에서는 이렇게 범죄단지가 비게 되는 추세라고 현지 한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외진 지역은 앞서 저희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범죄조직원들이 다시 독버섯처럼 잘라내도 계속 자라나는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앞으로 밝혀내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이번 이슈와 관련해서 앞으로 어떤 취재를 더 이어갈 계획인가요?
[기자]
일단 최근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붙잡혔었던 한국인 64명이 캄보디아에서 현지로 송환됐잖아요. 오늘 그중 경찰이 59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나고 있습니다. 관심은 일단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피의자인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입니다. 강제로 투자 사기 범죄에 가담했다는 주장에도 징역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던 만큼 경찰 수사 상황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또 아직도 캄보디아에 있는 범죄단지 수십여 곳에서는. 한국인들이 천여 명 이상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국이 캄보디아 당국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저 역시 현지에 있는 두 한인 코디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취재를 할 수가 있었는데요. 일단 캄보디아의 국경도시 포이펫에 붙잡혀 있는 한 30대 한국인 남성이 지금 있다는 이야기도 저희가 현장에서 들었습니다. 구조해달라는 가족들의 간절한 연락을 받고 현지에 있는 한인들이 위치를 파악해보고 포이펫 쪽으로 접촉을 해보고 있는 상태였는데요. 저는 일단 이렇게 국내로 들어왔지만 현지에는 YTN 취재팀이 남아 있는 만큼 구조되는 상황에 대해서 저희가 더 취재를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범죄단지를 취재한 정현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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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정현우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인 납치·감금 사태가 이어진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돼 범죄단지의 실상을 취재한 YTN 취재진이 오늘 아침 한국에 귀국했습니다. 범죄조직원들의 새벽 탈출 행렬을 현장에서 목격하고, 국내 언론 최초로 범죄단체조직원을 직접 현지에서 만나서 인터뷰도 하고 돌아왔는데요. 취재한 정현우 기자와 캄보디아와 범죄단지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어서 오세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희가 화면으로 보면서도 범죄단지의 모습이 굉장히 으스스하다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직접 봤을 때의 분위기 좀 전해 주시죠.
[기자]
일단 저희 취재진이 지난 15일 새벽에 그러니까 지금 나와 있는 저랑 영상취재팀 심관흠 그리고 진수환 기자 이렇게 셋이서 지난 15일 새벽 캄보디아에 도착했습니다. 그날 오전에 차로 2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남부 해안가 도시, 범죄단지가 몰려 있다는 시아누크빌로 향했는데요. 도착해 멀리서 거대한 범죄 단지를 봤을 때는 사실 예상했었던 저희 취재진도 커다란 충격을 받게 됐습니다. 층수를 세어보니까 11층, 12증 정도 되는 아파트 10개동이 부지 안에서 빽빽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그 안에 보이스피싱이나 로맨스 스캠 그리고 온라인 범죄 사무실이 무수하게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범죄단지 경비원들이 이곳을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어서 저희는 차를 타고서 서서히 접근하면서 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건물 주위로는 벽이 빙 둘러쳐져 있어서 범죄단지 부지와 외부가 완전히 분리돼 있었습니다. 제 키를 훌쩍 넘겨서 3m도 넘게 높게 세워둔 벽도 모자라서 그 위에는 철사로 된 철조망, 그리고 유리를 깨트려서 벽 위에 설치해놓은 모습을 저희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감금된 사람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하고 또 당국의 단속에도 대비하려는 그런 범죄단지의 의도가 엿보였습니다. 차나 사람이 오갈 수 있는 출입구는 두 곳 뿐이었습니다. 경비원들은 일일이 짐 검사를 하면서 신원도 확인하는 모습을 저희 취재진이 볼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범죄단체는 들어봤는데 범죄단지라는 말은 처음 들어봤습니다. 취재진이 안에 들어갈 순 없었을 텐데, 내부의 사정을 잘 아는 내부자와 인터뷰를 했죠?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취재진이 국내 언론으로서는 처음으로 범죄단체 피해자가 아니라 조직 쪽을 인터뷰를 했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범죄단지에서 보이스피싱 등으로 벌어들이는 범죄수익금은 '세탁책'에게 넘어가 최종적으론 암호 화폐, 코인으로 세탁되는 과정이 일반적이라고 하는데요. 여기서 30대 한국인 남성 A 씨, 저희가 만난 사람인데 단지에서 나온 돈을 세탁책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앞서 얘기한 시아누크빌 대규모 범죄단지, 앞서 방문했었던 곳이라고 설명드렸었는데요. 이곳에 있는 중국인 사장들과도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아서 내부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저희와 인터뷰를 하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어렵게 설득할 수 있었는데요. 저희가 일단 지금 나가고 있는 화면은 경찰서에서 했었지만 호텔방에서도 저희가 인터뷰를 했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일단 저희와 인터뷰를 하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지만 어렵게 설득 과정을 거쳐서 저희가 인터뷰를 할 수가 있었습니다. 일단 저희가 못 들어가는 내부는 식당은 물론, 헬스장까지 있는 거대한 복합생활단지 같은 곳이라고 합니다. 전체 조직원의 20% 정도가 한국인일 것이라고 이 A씨는 이야기를 했는데요. 다양한 국적의 조직원이 각자 자기 나라 말로 사기를 칠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한국인이 거기서 20%를 차지한다는 이야기는 범죄단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 비중도 20% 정도라고 볼 수가 있는 겁니다. A 씨는 중국인 사장이 한국인 12명을 거느리고 있는 범죄 사무실에 방문했던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중 3명 중 2명꼴인 8명 정도가 다리를 절고 있다며 폭행을 당해서 그런 것 같다고 설명을 했었는데요. 전기고문은 물론 각종 폭행이라든지 몽둥이 찜질이라든지 이런 것들도 횡행했다고 하는데 시체소각장까지 안에 있다는 그런 중격적인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심지어 외진 국경 도시나 산골에 있는 곳에서는 암매장까지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A 씨 / 캄보디아 범죄자금 세탁 조직 : 잘못 맞으면 죽을 수도 있잖아요. 죽으면 이제 바로 화장 처리하고. 국경 쪽으로 가면 아예 못 나와요. 죽으면 근처에 묻거나 버리거나.]
[앵커]
조직원과 인터뷰가 무엇보다 충격적으로 다가왔는데 보통 한국인들은 어떻게 범죄단지로 들어오게 된다고 하나요?
[기자]
앞서 저희가 보여드린 대로 이렇게 호텔방 쪽에서 인터뷰를 했었던 건데요. 일단 지난 8월 보코산 단지에서 고문 끝에 숨진 20대 한국인 대학생 이야기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일단 이 박 모 씨의 사례처럼 범죄 조직에게 대포 통장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아까 보여드렸던 이외에도 조선족인 대포통장 모집책과도 현지에서 만나서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범죄조직에선 범죄수익금을 대포 통장에 넣고 세탁 작업을 거치면서 여러 차례 돈을 넣었다 뺐다 하는데 갑자기 가족이나 지인이 그 통장에서 돈을 빼갈 수도 있잖아요, 본인도 그럴 수도 있고. 그래서 대포통장 제공자가 이런 돈을 다시 갚아야 되기 때문에 범죄단지 사무실에 끌려가서 일을 하게 되는 거라고 합니다. 대포통장 모집책 인터뷰 내용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대포통장 모집 과정에서 끌려가는 경우도 있고 범죄단지 조직원들은 현지에서 빚을 지게 된 사람들도 단지에 끌고 가서 일을 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범죄조직은 캄보디아에 고수익 일자리가 있다며, 항공료나 숙박비 등을 지원해주면서 사람들을 데려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비용을 빚으로 만들어 일을 시킨다거나, 아니면 인근에 있는 중국 카지노에 데려가서 노름빚을 만들게 한 다음에 이곳에서 빚이 생기면 이 빚을 갚으라고 하면서 범죄단지로 끌려가서 일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이스피싱 등을 시킨다고 하는데요. 제대로 못 해 빚을 못 갚으면 폭행이나 이런 것들이 있었을 것이고 그리고 아예 가망이 없다고 생각이 든다면 다른 범죄단지로 돈을 받고 팔아서 치워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앵커]
상당히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이 있는데 취재를 하면서 새벽에 도주를 하는 듯한, 그러니까 범죄가 의심되는 사람들이 도주하는 듯한 모습도 직접 봤다고요?
[기자]
저희 취재진이 항상 밤 늦게까지 취재를 이어왔다가 숙소에서 조금 쉬고 있었는데요. 저희 현지에 있는 소식통으로부터 범죄 단지에서 대규모 이주행렬이 나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숙소에서 20여 분가량 열심히 차를 타고 가서 현지에 있는 차이나타운에 도착했는데요. 범죄단지 주요 출입구에서 승합차들이 줄줄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경비원들이 일일이 신원을 확인하고 범죄단지 앞은 차량이 뒤엉키고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었습니다. 걸어서 범죄단지를 나오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는데, 주변에 버스가 대기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줄지어서 타는 모습까지 저희가 현장에서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날 새벽 단속은 실제로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저희 현지 소식통은 당국이 조만간 단지를 급습할 거란 정보를 단지 내부에 있던 사람들이 들었던 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죄조직원들이 내부에 있는 범행장비, 보이스피싱 등에 썼을 장비들이 있었지 않을까요? 그런 것을 빼내기 위해서 움직였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까 저희가 취재진이 현지에서 만났었던 범죄단체 조직원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단지 내에 있는 중국인 사장들이 현지 경찰들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항상 단속 정보를 미리 알게 되기 때문에 이렇게 미리 도피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현지 당국이 범죄조직과 뭔가 커넥션이 있다, 소통을 하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은 건데 그러면 범죄단지 조직원들은 어느 쪽으로 도주를 하게 되는 걸까요?
[기자]
저희가 차량을 타고 직접 쫓아가보지는 못했는데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단속이 어려운 곳으로 간다고 합니다. 범죄자금 세탁 조직에서 일하는 A 씨, 아까 보여드렸었는데요. 대규모 범죄단지가 카지노 등 건물 내부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저희가 갔었던 시아누크빌, 중국 자본이 많이 유입돼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는 시아누크빌에는 중국식 이름을 가진 카지노가 곳곳에 설치돼 있었습니다. 저희 숙소 주변에도 여러 군데 있었고 길을 걷기만 해도 이런 건물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현지 한인들은 이런 카지노 건물들에 공실인 일부 층은 온라인 스캠 범죄 조직들이 임대해 사무실을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런 곳의 경우 앞서 보여드린 대규모 단지처럼 이렇게 걷으로 드러나지도 않고 카지노 안으로는 현지 경찰도 들어오기 힘들어서 단속이 더 어렵다는 건데요. 일단은 이런 식으로 단속을 들어올 때 밑에서 한 차례 막고 위에서도 한 차례 막을 수 있어서 그러한 이점도 있다고 합니다.
[앵커]
인적이 드문 외곽 지역에서 범죄단지가 운영되는 경우도 목격했다고요?
[기자]
네, 저희가 방문했던 시아누크빌은 수도에서 차로 2시간 거리 떨어진 곳인데요. 그 시아누크빌에서도 1시간 정도 더 차로 가야 나오는 외진 범죄단지에 한번 저희가 방문을 해 봤습니다. '리음'이라는 지역인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5달 전에 경찰 당국이 단속을 벌이면서 단지가 한때 비어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찾아가 본 범죄단지는 입구 철문은 굳게 닫힌 가운데 주변에 CCTV 설치되어 있는 모습 그대로였는데요. 굳게 닫힌 철문들의 호실 안의 베란다 쪽을 보면 여러 가지 세간들이 빨래라든지 이런 것들이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쳐진 범죄단지 부지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드론을 띄워서 항공 촬영을 해보니 차량이 안에서 움직이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범죄조직원들이 돌아온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된 건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리움이라는 지역, 차량이 없으면 들어가거나 빠져나오기 힘든 오지입니다. 현지 경찰과 당국의 손길이 잘 미치지 않고, 감금된 조직원들도 도망치기도 힘든 만큼 다시 범죄조직원들이 외지에 모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원구단지 쪽 그림도 보려고 하는데요. 이와 반대로 우리 취재진은 캄보디아에 도착한 첫날 수도 프놈펜에 있는 한 대규모범죄단지 도 한 곳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인근 주민, 3달 전부터 당국의 단속이 이어지면서 수도에 있는 프놈펜의 이 단지는 범죄조직원들이 부지를 버리고 모두 떠났다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일단 수도에서는 이렇게 범죄단지가 비게 되는 추세라고 현지 한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외진 지역은 앞서 저희가 말씀드렸던 것처럼 범죄조직원들이 다시 독버섯처럼 잘라내도 계속 자라나는 모습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앞으로 밝혀내야 할 일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은데 이번 이슈와 관련해서 앞으로 어떤 취재를 더 이어갈 계획인가요?
[기자]
일단 최근 캄보디아 당국의 범죄단지 단속으로 붙잡혔었던 한국인 64명이 캄보디아에서 현지로 송환됐잖아요. 오늘 그중 경찰이 59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나고 있습니다. 관심은 일단 범죄단지 감금 피해자면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피의자인 이들에 대한 처벌 수위입니다. 강제로 투자 사기 범죄에 가담했다는 주장에도 징역형이 선고된 사례가 있던 만큼 경찰 수사 상황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또 아직도 캄보디아에 있는 범죄단지 수십여 곳에서는. 한국인들이 천여 명 이상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국이 캄보디아 당국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저 역시 현지에 있는 두 한인 코디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으면서 취재를 할 수가 있었는데요. 일단 캄보디아의 국경도시 포이펫에 붙잡혀 있는 한 30대 한국인 남성이 지금 있다는 이야기도 저희가 현장에서 들었습니다. 구조해달라는 가족들의 간절한 연락을 받고 현지에 있는 한인들이 위치를 파악해보고 포이펫 쪽으로 접촉을 해보고 있는 상태였는데요. 저는 일단 이렇게 국내로 들어왔지만 현지에는 YTN 취재팀이 남아 있는 만큼 구조되는 상황에 대해서 저희가 더 취재를 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범죄단지를 취재한 정현우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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